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익숙한 기계장치이면서도 일반은 그 시스템에 대해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것들 중의 하나가 엘리베이터일 것이다. 그러면서 종종 아파트, 공공기간, 사무실, 백화점 등등에서 만나는 사각의 공간을 건조한 현대적 삶이나 막힌 현실 등의 은유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창의’를 발견한 사람과 회사가 있다. 사각의 획일적 모양이었던 엘리베이터에 원통형이나 마름모꼴 등의 입체를 도입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서 엘리베이터 설치구조 자체를 획기적으로 변경시켰다.
방화기능의 특수도어도 개발했다. 경영도 윤리적이다. 잘 나가는 중소기업이니 욕심도 부릴만한데 무리한 규모로 확장하지 않는다. 이보다 더 모범적인 기업이 있을 순 없다. 대광엘리베이터 박정임 사장을 만났다.
38세에 뛰어든 경영의 세계와 부단한 노력, 결실
대광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 승강기 제품군 제조 기업이다. 대기업이 주류를 이룬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탄탄한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정임 사장은 지난 1987년 전업주부였던 38세에 사업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뛰어들었다.“그즈음 한참 사람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던 한 여성 강사의 이야기에 고무돼 있었어요. 이웃이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된 강의 티켓을 들고 대신 참석한 강의였어요. 인생의 변화가 시작된 거지요.”
성공은, 비록 먼 훗날의 영광일지라도, 자신에게 어떤 기회가 왔는지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행동하는 이에게만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슷한 시기에 그녀는 창밖을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 날로 높아져가는 마천루들을 보면서 ‘앞으로 엘리베이터 사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박정임 사장의 부군인 대광엘리베이터 회장이 엘리베이터제조 기업에서 재직하고 있던 탓도 있었다. 비전과 주변의 아이디어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그녀는 부군과 함께 대광엘리베이터를 설립했다.
사업 초기부터 금방 순조로울 순 없었다. 엘리베이터의 기계적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수도 없이 도면을 묘사했다. 수백 장의 도면들이 쌓여 갔다. 기존 시장에서 공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과 경쟁하려면 다른 사업방식이 필요했다.“대부분의 엘리베이터가 사각형 공간이잖아요. 모든 물체에 디자인이라는 것이 있듯이 엘리베이터도 건물의 용도와 목적, 고객의 요구 등이 반영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을 하기 전에 무엇 때문에 사용하는 것인가, 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면 훨씬 효율적인 작업이 이루어지게 되지요.”또 화물용 엘리베이터는 주요 운반 물품에 따라 부피와 무게가 다르기 때문에 그것에 맞는 엘리베이터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존의 직사각형 그리고 원형은 물론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마름모꼴 모양의 엘리베이터를 생산해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헌신한 당연한 결과였다.
국제특허 준비 중인 기술, 균형추구동형 엘리베이터
최근 대광엘리베이터는 ‘균형추 구동형 엘리베이터’를 개발완료했다. 이 신제품은 별도의 건축 공정없이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를 제작, 설치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계실 조성이나 승강로 기계대 작업 등 건축 공사를 하여 건물에 별도로 설치되어야 하는 승강기 구동부를 승강기 설비로 일체화 시킨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건물주에게는 에너지 절감 향상과 건물 가치 증대의 효익을, 건설사에게는 건축 공정의 단축과 원가 절감의 효익을, 승강기 업체에는 승강기 설치 공정의 단축 및 원가 절감의 효익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국제 특허를 준비중에 있다.
“대광엘리베이터의 기술력에는 2004년에 개설한 저희‘DK연구소’가 있습니다. R&D(연구개발. 소장 신동철)을 책임지고 있지요. 전문 연구원이 기존을 개선하는 승강기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대광엘리베이터 박정임 사장이 특히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당연하겠지만 기술력이다. 이 회사 50여 명의 직원 중 80%가 기술직이다. 모든 직원은 입사와 동시에 무조건 엘리베이터에 관련된 기술부터 익힌다. 기술공부가 떨어지면 전화상담도 할 수 없도록 한다. 기술도 모르면 고객에게 제대로 된 상담을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DK 기술연구소’가 개발한 ‘화물엘리베이터용 방화도어’ 또한 건물주, 건설사 모두에게 효익을 주는 제품이다.
2006년 당시 국내에는 개념 조차 없던 방화 도어 기능을 가진 업슬라이딩 도어를 개발하였다. 당시에 동일 기능을 가진 제품은 외국회사 밖에 없어 화물엘리베이터용 방화도어를 필요로 하는 건물주나 건설사는 상당히 고가로 수입을 해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당사 개발 후에는 1/5 수준으로 낮아진 단가의 제품을 단기간에 납품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안 된다는 생각은 안 하고 개발에 임합니다. 하면 된다는 신념을 늘상 가지고 있어요.”
윤리경영과 신뢰의 27년, 500여 곳의 고정 고객사
박정임 사장의 부군이기도 한 신종만 회장은 엘리베이터 제조기업에 20여 년을 근무한 베테랑이다. 그가 근무하던 효성도 대광엘리베이터의 고객사이다.“설립한지 26년이 지났는데 500여 곳이 고정 고객사입니다. 거래처들과 한번 사업적 관계가 생기면 변함없이 지속된 파트너십을 유지합니다.”한번 고객사를 영원한 신뢰의 파트너로 유지시키는 건 대광엘리베이터의 윤리경영에서 비롯된 믿음이 상대 회사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정직한 경영을 우선합니다. 1원이라도 더 받으면 나쁜 운이 들어올 것 같아서 그냥 지나치지를 못합니다.”
박정임 사장이 들려준 대표적인 일화는 정직한 경영을 넘어서 인품에 대한 존경심마저 느끼게 했다.고용량의 자동차용 승강기를 설치하신 고객님이 계셨는데, 바로 옆에 설치한 인승용 승강기만큼 승차감을 원하셨습니다. 본사 기술파트장들을 보내서 다시 작업을 해드렸습니다. 끝내 원하시는 품질이 나왔습니다. 고맙다고하시더라구요.
자동차용이나 화물용 승강기는 중량물을 이동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튼튼하고 인양력을 중심으로 설계하게 되는데 승객이 탑승하시는 승강기의 승차감을 요청하셔서 좀 어렵기는 했습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자면, 대형 트럭에 승용차 승차감을 원하시는 경우였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한건 한건 만족시켜 드리고 나면 가슴이 뿌듯합니다.
‘견물생심’은 인간사회의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기도 하다. 옳지 않은 것이라 해도 사람들은 그런 심리 발동을 이해한다. 그런데 대광엘리베이터의 정직경영 신화는 이 대목에서 또 한번 작동한다.“사업 초창기인 89년에 회사가 시흥유통상가에 있을 때였어요. 거래하던 은행에서 강남에서 살 수 있는 아파트 한 채 값이 통장에 더 입금이 된 겁니다. 당연히 우리가 일한 댓가가 아니니 돌려 주어야지요.”추후 문제를 깔끔하게 하기 위해 지점장에게 돌려주기 위해 내용 증명을 받고 처리했다고 한다.
“저희 기업철학은 정직한 시스템으로 상대방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가집니다. 자금, 시간, 설계 모든 분야에서.”경영 투명성도 빼놓을 수 없는 본보기다. 대광엘리베이터는 폐자재까지도 세무서에 신고한다. 27 년간 신고와 세무서의 부과금이 단 한번도 상이한 적이 없었다. 대광이 사업 초기부터 모아온 통장이 무려 1632개에 달한다. 회사와 관계된 모든 입출이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통장에 기록되어 있다. 세무서에서도 놀란다고 한다.
이런 밑바탕에는 신종만 회장의 기업경영 철학이 녹아있다. ‘중소기업이 조금 잘 나간다해서 자신이 가진 능력 이상을 욕심내면 분명 과부하가 걸리고 이것은 곧바로 해당기업의 재정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경계심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에 약간의 진척이라도 생기면 확장부터 먼저 하고보는 기업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교훈이다.
‘나는 가치있는 사람이다’ 스스로에게 하는 칭찬
박정임 사장과 신종만 회장은 매일 같이 출근한다. 같은 동네에서 자랐고 서로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거창이 고향인 신종만 회장이 박정임 사장의 고향인 장수로 어렸을 때 이사를 왔다. 박 사장은 신 회장의 여동생하고 친구사이였는데, 신종만 회장의 아버님이 중간에 사람을 세워 두 사람을 정식으로 소개시켰다고 한다. 이미 서로 좋아하는 사이에 공식적인 다리를 놓아준 셈이다. 두분 모두 상대가 첫사랑이라고 한다. 결혼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부부싸움을 해본 적도 없다.
회사 경영뿐만 아니라 집안 경영에서도 두 사람의 궁합은 천생연분이다. 살림도 검소하다. 박정임 사장은 한 기업을 떠맡고 있으면서도 집안에서는 가정부 도움도 안 받고 손수 집안을 건사한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너는 가치있는 사람이다’라고 독려한다고 한다. 주변에도 잘해 경로당 등 돌볼 수 있는 곳에는 항상 도움의 손길을 준다. 두 자녀는 연구와 경영 분야에서 부모들을 돕고 있다. 이보단 더 이상적인 가정이 없을 정도다. 신종만 회장은 최근 승강기설치공사업협의회 회장을 맡아 회사뿐 아니라 업계 전체를 위한 솔선수범에도 나서고 있다.
직원들에게 내 집 마련해 주는 회사
대광엘리베이터는 지난 99년에 현재 회사가 있는 시화공단에 3천 평의 대지를 분양받아 정착했다. 이후 계속해서 사업이 잘된다고 한다. 현재 대광엘리베이터는 승강기 제조부터 판매, 건설, A/S까지 섭렵하고 있다.
직원 복지도 남다르다. 대광은 직원들이 자기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집값이 오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의도가 아닌 재테크 방법이다. 회사에서는 모두가 이면지 한 장도 허투루 버리지 않도록 알뜰한 정신무장이 되어있다고 한다. 직원 모두가 검소하고 부지런하다고 박정임 사장의 칭찬이 대단하다.대광엘리베이터의 직원들은 시화공단으로 몰리는 출근길의 교통사정 때문에 새벽에 출근하고 일찍 퇴근한다고 한다. 곳곳에서 경영의 선진성이 엿보인다. 어느 하나 흠잡을 곳이 없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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