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반도체업황을 놓고 더 이상 '회복기'란 용어는 적절하지 않은 것같다. 오랜 부진을 훌훌 털고 비상하고 있는 반도체수출이 2월에 폭풍 성장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수요가 급증한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등 고가의 고성능 메모리의 호조가 수출의 모든 지표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모양새다.
수출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효과' 덕분에 미국과 중국 등 우리나라 수출의 양대 시장에서 모두 훈풍이 불고 있다.
◆HBM 수요 폭발, 메모리수출 전년대비 2배이상 늘어
한국 수출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대 중(對中) 수출이 2월에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무려 66.7% 증가했고, 대중 수출은 적자 터널을 벗어나 1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와 대중 수출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깊은 수렁에 빠지게했던 주요인이었다. 그러나, 이젠 수출호조를 맨앞에서 이끄는 첨병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월 수출액은 총 524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월간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5개월 연속 오름세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25억6천만 달러)은 전년 동월(22억7천만 달러) 대비 12.5% 증가했다. 전월(22억8천만 달러)와 비교하면 12.2% 등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우리 수출의 우상향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2월 수출은 15대 주력품목 중 6개의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눈에띄는 것은 자동차를 제치고 최대 수출품목 지위를 탈환한 반도체 수출의 호조다.
반도체는 지난달 총 99억달러를 수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11월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며 플러스로 전환한 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66.7%에 달하는 월간 증가폭은 2017년 10월(69.6%) 이후 최고치다.
반도체 수출은 설연휴 여파로 조합일 수가 지난해보다 줄었음에도 전월(93억7천만달러)보다도 5.7% 증가하며 강한 흐름을 계속했다.
HBM과 DDR5 등 고성능 메모리 쌍포가 위력을 발휘하며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60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108.1%) 늘어났다.
거대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의 필수 메모리로 탑재되는 HBM3, HBM3E 등 HBM수요가 폭발,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 연출되며 가격이 범용 메모리의 5~6배 달할 정도러 폭등한 덕분이다.
HBM시장은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글로벌 GPU 시장 독보적 1위인 미국 엔비디아 수요를 싹쓸이하는 등 세계 시장의 90% 가량을 장악하며 반도체 수출의 고공비행을 견인하고 있다.
◆대미 수출 9% 늘어...역대 최대 수출실적 또 경신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사이 버팀목이 됐던 자동차 수출은 51억5700만달러로 작년보다 7.8% 감소하며 전체 수출 증가폭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산업부는 그러나 2월 자동차수출 감소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했다. 설 연휴 휴무와 일부 업체의 생산라인 정비 등으로 인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자동차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차 수출은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지난달 1.5% 증가한 14억2300만달러로 집계됐다.
리튬, 니켈 등 국제 광물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이에 연동된 이차전지·양극재 수출도 감소했다.
이차전지가 1월(-25.5%)에 이어 2월에도 18.7% 감소했다. 양극재도 1월(-43.3%), 2월(-52.3%) 연속으로 큰 폭의 감소세다.
디스플레이(20.2%), 컴퓨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18.4%), 일반기계(1.2%), 선박(27.7%), 바이오헬스(9.3%) 등 업종의 수출 증가세도 이어졌다.
IT 주력 수출 품목인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삼성의 신작 갤럭시S24시리즈 출시로 57.5% 증가했지만, 부품 수출이 31.9% 감소하며 전체적으로는 16.5%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약 2주간에 이르는 춘절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2.4% 줄어든 96억5천만달러로 집계됐지만, 2억4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2022년 9월 이후 이어진 적자 터널을 벗어나며 1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 고리를 끊은 것은 반도체 수출 회복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우리나라 반도체의 최대 수출국이다. 실제 대중 반도체 수출은 지난 1월 44% 증가했고 지난달 1∼25일에도 26.7% 늘었다.
대미 수출은 지난달에도 9% 늘어난 98억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1월에 이어 월간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또다시 경신하는 호조세다.
반도체 초강세를 이끌고 있는 HBM류의 주수출국은 미국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특히 지난해 12월에 이어 2월에도 대중 수출액을 추월하며 우리나라의 수출국 1위자리를 되찾아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은 2003년 6월 이후 20여년 만에 중국을 누르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된 바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한 미, 중 수출호조로 인해 지난달 무역수지는 42억9천만달러의 흑자를 달성하며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2월 수입액은 481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1% 줄었다. 원유 수입액이 0.9%로 소폭 증가했지만, 가스(-48.6%)와 석탄(-17.3%) 수입액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전체 에너지 수입액이 21.2% 감소하는 결과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60% 이상 성장, 미국 수출 역대 1위 호조, 대중 무역수지 17개월 만에 흑자전환, 9개월 연속 흑자기조 유지 등 수출호조로 올해 7천억달러 수출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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