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문재인 정부는 크게 당황하지 않는 눈치다.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 하지만 애초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에 많은 공을 들였으며, ‘평화가 경제다’라는 모토를 통해 우리 경제의 난제들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에서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북인권제재에 대해서 북한은 개인 논평을 통해 “미국의 악랄한 대(對)조선(북한) 적대행위들이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연함과 격분을 금할 수 없다. 비핵화를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되고 있음에도 청와대가 뭔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은 의아해 보이기까지 한다.
변수와 상수 사이에서
이러한 의아함을 풀어줄 열쇠는 지난 17일에 열린 통일부의 정례 브리핑 안에 담겨 있다. 당시 백태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비핵화의 길이 영원히 막힐 수도 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 다만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선순환 구도 속에서 진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북미 간에도 협상을 통해서 비핵화 북미 관계 등에 있어 실질적인 진전이 속도감 있게 있기를 기대한다. (남북 철도·도로 착공식 이후 남북, 북미 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부분도 지금 해나갈 수 있는 것들을 합의해서 차질 없이 해나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비핵화, 북미 관계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발언에는 ‘남북관계가 북미 관계를 이끌어 간다’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즉 남북관계는 북미 관계의 종속적인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현재 미국과 북한의 관계 악화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남북관계 자체를 더욱 발전시키는 또 하나의 전략이 있다. 부대변인이 이야기했듯이 철도와 도로 등의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현재의 국면에서 남한이 할 일은 이 부분에 집중하는 일이다.
상황을 변화시킬 투트랙 전략
바로 여기에서 문재인 정부의 ‘투트랙 전략’이 보인다. 남-북-미의 관계에 얽히고설켜서 정체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의 관계라는 ‘우리 민족의 문제’를 선순환의 구조로 풀어나가고, 그 후에 이러한 남북의 관계를 통해 북미의 관계를 견인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일정 정도 한계는 있다. 북한의 경제 제재로 인해 보다 적극적인 경협을 해나가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현재 남한의 인도지원 민간단체들에 의해 상당한 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통일부의 집계에 따르면 총 47억 원이 결핵약, 분유, 밀가루 등으로 지원이 됐다.
특히 이러한 지원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북한은 남한에 대한 신뢰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정부의 투트랙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그리고 그 효과가 어느 정도까지 지속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의 시점에서는 최선일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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