부산광역시가 국내 관광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이 되어줄 획기적인 교통 행정을 선보인다. 부산시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시내버스 내부에 대형 캐리어를 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시범 사업을 다음 달부터 향후 3개월간 전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시내버스 이용 시 수하물 크기 제한에 따른 불편함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현행 시내버스 운송 약관에 따르면 승객은 기내 반입 규격인 20인치 이하의 소형 캐리어만 소지하고 탑승할 수 있었으며, 이를 초과하는 대형 수하물은 안전 사고 예방과 승객 간 통행 방해 등을 이유로 사실상 반입이 금지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허브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의 위상에 걸맞게 외국인 자유 여행객(FIT)이 급증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대형 캐리어를 소지한 채 공항이나 철도역에서 숙소로 이동하려는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으나, 버스 이용이 제한되면서 관광객들은 비싼 택시를 이용하거나 무거운 짐을 끌고 먼 거리를 보행해야 하는 고충을 겪어왔다.
이에 부산시는 대형 수하물 반입에 따른 안전성과 시민 불편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1일 오후 영도구 소재 버스 차고지에서 실제 상황을 가정한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대형 캐리어를 든 승객이 버스에 탑승해 내부 공간에 짐을 고정하는 과정과 다른 승객들의 이동 동선 간섭 정도를 정밀하게 점검했다.
이번 시범 사업의 대상이 된 노선은 85번 버스다. 85번 노선은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인 영도를 시작으로 부산역, 서면, 전포동 등 핵심 거점을 두루 경유하는 알짜배기 노선이다. 특히 영도구는 지형적 특성상 도시철도가 운행되지 않아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만큼, 이번 사업을 통해 관광객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부산역에 내려 영도나 서면의 숙소로 이동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수하물 문제였다"며 "이번 시범 사업은 관광객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상생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 사업 기간 동안 85번 버스 내부에는 캐리어를 안전하게 거치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거나, 승객 안전을 위한 보조 장치가 운용될 예정이다. 시는 3개월간의 운영 데이터를 분석하여 승객 만족도와 안전 사고 발생 여부, 일반 시민들의 불편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해당 사업의 정식 도입 및 타 노선 확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현장에서 시연을 지켜본 한 시민은 "관광객들이 큰 짐을 들고 버스 앞에서 거절당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는데, 이번 사업이 잘 정착되어 부산이 진정한 관광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부산시는 이번 시범 사업과 연계하여 버스 기사들을 대상으로 수하물 반입 관련 안전 수칙 교육을 강화하고, 외국어 안내 문구를 확충하는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정비도 병행할 계획이다. '대형 캐리어 금지'라는 해묵은 규제를 허문 부산의 도전이 전국 시내버스 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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