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북의 평화 프로세스는 완전히 멈춘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2차 북미고위급회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이 계속해서 거론되고는 있지만, 딱히 무엇하나 진전되는 모양새가 아니다. 말 그대로 ‘설왕설래’의 형국에 불과하다. 지금의 판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추진력이 소진된 상태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그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살아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 것이 지금의 애매한 상태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긴 침묵을 깨뜨리는 과감하고도 선도적인 계기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중요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비핵화 돌파구
“양측의 (비핵화) 방안은 서로 다 알고 있다. 지금은 어떤 방안을 설득해서 돌파구를 찾는 상황은 아니다.”
최근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서 한 말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지금은 딱히 특정한 방법이 없다’는 뉘앙스이다. 이미 방법은 다 알고 있지만, 그것이 진전이 되고 있지 않으니, 우선 상황을 보고 그 변화에 맞춰서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침묵의 판’을 깰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금으로서는 북한과 미국이 워낙 ‘강대 강’의 대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운전자론’을 강조한다고 해도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그리 많지는 않다. 상응 조치를 해달라는 북한과 비핵화를 먼저 하라는 미국의 주장은 마치 창과 방패의 모순과도 비슷한 형국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정상 간 만남은 세계적인 이벤트
이러한 형국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2차 북미고위급회담이 순조롭게 풀려나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다른 문제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는 특별히 미국의 제재를 받을 일도 없다. 말 그대로 우리 민족이 합의하면 언제든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서울 답방이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에 일언반구도 없이 서울 답방을 추진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미국의 승인을 받을 사안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제 현재 청와대에서도 서울 답방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최근 한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도 북한과 할 이야기가 있다”는 말을 했다. 이는 민족끼리의 향후 비핵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논의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남북의 정상은 둘이 만나는 것 자체로 이미 세계적인 이벤트가 되어버렸다. 손을 잡고, 포옹하는 그 장면 자체가 이미 평화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는 지금의 침묵의 카르텔에 큰 충격파를 주는 일에 다름 아니다. 정체되어 있는 것에 충격파를 주면 때로는 지형 전체가 변하듯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그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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