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가 생명인 채소와 생선, 맛을 좌우하는 소스 등 요리의 기본이 되는 식재료.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들은 평소 이 식재료들을 어디에서 살까. 셰프들의 꼭꼭 숨겨놓은 식재료 쇼핑 루트, 아는 만큼 맛있어진다.
[제기동 경동시장]
"산지 직송 봄나물은 싱싱, 장보는 재미는 쏠쏠"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은 도매 위주인 반면,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은 일반인들이 장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지요. 저는 주로 나물과 견과류, 잡곡 등을 사러 경동시장으로 가곤 해요."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스카이라운지(sky lounge)' 박창우(44) 셰프는 한 달에 두세 번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을 찾는다. 박 셰프는 "호텔의 식재료는 호텔 식품구매팀에서 엄선해 사용하고 있지만, 쉬는 날을 이용해 경동시장에서 직접 장을 볼 때가 있다"며 "이곳에서 여러 식재료를 고르며 레시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아주머니들로부터 제철 식재료 활용법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박 셰프는 나물을 구입할 때 경동시장 광성상가 내 산채나물 전문 태양물산(010-3332-6484, 010-4561-8730, 동대문구 제기1동 광성상가 내)을 찾는다. "전국에서 나는 50여 가지의 나물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어 좋고, 한번도 접하지 못했던 생소한 나물들을 발견하기도 한다"는 게 박 셰프의 말이다. 태양물산은 대표 봄나물인 취나물, 두릅, 달래, 쑥뿐 아니라 알싸한 향을 풍기는 울릉도산 전호나물이나 부지갱이, 씀바귀(싸랑부리) 등도 갖춰놓았다. 태양물산 주인 손화정(53)씨는 "가락시장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나물들은 산지 직송을 통해 받고 있고, 당일 구입한 상품들은 당일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정부터 다음 날 오후 6시까지 영업한다.
[노량진 수산시장]
"구하기 힘든 생선도 말만 하면 가져다 줘"
이태원의 제철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고사소요(高士逍遙)'의 김미영(37) 셰프는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수시로 찾는다. "경매가 열리는 새벽 시간을 이용해 주로 장을 보는데 단골집에 가서 그때그때 사오기도 한다"는 게 김 셰프의 말. 김 셰프가 추천한 단골집은 노량진 수산시장 내 어왕수산(02-813-0675, 동작구 노량진1동 13-8 대중 116~117호)으로 김 셰프를 비롯해 오너 셰프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 김 셰프는 "이 집은 싱싱한 제철 생선이나 해산물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갖춰놓아 자주 찾는다"고. "상품뿐 아니라 친절과 서비스도 두루 갖췄다"는 게 이곳을 찾는 단골들의 이구동성이다. 이 집의 하루 상품 판매량은 800kg 정도. 어왕수산 주인 허종근(46)씨는 '셰프 단골'이 많은 비결에 대해 "셰프들은 신선도에 특히 민감한데 만약 우리 매장에서 판매한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땐 100% 교환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요즘엔 자연산 광어와 농어, 숭어가 많이 나간다"면서 "영업 종료 시간인 정오가 되면 생선 한 마리 남지 않을 정도로 '완판'될 때도 많다"고 전했다. 리츠칼튼 일식당 '하나조노'의 표길택(47) 셰프는 평소 노량진 수산시장 한일물산(02-574-4648, 동작구 노량진1동 13-8 다동 117호)을 이용한다. "미리 주문하면 못 구해주는 생선이 없을 정도로 산지와 연결이 잘돼 있는 곳"이라는 게 표 셰프의 말이다. "쉽게 구할 수 없는 귀한 생선이나 산지에나 가야 구할 수 있는 생선들도 주인에게 말만 하면 잘 가져다주니 믿고 찾게 된다"고 덧붙인다. 두 곳 모두 오전 3시부터 정오까지 영업한다. 도매를 우선으로 하고 있으나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소매도 가능하다.
[수입 식재료 전문 마켓]
"현지인들이 찾는 진짜 수입 식료품점"
"친구들을 초청해 집에서 식사를 대접할 땐 소시지나 치즈를 활용한 요리들을 많이 만드는데 콜드 컷 소시지(굽거나 가열하지 않고 빵에 넣거나
얇게 썰어 먹는 소시지)는 '셰프 마일리'에서, 치즈는 '한남 댄디스 그로서리'에서 구입합니다." 플라자호텔 이탈리안 레스토랑
'투스카니(Tuscany)' 사무엘 주카 셰프의 말이다. 셰프 마일리(02-797-3820, 용산구 이태원동 130-1)는
오스트리아인 마이링거 셰프가 만드는 정통 수제 오스트리아 소시지를 맛볼 수 있는 소시지 전문점겸 레스토랑이다. 소시지는 8~9가지 종류로 그중
콜드 컷 소시지는 7종류가 있다. 사무엘 주카 셰프는 "특히 '블랙 포레스트 햄'이 맛있다"고 '강추'했다.
한남 댄디스
그로서리(02-796-2390, 용산구 한남동 726-173)는 '한남 댄디 슈퍼마켓'으로 불리는 수입 식료품점. 사무엘 주카 셰프는
이곳에 대해 "이탈리아에서는 흔하지만 서울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치즈들을 많이 보유한 곳"이라고 소개하면서 "파스타에 녹여 먹거나 수프,
샐러드에 넣어 먹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parmigiano reggiano) 치즈는 이곳에서 꼭 구입해 먹는다"고 밝혔다. 셰프 마일리는 오전
11시~오후 10시 영업(평일 오후 3~5시 휴식)하며, 한남 댄디스 그로서리는 오전 7시 30분~오후 8시 영업한다.
중국
식재료는 시중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리츠칼튼서울 호텔 중식당 취홍의 조경식(45) 셰프는 "만승상회(02-753-5704, 중구
북창동 135-1)와 신영상회(02-755-3539, 중구 남대문로4가 17-38)에 가면 웬만한 중국 식재료는 다 구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두반장, 해선장 등 중국 요리의 기본이 되는 각종 소스는 물론 중국 건채소까지 갖추고 있어 중국 요리 전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두 곳 모두 오전 6시~오후 6시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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