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를 위조해 만든 이른바 '짝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산 상품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그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짝퉁은 원래 의류, 신발, 시계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짝퉁 업자들의 위조품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최근엔 IT기기 등으로 확산, K브랜드의 짝퉁 피해가 심각한 양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산 불법 위조품 유통규모가 2021년 기준으로 무려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 최근 몇 년간 더욱 거세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짝퉁 규모는 3년전에 비해 훨씬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짝퉁 규모 총수출의 1.5%..."매출 손실만 61억달러"
4일 특허청이 OECD가 최근 발간한 '불법무역과 한국경제 보고서'(Illicit trade and the Korean economy)’를 분석한 결과 2021년 한국산 짝퉁 유통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약 97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당시 환율 기준으로 11조960억원으로 그 해 전체 수출액의 1.5%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위조상품 유통에 따른 한국 기업의 경제적 피해를 분석하기 위해 특허청이 OECD에 의뢰한 연구 결과다. OECD가 한국기업 위조상품 유통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첫 사례다.
K브랜드 짝퉁을 품목별로 보면 IT제품 51%로 절반이 넘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노트북, LG전자 TV, 관련 부속품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이다.
다음으로는 섬유·의류(20%), 화장품(15%), 잡화(6%), 장난감·게임류(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류와 화장품은 한류 열풍과 직결되는 K뷰티와 K패션 제품들이어서 최근엔 그 비중이 크게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K브랜드 짝퉁의 유래 지역은 홍콩(69%)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중국(17%)이 뒤를 이었다. 홍콩 포함 범 중국의 비중이 86%에 달한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짝퉁의 본산으로 알려진 심천 등 중국 남부와 홍콩은 사실상 같은 경제권이어서 한 묶음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영국, 대만 순이었다.
한국제품을 모방한 짝퉁이 범람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K브랜드가 위조품을 만들어 팔만큼 인기가 높고 가치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로인한 경제적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OECD 보고서는 짝퉁 유통에 따라 기업의 글로벌 매출 감소, 일자리 감소, 세수 손실 등 부정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매출 손실이 무려 61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짝퉁의 비중이 가장 큰 가전 전자 통신장비가 36억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자동차가 18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섬유·의류와 화장품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짝퉁 피해로 인한 일 자리 상실분을 1만3855개로 추정했다. 이는 당시 전체 제조업 일자리의 0.7%에 해당하는 규모다.
◆K브랜드 이미지 훼손 우려...강력한 대책 수반돼야
한국 정부도 세수 측면에서 약 15억7천만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짝퉁이 유통되면 소비자들이 정품 구매를 줄이면서 결국 기업 매출 및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세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계량화하기 어려운 이미지 훼손이다. OECD 보고서는 짝퉁 피해에 대한 정성적 분석 결과를 내놓지 않았지만, 정품에 비해 질이 떨어지고 AS가 어려운 짝퉁의 속성상 K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K브랜드의 글로벌 입지가 강화되고 있어 앞으로 이같은 짝퉁이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CT(정보통신기술)을 필두로 뷰티, 푸드, 패션, 콘텐츠 등 한류 열풍이 최근 전방위로 확산하는 추세다.
짝퉁 업자들의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도 심각성을 더해준다. 중국서 무역업을 하는 A씨는 "짝퉁업자들이 고도의 숙력된 기술자들을 채용해 갈수록 대형화, 기업화, 고도화하는 추세"라며 "심지어 관련 부품이나 소재를 정품과 같은 것을 사용해 질적 수준까지 크게 높아지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K브랜드의 짝통을 근절하기 위해 범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 조치와 적극적인 외교적인 노력이 수반돼야할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짝퉁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좀 더 치밀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앞서 작년 3월 온라인 위조상품 차단 국가 전 세계로 확대, 해외 위조상품 빈발 업종 집중 지원, 민관공동대응 체계 구축 등의 지원책을 포함한 ‘K브랜드 위조상품 대응 강화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이와 관련 “우리 기업 위조상품 유통은 개별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훼손뿐 아니라 매출, 일자리, 세수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다”며 “OECD보고서를 바탕으로 한국기업의 해외지재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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