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럽 기후정책의 나침반 'EU ETS'… 산업 경쟁력과 탄소중립 사이 '균형점' 찾는다
[데일리뉴스=경제부] 유럽연합(EU)이 오는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향해 속도를 내는 가운데, EU 기후정책의 핵심 기둥인 '유럽 배출권거래제(EU ETS, Emissions Trading System)'가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유지는 하되,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자국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 보완이 추진되면서 전 세계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 EU 기후정책의 핵심 '핏 포 55(Fit for 55)'와 ETS
EU 기후정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2050년 탄소중립이다. 이를 위한 중간 이정표로 EU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겠다는 고강도 기후 입법 패키지 '핏 포 55(Fit for 55)'를 추진 중이다.
이 거대한 전환을 이끄는 핵심 수단이 바로 시장 중심의 감축 정책인 EU ETS다. ETS는 정부가 전체 배출 가능한 온실가스 총량(Cap)을 제한하고, 기업들이 허용 범위 내에서 배출권을 사고파는(Trade) '총량제한 및 거래' 방식으로 운영된다.
남는 배출권은 시장에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배출량이 과도하면 그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기업들이 스스로 친환경 기술 혁신과 에너지 효율 향상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장점이 있다.
■ 적용 분야의 전방위적 확대… 해운 이어 건물·운송까지
현재 EU ETS는 발전소를 비롯해 철강, 시멘트, 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과 항공 부문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운(2024년 단계적 적용 시작) 영역까지 발을 넓혔으며, 향후 건물과 도로운송 연료를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ETS2'도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사실상 유럽 내 경제 활동 전반이 탄소 가격제의 영향권에 들어오는 셈이다.
■ 산업 경쟁력 고려한 정책 개편 논의… 2026년 '친기업법' 통과로 새 국면
주목할 점은 최근 감지되는 정책 방향의 변화다. EU는 2040년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ETS 개편안을 제안했는데, 여기에는 전통적인 탄소 감축 압박 외에 '유럽 산업 보호'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짙게 묻어난다.
특히 2026년 EU 내에서 기업들의 환경 규제 부담을 완화하고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친기업적 법안(친기업법)'이 통과되면서, ETS 제도 역시 탄력적인 운용을 요구받게 되었다.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와 공급망 불안정에 대응해, 유럽 기업들의 이탈(탈유럽화)을 막고 산업 기반을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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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할당 연장: 유럽 내 제조 기업들이 급격한 탄소 비용 부담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일부 산업의 배출권 무상할당 기간을 일정 기간 유연하게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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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재투자 강화: ETS 운영을 통해 정부가 거둬들인 수입의 상당 부분을 기업들의 친환경 기술 개발과 녹색 투자에 다시 환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이견도 만만치 않다. 환경단체들은 "2026년 통과된 친기업법 기조와 맞물려 산업계의 편의를 과도하게 봐주다 보면 탄소 감축 속도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당 개편안은 향후 EU 회원국들과 유럽의회의 최종 협의 및 승인 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요약] 한눈에 보는 EU ETS 제도
정책 목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및 2030년 온실가스 55% 이상 감축
운영 방식: 배출총량 설정(Cap) + 시장 내 배출권 거래(Trade)
적용 분야: 발전, 철강·화학 등 산업, 항공, 해운(확대 중)
기대 효과: 비용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 탄소 가격 형성을 통한 친환경 투자 및 기술혁신 촉진
전문가들은 "2026년 친기업법 통과를 기점으로 유럽의 기후정책은 환경적 당위성만 내세우던 과거에서 벗어나 산업 생존을 함께 도모하는 실리주의로 선회하고 있다"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과 맞물려 한국의 대유럽 수출 기업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변화하는 유연성 규제에 맞춰 가치 사슬 전반의 대응력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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