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시장의 대부분의 고객은 노인들이다. 그런데 퇴행성 난청을 판정받은 노인들에게 보청기는 진퇴양난의 선택이다. 안하면 불편하고, 착용해도 자신에 맞는 보청기를 찾는 일부터 제대로 된 관리까지 이만저만 성가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자녀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렴한 보청기를 임의로 선택했다가 낭패를 보았다는 불평이 곧잘 들리기도 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수요층이 많으리란 예상으로 보청기 사업도 난립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작용이 없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 속에서 미국보청기 김두열 대표의 평범하면서도 진득한 사업 정신은 본받을만하다.
현장에서 확인한 미국보청기의 성심
기자가 막 김두열 대표의 사무실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노신사 고객이 전에 구입한 보청기의 A/S를 위해 방문했다. 김 대표는 노신사의 호소를 가만히 경청하고 있다가 차근차근 설명을 하며 손질 방법을 설명했다. 기자는 노신사 고객에게 미국보청기에서 구입한 보청기의 사용감이 어떠냐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현역 시절에는 제법 능력을 펼치며 전문직에 종사한 후, 지금은 어느 기업의 고문 일을 보고 계시다는 그분은 ‘보청기는 일종의 음성 확대기인데, 목소리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발생하는 온갖 소음이 다 들어온다.
이 잡음이 안 들리게 사람의 목소리를 잘 잡아주는 것이 기술력인데, 미국보청기에서 산 것이 경험상 잡음이 제일 없다’고 흔쾌한 대답을 주었다. 두말할 것 없이 제품의 질적인 보장을 확인한 셈이다. 김두열 대표는 느릿느릿, 깊고 길게 생각하면서 말을 하는 사람 같았다. 얼핏 오랜 세월 노인들을 상대하는 일을 해오면서 만들어진 버릇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태도는 단지 그의 외관뿐만 아니라 품성에도 깊이 배어 있는 듯했다. 노신사 고객을 대하는 진심어린 행동에서 단박에 느껴지는 호감이었다. 보청기 사무실을 찾는 고객의 평균 연령은 70~ 80대다. 김두열 대표는 미국보청기를 30여년 가까이 운영해왔다. 10여 년 전부터는 대한 노인회 운영국장으로 일해 왔으며 현재는 정책이사로 일하고 있다. 노인은 그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버지 때문에 시작한 보청기와의 인연
김두열 대표가 미국보청기회사를 운영한지 28년이 됐다고 한다. 보청기의 사용이 생소하던 시절에 시작해서, 그 자신 보청기 업계에서 몇 순위 안에 드는 관록의 인물이라고 한다. “제 아버지께서 한국 전쟁 때 포병으로 임전했는데, 크나큰 대포 소리를 오랫동안 들어서 양쪽 귀가 일찍이 안 들리게 되었습니다.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였죠. 보청기를 구해 드리려고 몇 군데의 가게를 다녔는데 값이 비쌀 뿐만 아니라 물건도 적었어요. 어렵게 구해서 착용을 시켜 드렸지만, 그 과정에서 느낀 게 참 많았습니다.
우선 장애를 위한 것인데 가격이 너무 비쌌어요. 또 보청기가 필요한 사람들이 대부분 장애인이나 노년층인데, 보청기 취급하는 사람들이 너무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겁니다. 설명이나 상담도 제대로 안 해주고 퉁명스럽게 대하는 겁니다. 서비스가 형편없었죠. 왜 겸손해 질 수 없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대하면 좋은데, 라는 아쉬움에 그는 자신이 직접 보청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2년 동안 보청기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서적을 독파하고 업계 종사자를 만나며 지식을 쌓아갔다. 그리고 직접 보청기 판매 사무실을 열었다. 그렇게 28년이 흘렀고 시간이 쌓이다보니 어느덧 전국의 소비자들이 인정해 주는 보청기의 대명사가 되었다.
고통을 많이 주는 고객이 오히려 도움을 주는 고객
그의 온화한 품성은 오히려 어려움에 직면하게도 했다. 진심으로 보청기를 판매하니 규모가 커졌고 몇 군데의 사무실을 열어 직원을 두게 되었다. 김두열 대표는 각 지역별 책임방문 전담 직원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보청기는 타 상품에 비해 성능 대비 가격이 제일 저렴한데 이는 아버지 때의 기억 때문이다.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은 운영비를 절약하는 것인데, 광고비나 접대비, 인건비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보청기를 저렴하게 공급해 드리고 있습니다.”
미국보청기에서 취급하는 보청기 종류 중 가장 높은 가격은 150만원 대이다. 타 보청기에서는 5~600만원의 가격대도 있다고 한다. “국내 보청기 업계는 이미 성능 면에서 거의 상향평준화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이나 A/S 경쟁, 친절이 제일 중요한 상품이 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도 보청기에 대한 지식을 많이 공유하고 있어 정직하게 대해드리면 보답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일하죠. 약간의 이익금을 챙기느라 싼 제품을 공급하면 결국 문제가 생기고 사업의 발전도 없게 되고 말아요.”
실제로 최근 업계 현실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보청기 상점들이 결국 손실을 보고 업종을 접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김 대표는 안타까워했다. 김 대표로 하여금 보청기업종에 오래토록 종사하도록 하는 비결을 물었다. “자기가 발전하려면 가장 고통을 주는 많이 고객을 많이 만나는 것이 유리합니다. 작은 실수를 눈감아주는 고객도 물론 고맙지만, 최선을 다했는데도 문제점을 찾아내 힘들게 어필하는 고객의 구미에 맞추려 공부를 하다보면 당시에는 힘들지만 오히려 발전과 성장의 지름길이 되기도 하죠.”
동시다발적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
주변에서 사람들은 그를 ‘신기한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관여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은데 또한 그 일들을 무리 없이 척척 수행해내기 때문이다. 그는 30여 년 동안 보청기회사를 운영하는 중에도 대기업, 언론기관, 정치계, 지역 사회단체 등 자신이 관심을 갖고 열망하는 곳에서는 꼭 일을 해보고 치열한 도달정신을 가지고 살아왔다.“축지법을 써서 짧은 경험들을 진하게 많이 해보며 살아온 느낌입니다. 운이 좋았죠. 간절해왔고 소망하는 것들은 다 해보고 살아왔다 .”
대기업 전무이사. 대학 감사, 외국어 학원 원장, 사회단체 대표, 재향경우회 자문위원, 대한 노인회 중앙회 운영국장 등 외양으로 봐서는 조용한 연구자 타입의 그가 이렇게 다양하고도 광범위한 경력을 쌓을 정력과 활동성이 어디에서 샘솟는지 정말 신기했다. 대한 노인회에서 주관하는 ‘노인 게이트볼 대회’ 창립 당시에는 대한 노인회 300여명의 각 지역 회장단과 청와대의 만남을 주선해 대회 개최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또한 건강과 교육 관련 신문을 직접 창간했다. 2004년 창간한 ‘한겨레 교육신문’이 격주간지로 지금도 꾸준히 발행되고 있다고 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대한 노인회에서 그는 지금도 노인문제 권리나 관련 안건, 문제점 등에 관심을 가지고 노인대표들과 만나는 대화시간을 간단없이 가지고 있다. 그에게 노인들이 참 편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세상은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사회경제문화 모든 분야에서 그렇죠. 이제는 노인들 위주로 세상을 만들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가족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 온 분들이니까요. 이제는 나라가 보답할 차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 노인회에서 실무 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그는 자신의 직업이 해낼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훌륭한 봉사를 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과 인천시 남동구, 연수구 등 그가 이제껏 둥지를 틀고 살았던 고장의 극빈층 노인들 각각 40명씩, 120여명에 달하는 노인들에게 보청기를 무료로 제작해 주었다. 금액으로 치면 1억 2000여만 원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제 직업이 도움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끼죠. 우는 노인도 계시고, 자식보다 더 소중하다, 감사하다 말씀하시는 노인들을 보면, 보청기로 봉사할 수 있는 것에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는 느낌입니다.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외부와 소통하는 기본이니까요.”
이런 그에게 경영 철학도 남다를 것 같았다. 하지만 의외로 겸손하고 평범했다,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빛났다. “겸손하고 정직하라는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선전하는 것보다 고객이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입니다.” 그의 고객들은 광고를 통해서 찾아오지 않는다. 한번 미국보청기를 이용한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해서 전국에 자연스럽게 고객층이 두터워진다. 고객이 고객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가 만드는 것은 단지 보청기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모아서 사회로 환원시키는 작업이다. 이보다 더 행복한 사업의 선순환이 어디 있을까. 김 대표의 아름다운 열정은 이순간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보청기 02, 753-2580, 745-9999, 723-7777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