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판문점선언 후 100일, 6.12싱가포르 공동성명 후 두 달.’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남-북-미 정상회담이었지만, 그 후속조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북한대로 미국의 여러 가지 요구사항을 ‘강도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며, 남한 내 일부 인사들 역시 ‘미국이 너무 한 것 아니냐’라는 질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현재 자신의 의지를 굽힐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본래 강자가 숙여야 협상이 잘되는 법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에 ‘굴욕’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유해송환 받고 독자제재 이어가
최근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통일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 미국의 이러한 행동에 대한 강도 높은 성토를 하고 있다. 그는 “(합의에 따른 이행) 속도가 늦는 것만큼은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다. 그런데 그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이행과정의 공정성과 균형점이 흔들리고 있다”며 “무엇인가 석연찮게 제동이 걸리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하나 속 시원하게 풀리지 않고 있어 그 어떤 역작용의 범죄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을 갖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은 지난 7월 27일 6.12합의에 따라 한국전쟁 참전 미군전사자 유해 55구를 미국으로 송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나는 당신(김정은 위원장)이 이처럼 친절한 행동을 취한 것에 놀라지 않는다. 아울러 당신의 멋진 서한에 감사한다.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한다”며 “우리는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모멘텀과 행동을 보여준 북한에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인 1명과 북한기업 1곳,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기업 각 1곳을 추가제재 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제재는 미국의 ‘독자제재’라는 점이었다. 만약 미국이 진심으로 북한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면 과연 이러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미국 보수, 한반도 평화 원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미국의 일부 보수강경파들은 여전히 ‘군사적 옵션’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지난 7월 말 미국의 한 TV뉴스에 출연해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멈추기 위해서는 필요한 경우 군사적 옵션을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실 이런 모습은 그간 남북미 정상이 보여주었던 평화적인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미국 보수는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원치 않는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이 지금과 같은 자세를 계속 취한다면 북한이 선택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그 모든 굴욕을 감내하면서 비핵화를 진행하는 것, 두 번째는 결국 비핵화를 포기하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라도 미국 보수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북한이 굴욕을 감내한다면 미국은 정치적, 국제적으로 완전히 북한을 제압했다며 자신의 위상을 자랑할 수 있고, 반면 설사 과거의 냉정시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잃을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향후 미국 보수 우파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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