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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4 16:4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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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가격 그대로 양 줄이기 이젠 안 통한다"…치킨 중량 의무표시, 15일부터 시행

정부,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 발표…10대 치킨 브랜드 1만2560개 가맹점 대상 조리 전 중량 표기 의무화 내년 6월까지 계도기간 운영 후 본격 제재…가공식품 고지 위반시 품목제조중지 명령으로 처벌 강화

2일 서울 시내 한 치킨 전문점의 모습. 정부는 이날 치킨 전문점이 메뉴판에 가격과 함께 닭고기의 조리 전 총중량을 반드시 명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가격은 유지하면서 중량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시내 한 치킨 전문점의 모습. 정부는 이날 치킨 전문점이 메뉴판에 가격과 함께 닭고기의 조리 전 총중량을 반드시 명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가격은 유지하면서 중량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사진=연합뉴스

치킨 전문점에서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만 몰래 줄이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 정부가 외식업계를 대상으로 최초로 중량 표시 의무를 도입하면서 소비자 기만 행위 근절에 나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을 합동으로 발표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식품 분야의 용량 꼼수를 뿌리 뽑겠다"며 "물가 관리가 민생 안정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각오로 먹거리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용량꼼수는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의 중량이나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로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도 불린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실질적인 물가 인상을 초래해 민생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가계 지출에서 식료품과 외식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9.2%에 달했다. 더구나 2020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식료품 가격 상승률은 22.9%로 전체 물가 상승률 16.7%보다 7.2%포인트나 높았다. 먹거리 물가 자체가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외식비에 대한 소비자 체감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은밀한 용량 축소까지 확산되면서 정부가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그간 가공식품과 일상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중량이 5% 이상 줄어들었음에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행위를 규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교촌치킨 등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순살치킨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가 논란이 된 사례를 계기로 외식업계로 규제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

이번 대응방안의 핵심은 외식분야에 중량표시제를 도입한다는 점이다. 이달 15일부터 BHC, BBQ, 교촌치킨, 처갓집양념치킨, 굽네치킨, 페리카나, 네네치킨, 멕시카나치킨, 지코바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등 10대 치킨 가맹본부 소속 약 1만2560개 가맹점은 메뉴판에 치킨의 조리 전 총중량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는 전국 치킨 전문점 약 5만 개의 4분의 1 수준이다.

중량은 원칙적으로 그램 단위로 표시해야 하지만, 한 마리 단위로 조리하는 경우에는 '10호(951∼1050g)'처럼 호 단위로도 표기할 수 있다. 인터넷 포장 주문과 배달 애플리케이션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정부는 중량을 명시적으로 표시할 경우 중량 감축의 억제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영업자의 부담을 고려해 내년 6월 30일까지는 계도기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에는 위반 사례가 적발되더라도 올바른 표시방법을 안내하는 선에서 그치지만, 계도기간 종료 후에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반복 위반 시 영업정지 등 강력한 처분이 가능하다. 정부는 연내 주요 치킨 업체들과 자율규제를 위한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부는 업계 자율규제도 강화한다. 치킨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가격 변동 없이 중량을 줄여 사실상 값을 올리는 경우 "콤보 순살치킨 중량이 650g→550g으로 조정돼 g당 가격이 일부 인상됐습니다"와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안내하도록 독려한다. 다만 이는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다.

소비자의 힘을 활용한 시장 감시 기능도 강화된다. 내년부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매 분기마다 5대 치킨 브랜드(BHC, BBQ, 교촌치킨, 처갓집양념치킨, 굽네치킨)를 표본 구매해 중량과 가격 등을 비교한 정보를 공개한다. 연내에는 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에 '용량 꼼수 제보센터'를 설치해 소비자로부터 직접 제보를 받는다. 제보된 사례는 자체 검증을 거쳐 대외 공개하거나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관계부처에 통보해 엄중 대응한다.

가공식품에 대한 규율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현재 한국소비자원이 19개 제조사와 8개 유통사로부터 가공식품 중량 정보를 제공받아 5% 초과 중량 감소 여부와 소비자 고지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중량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확대해 감시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 계획이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중량을 5% 넘게 감량하면서 소비자에게 3개월 이상 고지하지 않을 경우, 기존의 시정명령 외에 내년부터 '품목제조중지명령'까지 부과한다. 이는 문제가 된 제품을 일정 기간 생산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제재 조치다.

정부는 이달부터 관계부처와 주요 외식업 사업자, 가공식품 제조업자들이 참여하는 '식품분야 민·관 협의체'를 구성한다. 용량꼼수 근절과 식품분야 물가 안정 방안을 논의하고 외식분야 자율규제 이행 상황도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치킨 중량표시제 도입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15일부터 10대 치킨 브랜드의 조리 전 중량 표시를 의무화하고 소비자단체와 협력해 가격과 중량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며 "자영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도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선재료를 즉석에서 조리하는 외식업의 특성상 정확한 중량 표시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점,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대규모 가맹본부들이 소속 가맹점의 의무 준수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 10대 브랜드를 대상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정착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설탕과 커피원두 등 식품원료 10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내년 12월까지, 계란가공품과 과일칵테일 등 12종에 대해서는 내년 6월까지 연장한다. 특히 설탕은 할당관세 물량을 올해 10만 톤에서 내년 12만 톤으로 20% 확대한다. 배추와 무, 감귤 등 주요 농산물 정부가용물량도 내년 1월까지 약 2만 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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