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1조 원에 가까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총예산은 11조 7,992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그런데 단순한 액수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 추경은 단순한 ‘재정 확대’가 아니라, 서울교육이 지향하는 가치와 우선순위를 예산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낸 정책적 선언이다.
· 학습진단성장센터 전 교육지원청 확대
· 수업 중 맞춤형 교육 + 방과후 지원 강화
· 총 154.5억 원 투입
· 교육과정·평가지원센터 신설
·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 개발
· 문해력·수리력 기반 맞춤 프로그램 운영
· 고위기학생 치료비 지원 (26억 원)
·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 운영
· 교직원·보호자 포함 상담 확대
· CCTV 확대, 체험학습 안전요원 배치
· 내진보강·석면제거·급식실 환기
· 노후시설 개선(냉난방기 등) 1,140억 원
첫째는 기초학력 보장이다. ‘서울학습진단성장센터’는 이제 모든 교육지원청에 설치된다. 학습장애, 경계선 지능 등 다양한 학습 특성을 지닌 학생을 위한 체계적 지원이 마련된 것이다. 과거에는 교사의 직관에 의존하던 학습 지원이 이제 데이터와 전문가 연결을 기반으로 삼는 다단계 모델로 진화한다. 수업 중 맞춤 지도를 시작으로 방과 후 집중지원, 외부 전문인력 연계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모두를 위한 학습권’이라는 말에 실질적인 내용을 부여한다.
둘째는 수업과 평가의 혁신이다. AI 기반 평가문항 개발, 수업·평가 자문단 운영, 고등학교 성취평가제 모니터링 등은 과거 시험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한 진일보한 시도다. 문해력과 수리력 진단검사를 통해 개인의 역량을 확인하고, 이에 맞춘 교육과정을 설계하려는 방향성은 미래형 교육체계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단순히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개별 학생에게 맞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다.
셋째는 심리·정서 위기학생에 대한 책임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고위기 학생에 대한 병원 연계 치료와 더불어, 교직원·보호자 대상 상담 지원도 강화해 회복 중심의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예산이 단순 지원을 넘어 ‘회복’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감정과 정서를 교육의 영역에 포함시키는 관점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강조되고 있다.
넷째는 물리적 환경의 재정비다. 내진보강, 석면 제거, 냉난방기 교체, 급식실 환기 등 학교 시설 개선에만 수천억 원이 배정됐다. 특히 급식로봇과 식기류 렌탈 같은 디테일한 투자는 학교 현장의 피로도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이 안전하고 쾌적할수록, 교육의 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마련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추경은 단순한 땜질이 아니다. 교육의 기반을 다지고,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확장하겠다는 선언이다.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는 슬로건이 이제는 구호가 아닌, 예산과 정책으로 입증되는 시점이다. 서울교육의 실험은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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