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균 교수 - 경북대학교 생태환경대학 생태환경관광학부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생물자원 수집해 향후 생물주권에 대비
연구 미약한 해당 나라에 도감 펴내는 도움 줘
낙동강생물자원관 설립과 운영에도 주도적으로 참여
공존은 인간 사회의 아주 작은 관계에서부터 코스모스(Cosmos)까지 우주의 전 존재들의 구성과 존속의 기본 법칙이다. 하지만 지구상에서 진화된 생물 중 가장 높은 지성을 가진 인간은 그 영리함을 자기 종족만을 위한 편협한 사용으로 지구 전체 존재들의 공존을 위협해 오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맞닥뜨린 환경문제는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는 하나의 징후이다. 환경문제 중에는 기후변화나 생태오염처럼 당장 인간의 삶에 부메랑 위협이 되는 것도 있지만, 부지불식간에 멸종해가는 다른 생물 종들의 절박함은 우리의 위기로 인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는 생태계의 불균형일 것이고 그것은 곧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체들의 공존을 파괴하는 일이며 결국 영장류인 인간의 자업자득한 일이 될 것이다. 이를 예견하고 구제하기 위한 노력들이 세계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전문가 집단의 활발한 연구로 이루어져 오고 있다. 경북대학교 생태환경관광학부 박종균 교수의 업적도 그러한 것이다.
10여 년간 동남아 순회하며 생물다양성 연구
“지난 10여 년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중국 등지를 다니며 멸종 위험성이 있는 생물들을 조사하고 수집해 왔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을 발굴하기도 했지요.”
경북대학교 박종균 교수가 위에 언급한 나라들은 생물다양성 부국이라고 한다. 대지의 미개발이 다행히 생물 종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차후 지구상에서 중요해질 생물주권에 대비해 국외 생물자원을 수집하는 일에 열정을 바쳐왔다.
박종균 교수가 그동안 연구·수집한 해당국가의 생물들은 타 분야를 포함하여 도감으로 발간됐다. ‘캄보디아 생물다양성 도감’, ‘미얀마 생물다양성 도감’등은 1,000여 종의 생물 종을 수록한 것으로 아직 연구와 정보가 빈약한 해당국가에 소중한 국가적 자료가 됐다. 자국 생물에 대한 보호가 점점 견고해지는 국제 상황에서 국외 생물자원의 국내 유입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광범위한 생물 종에 대해 연구하지만 박종균 교수의 전공은 곤충이다.
“전 세계 인구가 60~70억에 달하지만 종은 한 종입니다. 사자나 호랑이등 다른 생물들도 몇 종 되지 않아요. 그런데 곤충은 우리나라에만 1만 5천 종에서 2만 종에 이르고 전 세계적으로는 100만 종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곤충은 환경변화에도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지구 환경 불균형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곤충도 자신의 영역과 생존 능력이 있어 좋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면 자신만의 생존법을 찾아 서식지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한다. 곤충의 단백질은 같은 질량의 소고기 10배에 다다르고 인간 신체에 흡수력도 좋아 부작용이 적다고 한다.
베트남 학생들에게 매년 등록금 지원
연구자에게는 자신이 골몰하는 대상은 물론, 그것을 포괄하고 있는 제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자연스럽게 솟아날 것이다. 박종균 교수도 그랬다. 베트남에서 생물 조사를 시작한 이후 그와 참가자들은 ‘한·베 우호증진회’를 만들어 매년 열 명의 베트남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2000년 초 약 3년 동안에 걸쳐 베트남에서 조사를 했었는데, 베트남전 파병 문제 등 한국인에게 혹시 적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됐었지요. 그런데 조사를 하는 동안 현지인들이 너무 잘 대해주는 겁니다. 그때 저를 포함해 교수 3명이 방문했었는데 너무 고마워서 그냥 올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상의를 한 끝에 하노이대학을 찾아가 농업분야나 생물 관련 학과 학생들에 대한 등록금 지원 제안을 했습니다.”
첫해 장학금 수혜를 받은 학생들은 현재 교수요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등, 베트남의 요직에서 사회적 몫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등록금 지원에서 계속 발전해 베트남과 미얀마학생들이 경북대학교를 비롯한 타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학했거나 공부하고 있기도 하다. 베트남 국영방송에서는 우리나라 국내 사무실을 방문해 직접 취재를 해가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미얀마에서는 올해 2월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개최한 ‘생물다양성 심포지움’에서 대통령이 잘 대접하기를 당부할 정도이고, 장·차관이나 국장급들의 인사가 참석하는 관심을 보였다.
“생물 조사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제는 경제만 선진국이 아니라 환경 분야에서도 장기적으로 정부차원의 계획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나라 환경부에서도 주변국가에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아시아에서 일본이 해오던 일이지요. 힘이 아직 미력한 해당 나라에서 우리가 역할을 해주면 나중에 그들의 경제수준이 향상됐을 때 당연히 우리나라에 우호적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미얀마에서는 박종균 교수 일행이 방문할 때마다 정부에서 나온 4~5명 정도의 인원이 항상 함께 다닌다고 한다. 전문가를 높게 보는 베트남에서는 독나방의 피해로 고통스러울 때 석사과정에 있던 베트남 학생과 병원의 배려로 100미터나 되는 대기환자 줄에서 맨 앞에 서게 되는 특혜를 받은 일도 있었다.
국립 낙동강생물자원관 건립 참여
우리나라 생태환경에서 낙동강은 소중한 자원의 보고다. 정부는 국립 낙동강생물자원관의 건립을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박종균 교수는 이 계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개관, 운영시스템 구축, 2030년까지의 중장기 비전제시 등에 전문가로서 의견을 내고 있다. 낙동강 지역만의 특색을 부각시켜 담수생물 위주의 테마 설정에 적극 의견을 개진했다.
“낙동강 주변의 생물조사는 물론 주변 1,000미터 고지의 산간지역까지 대상이 됩니다. 국립 낙동강생물자원관 내부에는 관람객의 체험을 돕는 담수생물과 장수풍뎅이 등 대형곤충들을 만져볼 수 있는 관람공간을 주문할 예정입니다.”
이번 국립 낙동강생물자원관 건립은 기후변화 등의 환경변화와 농약 등의 오염이 담수나 주변의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전시물로 만들어 표현할 예정이다. 일반인들이 잘 몰라서 간과하는 생물에 대한 다양한 기초적인 연구 방법과 재료들을 소개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고 한다.
시간을 두고 깊이 있는 연구하고 싶어
지난 10여 년간 동남아 각국을 돌며 했던 생물자원 연구조사는 박종균 교수에게 단지 학문적인 위업만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 인생 전체에 대한 깊은 응시를 하게 해 주었다. 그는 학교에서 은퇴를 하면 동남아 한 곳에 정착해 느긋하게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한다.
“학교에 있으면 연구는 하더라도 그때마다의 과제에 맞추어 빨리 결과를 내놓아야 하고 보고서도 써야 하는 일 등, 어떤 면에서는 급한 연구를 하게 됩니다. 더 축적이 되면 향후에는 양보다는 질적인 추구를 하고 싶네요.”
동남아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은 생물자원에 대한 그의 학자적 관심은 물론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느꼈던 온정 때문이기도 하다.
“제가 방문했던 곳들이 대부분 저개발 국가였는데 정말 순수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곤충을 조사할 때는 땅을 몇 미터씩 팔 때도 있었는데 동네 사람들이나 꼬마들이 집에서 삽을 가져다가 같이 파주었습니다.”
박종균 교수는 연구와 더불어 저개발 국가 어린이를 위해 동시에 할 수 있는 일들도 병행하고 싶어 한다. 그는 현지를 방문할 때마다 사탕이나 문구류를 한껏 챙겨간다. 처음에는 단지 선심 같은 마음이 들어서 줄지 말지를 고민했으나 한 일화가 그의 선물을 계속하게 만들었다.
미얀마에서 조사를 모두 마치고 짐까지 차에 실어놓은 후 고맙다는 뜻으로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떠나려는 찰나 한 아이가 담벼락 뒤에서 일행의 눈치를 보며 시무룩하게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소문을 듣고 달려왔는데 이미 사탕이 나누어진 뒤였기 때문이었다. 박종균 교수는 하는 수없이 짐을 다시 풀어 사탕을 찾아내 그 아이에게 주었다. 그때 활짝 웃음짓던 아이의 행복감이 그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고 한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박종균 교수의 동남아 연구조사 작업에 동행했던 학부와 대학원 학생들에게도 이 프로젝트는 많을 것을 남긴 듯하다. 처음 연구에 동행할 때는 고된 산행, 독충의 위험, 생활의 불편함, 현지인들과의 서먹함 등으로 수동적이었던 학생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당면한 문제들을 자신감 있게 처리해나가는, 눈에 띄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경험을 하고 한국에 다시 돌아오면 ‘못할 일이 없다’같은 자신감으로 충만해지는 듯 하다고 한다.
박종균 교수는 경북대학교 낙동강연구원장과 생태환경대학장을 역임한 학자이며 동시에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까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종국엔 서로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 돼야지 주변사람도 돌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가까이부터 최선을 다하고 그런 결과들이 주위로 퍼져 나가면 모두가 잘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산과 들에서 곤충들과 친하게 지낸 경험이 있어 향후 생태와 관련한 직업에서도 곤충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유용하다고 박종균 교수는 말한다. 그는 요즘 경상북도가 지원하는 농민사관학교에도 관여하고 있다. 농민으로 구성된 25~100명의 학생들이 50여개 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다.
전공분야를 확장하며, 지역사회와 국내외를 넘나들며 더욱 깊어지는 그의 연구행보는 지구 생태 보존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끝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강원대학교 박규택 명예교수, 배양섭 인천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이우신 교수, 그리고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게 꼭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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