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가상세계, 즉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도 그 중의 하나다. 문제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유독성이 있는 납에 기반한 소재란 점이다.
전세계 과학자들은 이에 따라 비납게 페로브스카이트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뛰어난 것으로 검증된만큼 납을 배제할 수 있다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디스플레이 세계 최강 대한민국의 연구진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기존에 쓰이던 납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를 대체할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한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힘한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납 이온 없이도 우수한 색 표현력과 높은 발광 효율을 가진 친환경 대체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차세대 발광 물질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도 납 중독 등 유독성으로 인해 실제 현장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었던 페로브스카이트의 디스플레이 적용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연구팀은 원자 번호 63번인 희토류 금속 '유로퓸' 이온이 페로브스카이트의 납 이온을 대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납이온 없이도 우수한 색 표현력과 높은 발광 효율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세슘 유로퓸 브로마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은 420~450나노미터(㎚) 파장 영역에서 진청색 발광 특성을 나타냈다. 특히 납 이온 대비 약 40% 높은 발광 효율과 24㎚의 매우 좁은 발광 스펙트럼 반치폭을 보였다.
반치폭이란 스펙트럼 최대값 절반 높이에서의 두 점 사이 거리로, 발광 색상 선명도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중 하나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란 의미다.
연구팀은 또 합성시 나노 결정 표면에 붙어 계면 활성제 역할을 하는 유기 리간드에 따라 유로퓸 기반 나노결정 특성이 크게 바뀌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세슘 유로퓸 브로마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은 합성 초기 형성된 세슘 브로마이드 나노결정에 유로퓸 이온이 점진적으로 도입되면서 형성된다.
연구팀은 사용된 리간드에 따라 결정 형성 경로가 달라지며, 최종적으로 합성된 세슘 유로퓸 브로마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발광 효율이 크게 향상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조힘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어려웠던 친환경 비납계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연구의 돌파구를 제시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납 기반 페로브스카이트의 치명적 약점을 완벽히 보완했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이어 “이번 개발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광학 소자 개발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유로폼 소재의 광학적 특성과 공정성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신소재관련 국제학술지 'ACS나노' 10월17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어 11월 호 부록 표지로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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