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합

"두칸만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며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도록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습니다"

두칸(DOOCAN) 최충훈 대표

지난 11월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에서는 제34회 섬유의날 행사가 개최됐다. 섬유의날은 국내 패션산업이 단일업종으로는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한 1987년 11월 11일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이날 행사에서 우수 브랜드(디자인) 분야에서 산업통상부장관상을 수상한 사람은 디자이너 브랜드 두칸(DOOCAN)의 최충훈 대표. 그는 이번 상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은 물론, 국내 원자재 사용 및 국내 임가공 생산 등에서 섬유 패션 업계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두칸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 6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급속도로 성장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간 두칸의 옷

두칸(DOOCAN) 최충훈 대표 (사진= 두칸 제공)
두칸(DOOCAN) 최충훈 대표 (사진= 두칸 제공)

두칸은 ‘디자이너 브랜드’라고 정의된다. 이는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걸고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업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자이너인 최충훈 대표가 사업자를 낸 것은 2011년이기 때문에 올해로 10년 차 기업이지만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2014년이다. 6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최 대표는 많은 성과를 냈다. 이번 산업통장부장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두칸이 국내 패션업계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국내의 패션위크와 패션쇼, 수주회에 참가해 디자인의 창의성과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점 때문이다. 최 대표는 지난 해 12월 초에는 ‘2020 아시아모델어워즈(Asia Model Awards) 올해의 패션 디자이너상’도 받았다. 우선 최 대표에게 다양한 상을 수상하게 된 소감부터 물어보았다.
“사실 저보다 워낙 좋은 실력을 갖춘 선배님들, 후배님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상을 받게 되리라고는 정말로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역시 ‘이런 상을 내가 받아도 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만 두칸의 제품들은 아이덴티티가 확실하고 바로 그럼 점들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두칸을 입으면 행복해진다’는 철학을 실천해 나가고 싶습니다.”
현재 두칸은 다방면에서 특출한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매출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으며, 2020년 현재 신세계백화점 단독팝업스토어 1곳, 롯데백화점 편집매장 6곳과 오프라인 편집매장 3곳을 운영 중에 있다. 무엇보다 고급 백화점에서 단독 매장을 주었다는 것은 그만큼 디자인의 창의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외 패션 위크, 수주회에 참여했으며, 디자이너상을 3회나 받으면서 ‘K패션’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왔다. 특히 100% 국내 원부자재, 100% 국내 봉제를 실현함으로써 국내 패션산업에의 기여도가 매우 높다. 또 구글코리아에서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서 광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코로나19로 급변한 패션산업계의 현실을 반영, 비대면 마케팅도 적극 도입했다. 
패션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면 두칸이 현재 얼마나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패션 브랜드인지 잘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참여자 중 일부가 두칸의 옷을 입었고, TV예능 프로그램인 <나혼자 산다>의 개성 넘치는 출연자들도 두칸의 옷을 입기도 했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처음에는 두칸의 옷을 보면 ‘과연 내가 이 옷을 소화할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품더라도 일단 한번 옷을 입어본 사람이면 친구들까지 모조리 데려와 단골이 된다고 한다. 대체로 전 연령대가 타깃이지만, 10대 보다는 30~40대가 주요 소비자층이다. 

브랜드명 ‘두칸’에 얽힌 사연
최충훈 대표는 대학시절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을 했으며 프랑스 현지의 샤넬, 겐조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그의 이런 이력만 보자면 ‘금수저’처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패션을 공부하고 싶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전까지는 거의 해외에 나가보지 않았다.
“처음 유학생활을 할 때에는 힘든 점도 많았습니다. 언어도 그렇고, 문화도 달라서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직장인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프랑스 유학후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몇 년간의 직장생활을 끝낸 후 ‘두칸’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회사명에는 매우 독특한 사연이 숨어 있다. 흔히 ‘두칸’이라고 하면 ‘한칸, 두칸’이 연상되기도 하고 영어로 ‘DOOCAN’이라면 ‘하다’, ‘할 수 있다’는 의미의 ‘DO’나 ‘CAN’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 두칸은 바로 그의 오랜 프랑스인 친구의 성(姓)이다. 한국 이름 같으면 ‘최’, ‘김’, ‘이’와 같은 개념이다. 
“두칸과의 인연은 매우 오래 됐습니다. 유학시절인 90년대부터 알던 친구이며, 그는 아내와 자식도 있습니다. 프랑스 유학시절, 그가 자신이 임대로 운영하던 아파트를 내주며 돈도 받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지만, 그는 ‘나는 네가 여기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정말로 그 친구에게 고마웠고 국적을 떠나 저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에 감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두칸에게 ‘내가 한국에서 브랜드를 낼 건데, 그 이름을 ’두칸‘으로 할 꺼야’라고 말했더니 웃으며 거의 믿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 후 정말로 최 대표는 브랜드 이름을 ‘두칸’으로 했고, 파리에서 첫 번째 패션쇼를 할 때 그 친구와 아내, 자녀를 무대 제일 앞쪽에 자리하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쇼가 끝난 후 그를 만나 진심어린 포옹을 했다고. 두칸은 최 대표에게 “너는 나의 아들에게 진심으로 귀감이 되었고, 나의 아들이 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면 좋겠다”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사진= 두칸 제공)
(사진= 두칸 제공)

세계적인 K패션의 선두에 서서
이렇게 출발한 최충훈 대표는 그간 국내에서도 많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과 뜻하지 않은 콜라보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유한킴벌리에서 제작하는 어린이용 마스크 디자인을 해서 초도물량 30만개가 완판되기도 했고, 무비스트와 디자인 텀블러를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 묻자 최충훈 대표는 ‘걸어서 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
“일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모든 것에 왕도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급하게 뛰어갈 생각하지 않고 하나씩 차분하게 걸어서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렇게 걷다보면 저도 모르게 성장할 것이고, 뿌리가 튼튼해야 줄기도 튼튼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어느날 콩나물처럼 성장하는 기업은 없다고 봅니다. 저와 회사를 차분하게 다지면서 미래를 향해 전진해가고 싶습니다.”
최충훈 대표는 자신이 처음 브랜드를 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한국 공공기관 한 관계자가 들려주었다는 이야기를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하면 40년이나 뒤졌다”라는 말했다고 한다. 당시에 막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려는 최 대표는 그의 이런 말에 많이 실망했다고 한다. 이제 날개를 펴려고 하는 신진 디자이너의 기를 꺾는 말이자, 우리나라 패션에 대한 지나친 열등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후 최 대표는 꼭 일본을 이기는 것이 목표는 아니더라도, 한국 패션을 글로벌한 세계의 패션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어쩌면 그의 오늘날 급격한 성장과 발전은 이러한 강한 의지와 열정이 배경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사회적인 공헌도 후배들에 대한 지원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다. 
“제가 좀 더 성공을 하게 되면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많이 지원하고 싶습니다. 꼭 디자인이라는 것이 패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따라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원하고 함께 일하다보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의 K-산업들이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저 역시 그러한 열풍에서 작은 나비효과가 되고 싶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지는 6년에 불과하지만 최 대표가 이뤄낸 것은 그 6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는 곧 그가 앞으로 이뤄낼 성취는 이제까지의 10배, 100배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가 펼쳐갈 새로운 디자인의 세계가 사뭇 기대된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