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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연 칼럼] 돈하고 인연이 없는 것도 아닌데

누구에게나 스스로 못마땅하게 여기는 버릇이 있듯이, 적절한 표현일진 모르나 내게도 그런 버릇, 즉 언제나 뒷북치며 사는 버릇이 있다. 원님 지나간 뒤 나팔 불듯, 차 떠난 후 손 흔들듯, 매사에 그렇게 살고 있는 듯하여 고치려고 해도 영 고쳐지지 않는 이 버릇은, 나의 약점이기도 하지만 강점이 될 수도 있다고 억지 위로도 하며 산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모가 깍이고 괴벽이 사라져 두루뭉수리가 된다는 뜻일 것이다. 인간사 모든 것은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이지, 다 좋거나 다 나쁜 것은 결코 아니라고 느끼게 되면서, 나의 뒷북치기 버릇도, 어쩐지 내 못난 버릇이란 생각은 버릴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떤 상황에 놓였든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H가 있었다. 그는 담백한 성품으로 사업보다는 차라리 공직자가 어울린다 싶은 사람이었다. 명문대 공대 출신으로 건축설계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예지연 칼럼] 돈하고 인연이 없는 것도 아닌데

 누구에게나 스스로 못마땅하게 여기는 버릇이 있듯이, 적절한 표현일진 모르나 내게도 그런 버릇, 즉 언제나 뒷북치며 사는 버릇이 있다. 원님 지나간 뒤 나팔 불듯, 차 떠난 후 손 흔들듯, 매사에 그렇게 살고 있는 듯하여 고치려고 해도 영 고쳐지지 않는 이 버릇은, 나의 약점이기도 하지만 강점이 될 수도 있다고 억지 위로도 하며 산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모가 깍이고 괴벽이 사라져 두루뭉수리가 된다는 뜻일 것이다. 인간사 모든 것은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이지, 다 좋거나 다 나쁜 것은 결코 아니라고 느끼게 되면서, 나의 뒷북치기 버릇도, 어쩐지 내 못난 버릇이란 생각은 버릴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떤 상황에 놓였든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H가 있었다.

 그는 담백한 성품으로 사업보다는 차라리 공직자가 어울린다 싶은 사람이었다. 명문대 공대 출신으로 건축설계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늘 소박한 미소가 어울리는 그런 H가 필자는 보기만 해도 그냥 정감이 갔다. 지금은 본사가 강릉으로 이전해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지만, 예전에는 사무실이 인천 주안에 있었던 터라 그의 집이 부천인 연고로 가끔 소주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곤 했다.   

 그런데 그는 이상하게 돈하고 인연이 없는 것도 아닌데 다른 동기들에 비해 그리 넉넉한 살림살이가 아니었다. 현재 하는 일로 봐서도 그렇거니와 늘 바쁘게 활동 하는 거에 비해 그리 풍족해 보이지 않는 그의 살림살이가 언제나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남몰래 많은 선행을 쌓고 있었다. 혹여 남들이 알면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킬까봐 쉬쉬하며 수입의 일정부분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쓰고 있는 그가 어쩐지 그동안 그의 표정에서 넉넉함을 읽었을 수 있었던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십여 년 전 양재동 이전 기념으로 그동안 그가 사용해 오던 상호가 좋지 않아 마다하는 것을 억지로 떠맡기다시피 하여 이전 선물로 새로운 상호를 지어주었는데, 맘에 들지 않는다며 투덜거린 그가 지난해 무슨 마음인지 고맙다는 인사까지 하였다. 

 H의 말로는 상호 덕을 보고 있는 건지 건축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 다른 동료들에 비해 자신은 일거리가 배로 늘어나 바쁘다며 뒤늦은 공치사를 하고 있었다.

 상호에 앞서 선행을 쌓은 그의 행위가 하늘의 은덕을 받은 것이지, 어디 상호 덕이겠냐 만은, 어쨌든 모든 것은 다 자기가 한 만큼 받는 복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덕을 베풀면 하늘도 감동하여 나쁜 운도 비껴간다는 말이 있다.

 한 번은 그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조상들이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준 것이 무엇인가(?) 생각할 때 수천 년 문화의 전통을 쌓아올리고 국토를 보존하기 위하여 선조들이 그동안 겪어야 했던 신고간난(辛苦艱難)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라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후손들에게 그 풍요로움을 고스란히 물려주어야 마땅하다 여긴단다. 

 그 마음의 일부가 바로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 자기가 누리고 있는 일정의 한 부분을 어려운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라 생각되어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고 한다.

 색욕이든 명예욕이든 욕심을 채워 그 정상에 오른 다음에는 만족감이나 정복감 보다는 회한의 마음이 더 든다. 인생에 있어 생로병사는 필연적 코스로 나이 들면 늙고, 병들고, 죽으면 땅에 묻히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참 인생인가. 

 그것은 H의 사고처럼 자비와 사랑으로 만인을 포용하고 우주 자연에 순리에 따라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마음자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지연 회장은 다지움 한글구성성명학회를 운영하며, 워싱턴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목사이다. 국내 한글성명학의 대가로, '성공하는 이름, 흥하는 상호', '성경과 이름', '세계인도 놀라는 이름의 비밀' ‘이름 속에 숨어 있는 mbti 등 총 27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또한, 중앙 및 경제지, 지방일간지, 스포츠신문, 일본 나고야 신문 등에서 역학과 개명에 관한 칼럼을 연재 했으며, 다수의 방송 출연과 대학 강의 등을 통해 구성성명학을 널리 알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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