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에프(Kirill Dmitriev)가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과 만나 에너지 시장의 "위기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을 해결하기 위해 백악관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되어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플로리다 밀회: "경제 협력의 새로운 물꼬"
블름버그 통신에 의하면 지난 10일(현지시간), 드미트리에프 특사는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 사위 제러드 쿠슈너(Jared Kushner), 그리고 백악관 선임 고문 조시 그루엔바움(Josh Gruenbaum)과 회동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번 만남에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다고 짧게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그러나 드미트리에프 특사는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보다 상세한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이번 회동을 "러시아와 미국 간 경제 협력을 위한 워킹그룹 리더들의 만남"이라고 규정하며 다음과 같은 논의가 오갔음을 시사했다.
▲ 관계 복원 프로젝트: 미·러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망한 프로젝트" 논의.
▲ 에너지 시장 위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혼란 수습 방안.
드미트리에프 특사는 특히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이제 세계 경제 안정을 보장하는 데 있어 러시아 석유와 가스의 핵심적이고 시스템적인 역할을 더 잘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미측 관리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비효율성과 파괴적인 성격"을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여, 제재 완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 트럼프 대통령, "제재 해제로 유가 잡겠다" 의지 피력
이번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란 전쟁 상황과 관련해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냄으로써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은 채, "유가 하락을 위해 특정 석유 관련 제재를 유예할 것"이며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해당 제재들을 해제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는 점이다.
■ 인도에 대한 '30일 한시적 유예'… 제재 완화의 전조인가?
실제로 행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인도가 제재나 관세 위협 없이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 유예 조치'를 발표했다.
베센트 장관은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석유가 계속 공급될 수 있도록 인도 정유업체들이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수 있게 하는 30일간의 한시적 유예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이미 해상에 발이 묶인 석유 거래를 허용하는 것일 뿐 러시아 정부에 막대한 재정적 이익을 주지는 않는 '단기적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인도에 부과했던 25%의 징벌적 관세와 상호 관세를 철회하거나 완화하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향후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가늠할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 요약 및 시사점
이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유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제재 완화'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푸틴의 경제 특사와 트럼프의 '이너서클'이 직접 만난 만큼, 향후 에너지 시장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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