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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기후 위기는 인간적 잣대로 찾아오지 않는다 -1-

전 세계 전문가, “이대로 가다간 돌이킬 수 없는 재앙 수준 위기 닥칠 것” 경고

▲ 2021년 올해,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경고하고 예견해 왔던 일들이 마침내 차례로 터지기 시작했다. 북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혹서와 혹한, 산불과 가뭄, 폭우와 홍수, 녹조 현상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금껏 각국이 구비하고 있던 인프라와 재난 대응 시스템은 이러한 기후 이변에 완전히 무력함을 드러내 보였다.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예외가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각지에서 수많은 사상자와 재해민이 속출했다/사진 세계은행 제공
▲ 2021년 올해,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경고하고 예견해 왔던 일들이 마침내 차례로 터지기 시작했다. 북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혹서와 혹한, 산불과 가뭄, 폭우와 홍수, 녹조 현상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금껏 각국이 구비하고 있던 인프라와 재난 대응 시스템은 이러한 기후 이변에 완전히 무력함을 드러내 보였다.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예외가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각지에서 수많은 사상자와 재해민이 속출했다/사진 세계은행 제공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인류 역사상 그 무엇보다도 극심한 자연재해를 일으킬 것이라고 거듭 경고해왔다. 계속해서 증가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온도를 상승시킴으로써 이전보다 훨씬 뜨거운 폭염과 극심한 가뭄, 더 위력적인 폭풍 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누누이 말해왔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정책 결정자들은 과학자들이 말하는 사건을 마치 먼 미래의 일인 양 취급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투했던 사람들조차 그 대응 방식으로 지나치게 '기후 완화'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등의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노력에만 집중했을 뿐, 현재 진행 중인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산업을 전면 재편하고 재구조화하는 등의 '기후 적응'은 부차적인 문제로 여긴 것이다.

그리고 2021년 올해,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경고하고 예견해 왔던 일들이 마침내 차례로 터지기 시작했다. 북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혹서와 혹한, 산불과 가뭄, 폭우와 홍수, 녹조 현상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금껏 각국이 구비하고 있던 인프라와 재난 대응 시스템은 이러한 기후 이변에 완전히 무력함을 드러내 보였다.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예외가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각지에서 수많은 사상자와 재해민이 속출했다.

선진국의 이미 갖춰진 인프라와 시스템조차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었을 뿐, '재난 상황'을 대비한 것이 아니었다. 혹한으로 전력이 끊기고, 폭우로 배수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으며, 폭염으로 아스팔트 도로가 휘어졌다. 또 산불로 마을 몇 개가 통째로 전소됐고, 유구한 시간 유지돼온 그린란드의 빙하는 역대 최고 속도, 최대 규모로 융해되는 중이다. 어디 그뿐일까. 가뭄으로 수많은 이들이 식량 위기 사태에 직면해 있으며, 많은 아동이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앞서 8월, "지난 7월 캘리포니아에서부터 터키, 시베리아, 캐나다 등에 걸쳐 발생한 전 세계적 산불의 영향 등으로 2021년 7월은 역대 최고로 뜨거웠던 달"이라고 전한 바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위치한 한반도 역시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고온 지역이 급증하고, 무더위가 도래하는 시점도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 18,000여 명에 불과했던 국내 온열질환자 수도 2018년에는 44,000여 명으로 약 2.5배 급증했다. 해당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관찰되는 현상만이 아니다.

유럽과 북미 대륙 사이에 있는 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에서는 지난 7월 27일(현지 시각) 단 하루 동안 녹은 얼음의 양만 85억 톤에 달했다. 이는 플로리다주 전체를 2인치(약 5cm) 정도 물로 덮을 만한 양이었다. 그린란드는 지난 2019년 한 해에만 약 5,320억 톤의 얼음을 바다에 흘려보냈으며, 이러한 해빙 현상의 가속화는 곧 전 세계 해안 도시들이 해일 범람에 취약해졌다는 사실과 직결된다. 실제로 따뜻해진 기후와 7월의 폭염으로 지구 해수면은 1.5mm 영구히 상승했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의 해빙 현상으로 21세기 말까지 지구 해수면이 2~10cm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린란드의 해빙 현상에 국한해 예상한 결과일 뿐이다. 2021년 8월에 발표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 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서는 전(全) 지구적으로 극한 고온과 고수온 등 온도 상승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으며,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해수면이 최대 1.01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14년에 발표한 IPCC의 제5차 평가 보고서에서 전망한 최대 0.82m 상승폭보다 비약적으로 높아진 수치이다.

우리나라 국립해양조사원의 최근 연구 결과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뒷받침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올해 1월, 국내 최초로 고해상도 지역 해양기후 수치예측모델을 적용해 IPCC가 제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상승 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가 기존보다 2배 이상 빨라져 2100년에는 최대 73cm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근 30년간(1990~2019년) 약 10cm 상승했던 것을 고려해 단순 산술계산한 수치보다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아프리카 동부 마다가스카르 남부에서는 주민들이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식량 위기에 빠졌다. 원인은 전쟁이나 갈등이 아니었다. 바로 기후 변화로 초래된 극심한 가뭄 때문이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 지역 주민들이 지구 온실가스 배출에 거의 아무런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가 초래한 기후 위기로 인해 가장 값비싼 값을 치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해당 지역에서는 114만 명을 웃도는 사람들이 식량 불안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14,000여 명은 이미 최고 재난 상황인 IPC 5단계(기근과 인도주의적 재해 단계)에 처해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WFP는 IPC 5단계에 처한 이들의 수가 오는 10월까지 2배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 세계적 기후 위기에 대해 세계 3대 환경보호단체 중 하나인 '지구의 벗'은 "우리가 평상시처럼 계속 사업을 해나간다면, 극한 기온과 치명적인 날씨는 갈수록 악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여전히 기후 위기를 부채질하는 기업들에 매년 수십억 달러씩 세금을 쏟아붓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세계적인 에너지 자문업체 DNV(Det Norske Veritas) 역시 코로나19의 영향력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취한 일련의 경제 회복 조치들이, 오히려 기존 시스템을 더욱 견고히 만듦으로써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할 좋은 기회를 놓치게 했다고 지난 8월 31일(현지 시각) 전한 바 있다. 레미 에릭센 DNV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 전환이란 측면에서 볼 때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잃어버린 기회가 됐다."라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경기 회복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은 현존하는 산업을 전환하기보다는 오히려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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