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네 맑은 곰탕 유성욱 대표
한우 고기로만 8시간 끓인 맑은 곰탕 완제품으로 공급
“당장 영업이익 보다는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전통 있는 음식점 만들고 싶습니다.”
소울 푸드(Soul Food)라고 일컫는 말이 있다. 마음과 육체가 지쳐있을 때 위로가 되는 음식을 일컫는 외래어다. 굳이 서양의 감성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사람에겐 그에 못지않은 위안을 주는 음식들이 있다. 한겨울 바깥의 추위에 꽁꽁 언 몸이나 마음을 추슬러주는 뜨끈한 국물은 몸뿐만 아니라 위축된 영혼까지 녹여준다. ‘곰탕 한 그릇’이란 지칭 속에 녹아 있는 온정과 따스함은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 음식을 나눠 먹던 우리의 전통적 정서를 상기시켜 준다. 그것은 오랫동안 우려낸 진국의 맛이기도 하다. ‘유가네 맑은 곰탕’은 이러한 옛 정서를 고스란히 옮겨왔다.
8시간 우려낸 맑은 색깔 진국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유가네 맑은 곰탕’본점에 앉으면 나주 곰탕 한 뚝배기가 나온다. 흔히 시중에서 먹는 것처럼 뿌옇지 않고 맑다. 맑은 진국은 나주 곰탕의 특징이다. 뼈를 고는 것이 아니라 양지나 사태 같은 한우 고기로만 끓이기 때문에 국물이 맑게 나온다. 그래서 한때 문제가 되기도 했던, 육수를 맛있게 보이기 위한 다른 첨가물을 넣지 못한다.
‘유가네 맑은 곰탕’의 유성욱 대표는 손수 매일 8시간에 걸쳐 이 진국을 우려낸다.
“처음 불을 지펴 끓을 때는 초록빛의 불순물들이 위로 올라옵니다. 이것을 세 시간 이상 지켜보면서 걷어내요. 곱게 갈은 고춧가루도 건질 정도로 미세한 망을 사용합니다. 그러면 맑은 국물만 남는데 거기에 야채를 넣어 마무리 하지요.”
나주곰탕은 나주 읍내 장날 암소 한 마리의 머리 고기와 뼈, 내장 등을 푹 고아낸 장국밥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세파에 힘들고 서러웠던 서민들의 속을 달래줬던 남도의 소울 푸드였던 셈이다. 유가네 맑은 곰탕은 대신 뼈나 내장을 넣지 않고 한우 고기만을 넣는다.
곰탕은 자칫 육수 때문에 느끼할 수도 있는데 유가네 맑은 곰탕은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비결은 잘게 다져서 넣는 소량의 청양고추 때문이다. 고추의 톡 쏘는 맛으로 육수의 기름진 맛을 잡아준다. 미리 간이 맞춰 나오므로 소금 간도 필요 없다.
30년 간 다듬어 온 어머니의 손맛
유성욱 대표의 어머님은 나주에서 30여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 하셨다. 그도 영향을 받아 10대 때부터 동서양의 음식을 배웠다. 음식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가족이다. 서울로 거주를 옮겨 신림동에서 ‘나주 곰탕’으로 개업을 했다. 처음엔 그냥 소박하게 열었는데 장사가 잘돼 가게가 세 곳으로 늘었다. 그때부터 일의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육수를 한번 끓이면 8시간을 공들여야 하는데 세 군데의 식당을 돌아가면서 불을 지피고 나면 잠잘 시간조차 없게 돼요. 너무 힘들었지요. 그래서 아예 육수만 만들어 내는 공장을 경기도 시흥에 마련했어요.”
육수 공장까지 따로 마련하니 지인들이 한 둘 자기들의 식당에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본사와 체인, 공장으로 분리가 된 시스템이 되어 본격적으로 체인점을 모집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유성욱 대표는 ‘체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선입견을 경계한다.
당장의 이익보다 오래 함께 할 동반자
“제가 음식 분야 일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창업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알고 있습니다. 꼼꼼이 모아둔 자금으로 희망에 부풀어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체인 시스템은 정작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보다 중간 단계에서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저희는 그렇게 가맹점을 늘려서 당장 수입을 올릴 생각은 없습니다.”
유성욱 대표는 체인사업으로 돈을 벌기 보다는 진심으로 좋은 음식을 만들고자 하는 장인 정신을 가진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당장 마케팅 전문가에게 의지해 광고나 홍보를 통해서 가맹점 수를 늘리기 보다는 한번 식당을 차리면 본사와 10년이고 20년이고 함께 갈 수 있는 지원자를 선택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가맹비도 없다.
유가네 맑은 곰탕은 국내 최초로 육수부터 부대 반찬까지 완제품으로 만들어 공급한다. 때문에 음식을 직접 만들지 못하는 경우에도 따로 능숙한 주방장이 필요 없다고 한다. 완제품을 그대로 데워서 내놓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모든 재료도 유성욱 대표가 공장에서 직접 만들고 공급하기 때문에 공급가도 국내 최저 비용으로 제공한다. 시스템 자체가 많은 종사자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가맹점들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유가네 맑은 곰탕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마지막 한 문장의 자부심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본점 메뉴판 위에는 ‘맛이 없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명히 적혀있다. 신문의 가맹점 모집 광고에도 ‘손님이 맛없다 하면 돈받지 말라. 본사에서 책임지겠다’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현재 인덕원·안양·오산·대구·동대문국립의료원·사당·신월동점 등이 유가네 맑은 곰탕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축액이 아닌 국물 그래로 공급
유가네 맑은 곰탕은 뼈를 우려낸 국물이 아니라서 농축이 되지 않는다. 간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유성욱 대표는 육수 원액의 무게 그대로 매일 1,500인분을 가맹 점포에 직접 공급한다.
유가네 맑은 곰탕 본점에서는 75세 노인들에게는 반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또 매달 노인복지관에 500여 인분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기도 한다. 음식은 나누어 먹는 정에 있다는 전통적 정서와 그 옛날 시골 장날이 서던 때 나주 곰탕 한 그릇이 전하던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곰탕은 자칫 나이든 사람들의 음식이라고 간주할 수 있겠지만, 유가네 맑은 곰탕 본점에는 젊은 사람들도 꽤 많은 고객층을 차지한다. 유성욱 대표가 쿠팡이나 티몬 등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쇼핑몰을 이용해 할인 가격으로 내놓은 홍보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또 깔끔한 맑은 국물이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기도 하기 때문이다.
“백년을 이어가는 전통기업처럼 제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가족 기업을 이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회가 급변하고 취향이 변해도 유가네 맑은 곰탕의 자리는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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