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조선업계가 마치 빙하를 깨고 질주하는 쇄빙선처럼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아랑곳없이 K조선은 글로벌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며 K수출의 한 축을 꽤찼다.
유일한 경쟁국은 중국의 추격이 매섭지만, 압도적은 기술력에 근거한 고부가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로 초격차를 유지하며 K조선 빅3가 지난해 13년만에 동반흑자를 달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으로 글로벌 무역환경이 극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조선은 예외다. 아니 트럼프의 관심으로 조선은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2012년 이후 첫 동반흑자...K수출의 버팀목 자리매김
10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K조선을 이끌고 있는 조선 빅3가 고부가 선박 위주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동반흑자를 냈다. 조선 3사가 모두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무려 13년만이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이 무려 408% 증가한 1조434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흑자 규모가 5배 가량 뛴 것이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9.9% 늘어난 25조5386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을 거느린 HD한구조선해양은 자타공인 세계 최대의 조선그룹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0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배 이상 성장했다. 흑자 폭이 전년대비 115.5% 증가했다. 매출도 9조9031억원으로 23.6% 늘어나며 '10조클럽' 턱밑까지 도달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 대규모 자본투입을 통해 빠르게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한화오션은 매출 10조7760억원에 영업이익은 2379억원을 올리며 202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조선 빅3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2조1747억원에 달한다. 조선 빅3가 모두 영업흑자를 낸 마지막해는 2011년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오는 조선업 특성상 그만큼 수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수출이 16개월만에 역성장한 가운데,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조선업계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며 K수출의 새로운 버팀목으로서 부각되는 모양새다.
◆CLS황경 선박 호조 등 수출환경 개선...MOR시장 새 부각
K조선 수출 전망을 밝게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쌓여있다. 우선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의 가속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석유, 천연가스 등 핵심 에너지 교역구조가 흔들리며 LNG운반선 등 대량의 에너지운반선 수주가 급증했다.
업계에선 신규 수주 없이도 최소 4~5년은 버틸 정도의 수주잔량이 쌓여있다고 말한다. 더욱이 LNG운반선은 수주액이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데다 중국 조선업체와의 기술격차가 커 앞으로도 상당기간 K조선 수출의 노른자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이 급부상한 것도 K조선의 항로를 밝게 비추는 부분이다. IMO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아래 규제를 강화하며 글로벌 선주사들의 친환경 선박 교체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트럼프 효과도 빼놓을 수 없는 긍정적인 요소다. 트럼프는 취임 일성으로 K조선에 강한 관심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글로벌 선박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업체들과의 협력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일종의 중국 견제 의도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선박 건조에 이어 조선업의 새 유망분야로 떠오른 MRO(유지보수) 분야에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대량 수주가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K조선 수출의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캐파(건조능력)가 부족해 늘어나는 수요를 다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부가가치가 큰 고부가 선박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주력해 넘치는 오더 대부분이 중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최근 몇년간 신규 수주와 수주잔량에서 한국을 압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제하며 "K조선의 부족한 캐패가 역으로 중국의 급성장과 맹추격을 조장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조선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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