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대 대통령선거 중심에‘새 정치’바람이 거세게 몰아쳤고 그 한 가운데‘안철수’란 인물이 있었다.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은 마치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맞이하는 듯 안철수 전서울대교수를 구태정치 청산할 정치적 메시아로 그를 찾았고 이름을 외쳤다.
안 전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는 정치적 논리 때문에 대권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지만 4월 24일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민들이 바라는 새 정치를 펼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안 전 교수의‘모호한 정치’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으며, 굳이 야권 성향인 노원병에 출마하는 이유를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구체적인 정치적 비전과 대안을 내놓지 않았던 안 전 교수가 꿈꾸는 새 정
치는 과연 무엇이며 문제는 없는 것인가?
4·24 서울 노원병 출마하는 안철수
지난 3월 11일 대통령 선거일에 미국으로 떠난 안철수 전 교수가 82일 만에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마치 국위선양한 국가대표 선수를 취재하는 것처럼 인천공항에는 안 전 교수의 귀국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많은 기자들이 구름떼 처럼 모였다.
안 전 교수는 귀국 기자회견에서“모든 것이 제 부족함이고 불찰이었다. 부족함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그는“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리고 한숨을 덜어 드리는 게 제가 빚을 갚는 일이다. 그 길을 위해 한발씩 차근차근 나아가며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정치활동 재개를 알렸다.
안 전 교수는 귀국 다음날인 12일에 서울 노원구 상계 1동에 전입신고 후 노원구 상계동에 선거사무실을 열고 노원병 지역구를 곳곳을 누비며 명함을 나눠주며‘안철수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원병 지역구 안에서도 안 전 교수의 출마에 대해서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지역구
K(38) 모씨“박근혜 대통령이 대권을 잡은 이후 여야 모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정치를 바뀌려면 새로운 인물이 돼야 한다. 안 후보가 국회에 진출하면 새 정치가 현실화되고 가속화되리라 믿는다”며 안 전 교수 출마를 반기는 지지자도 있지만 노원구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J(64) 모씨는“노원구 지역구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중앙정치 실세를 낙하산 공천하는 것은 구태 정치의 대표적인 행태다”며“안 후보는 상계동에 살아본 적도, 딸이 상계동 학교에 다녀본 적도, 노원구청에 세금 한 번 내본 적도 없다”고 출마의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안 전 교수는 노원병 지역이 진보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삼성 X파일 실명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한 곳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진보정의당은“노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되자 말자 기다렸다는 듯이 출마하는 것이 안철수식 새 정치냐”안 전 교수의 출마를 비난하면서 노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를 진보정의당의 후보로 내세웠다.
현재 노원병 지역 여론은 안 전 교수가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 대통령선거에서 불었던‘안철수 대세론’이 노원병 보궐선거에서는 강풍이 아닌 미풍으로 진행되는 분위기이며 또 야권 후보가 분열되면 안 전 교수가 당선된다는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__
선거 승리하면 차기 대권 승승장구, 패배는 정치생명 위험
안 전 교수는 노원병 보궐선거에 정치적 운명이 걸려있다.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안철수발 정계개편’으로 진행되겠지만 만약 패배를 할 경우 정치생명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안 전 교수는 이번 선거에 대해“새 정치의 불씨를 다시 살리기 위해 온몸을 던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노원병은 결코 만만한 선거가 아니다. 대선주자의 지위에서 이제 정치신인의 위치로 내려와서 국민과 함께 돌파해 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도와달라.”며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전 교수가 원내입성으로 정치세력화에 성공한다면 야권의 정치지형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정치적 기반을 마련한 뒤 10월 재·보선을 전후해서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그 후 차기 대권 도전도 차근차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 패배는 본인뿐만 아니라 측근까지 정치적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했는데 당선되지 않는다면 타격 정도가 아니라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번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는 안 전 교수의 정치적인 운명이 달린 선거다.
안철수식 새 정치 비전과 대안 제시 못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안 전 교수의 대선 캠프의 국민소통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동주 전 매일경제 논설위원은“안철수 전 교수 본인이 아이돌(idol) 스타인줄 착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 전 논설위원은“미국에서 긴 고민의 시간을 갖고 돌아온 안철수 전 교수가 새 정치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면 재보선 출마에 집착할 게 아니라 과거에 대한반성과 향후 행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게 순리다.”며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는 구태정치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교수의 지난 대선 과정을 돌이켜보면 국민들 위해 새 정치를 강조했을 뿐 명확하게‘어떤 정치하겠다’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한 적은 없었다. 다만 공약으로 국회의원 축소와 청와대를 옮겨 시민 곁으로 가겠다고 내세웠지만‘왜’국회의원을 줄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국회의원이 줄어야 하는 것, 국민들도 다 느끼고 있고 제발 그렇기를 바라는 점을 안 전 교수가 되풀이하는 수준에 불과할 뿐이다.
또한 안 전 교수가 대선 공식 출마 선언하고 측근이 TV토론에 출연해‘청와대이전’문제 질문을 받자 구체적인 장소와 대안을 말하지도 못한 채‘시민 곁으로 가까이 갔다’라고 만 이야기했던 것이 뇌리에 아직 남아 있다.
그만큼 안 전 교수는‘새 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그가 생각하고 이루고 싶은 새정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국민들은 안 전 교수의 묘호한 화법에 고개를 갸우뚱할 때도 많다. 국민들은 정치인에게 정확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듣기 원한다. ‘새 정치’는 다시 말하면‘국민들이 잘사는 것’이다. 즉, 안 전 교수는 국민들이 원해서 새 정치를 하겠다면 정확하고 명료한 정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과연 안 전 교수가 서울 노원병 재보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안 전 교수는 노원병 선택한 이유에 대해“지역주의 벗어나서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새로운 정치 씨앗을 뿌리고자 결심했다”고 말한다. 과연 그가 말하는 지역주의 타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안 전 교수가 지역주의를 말한다면 서울 노원병이 아니라 부산 영도에 출마하는 것이 맞다. 여당 성향이 강한 부산에서 특히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전 의원을 상대로 영도에 출마하는 것이 지역주의 타파하는 길이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 새누리당 소속의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은 광주에서, 김부겸 통합민주당 전의원은 대구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출마했다. 비록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두 사람의 용기에 국민들은 많은 박수를 보냈다.
새 정치는 구호나 선언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안 전 교수는 자신의 정치의 비전과 대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당의 무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안철수’원하고 있다.
안 전 교수가 정치권 등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였다. 그때도 정치는 국민들에게 외면과 불신이 하늘을 치닫고 있었다.
안 전 교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하던 중에 지지율 5%에 불과했던 박원순 후보에게 시장후보 자리를 양보 해 박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었고 이후 안 전 교수는 새 정치 대안으로 떠올랐다.
‘안철수 등장’으로 발에 불이 붙은 정치권은‘정치쇄신’을 외치면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 기득권 내려놓기 방안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지난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치개혁이니, 세비 삭감이니, 연금폐지니...’대선후보와 국회의원들은 목청 높여 새 정치를 다짐했으나 대선 끝나기 무섭게 그 외침은 사라지고 실천은
없었다.
그 뿐인가? 박근혜 정부는 2월 25일에 출범했지만 내각 인사와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진흙탕 싸움을 거듭하다
가 간신히 한 달 만에 합의로 박근혜정부 내각 구성이 되었다.
대선에 패배한 민주통합당은‘회초리 민생 투어’에 나서는 등 통렬한 자기반성과 철저한 개혁을 통해 거듭 나겠다고 하더니결국 친노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전당대회를 위한 계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처럼 국민은 안중에 없이 자기네끼리 다투고 나눠먹는 기성정치, 구태정치에 지친 국민들은 또‘안철수’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한심한 정치판 상황에서‘안철수’의 재등장은 국민들이 먼
저 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성정치인들이‘안철수’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민들은 늘 새 정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을 편하고 잘 살게만 해 준다면 그것이‘새 정치’가 아닌가? 그렇게 해 준다면 국민들은 국회의원을 더 신뢰
하고 다음 선거에도 그 신뢰를 믿고 또 찍을 것이다.
즉‘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치권에 무능과 불신으로 만들어진안타까운 우리 정치권에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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