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10시25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한지 약 6시간만인 4일 새벽 4시27분께 생중계 담화를 통해 계엄해제를 선언했다.
국회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자 새벽 1시 국회가 게임군의 국회 난입 속에서 극적으로 정족수를 채우고 부랴부랴 본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지 약 3시간만이다.
◆여당까지 비판행렬 가세...'탄핵정국' 소용돌이
윤 대통령은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 선포했다"며 "그러나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표 이후 정부는 오전 4시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고 계엄군은 적극 철수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해제하면서도 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와 탄핵 등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또 "국가 예산 처리도 국가 본질 기능과 마약 범죄 단속, 민생 치안 유지를 위한 모든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마약 천국, 민생치안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며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국회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계엄 해제 발표→국무회의 의결까지 긴박했던 6시간은 일단락됐지만, 계엄후폭풍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45년만의 계엄선포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말처럼 '한밤중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정국은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고 금융시장은 요동을 치고 있다.
계엄해제를 이끌어낸 민주당은 즉각 윤대통령을 향한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계엄해제 후 긴급 의원총회를 연뒤 결의문을 통해 윤대통령의 즉각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즉각 탄핵절차에 돌입할 것을 천명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요건을 갖추지 않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자 원천무효"라며 "이는 엄중한 내란 행위이자 완벽한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윤 대통령의 헌정 파괴 범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대표는 “지난밤의 계엄 선포는 명백한 국헌 문란이자 내란 행위다. 계엄을 해제한다해서 윤 대통령과 이에 가담한 인사들의 내란죄가 덮어지지 않는다”면서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음이 온 국민 앞에 명백히 드러난만큼 즉각 대통령에서 물러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범야권 의원 40여명으로 구성된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연대’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정농단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비상계엄 파동을 일으킨 윤 대통령이 참담한 현 상황에 대해 직접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어 “이번 계엄을 논의한 김용현 국방장관을 즉각 해임하는 등 책임 있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4일 아침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윤 대통령의 탈당과 국무위원 전원 사퇴, 김용현 국방장관의 지체없는 해임을 요구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계엄령 선포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실에도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대통령실은 장재원 비서실장의 제안으로 수석비서관급 이상의 참모진이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계엄선포의 당위성이 없고, 절차상의 문제점이 드러난만큼 야당이 본격화한 윤 대통령 탄핵론이 피해 갈 수 없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친한계를 중심으로 여권내에서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금융시장 강한 충격파...외신 "광범위한 파장" 예고
계엄 후폭풍은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며 경제 전반에 강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증시는 9시에 정상개장된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이 2% 안팎 폭락한채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 게임해제 후에 장이 열린 탓에 낙폭을 줄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환 시장도 널뛰기를 했다. 계엄령 선포이후 원달러 환율은 한때 2년1개월만에 가장 높은 1442원대까지 치솟기도했다. 그러나 계엄해제 후 낙폭을 줄이며 4일 10시30분 현재 1413원대서 거래중이다. 시장에선 비상계엄 충격 후폭풍이 야기할 원화자산 포지션 축소 여파에 환율이 당분간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시세도 계엄후폭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3일 내내 1억3천만원선을 오르내렸지만, 계엄 선포 직후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한때 88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였다.
계엄쇼크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자 최상목경제팀은 3일 밤 11시 40분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어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팀은 계엄해제에 안도하면서도 거센 후풍풍으로 인해 향후 금융시장 등 경제 불안이 고조될 것으로 보고, 4일 오전 15개부처장관의 참여하는 긴급경제장관회의를 열었다. 최 부총리는 이자리에서 "실물경제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시간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관계기관과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고 비상계엄 여파를 진단하고, 시장 안정화를 적극적인 조치를 논의했다. 한은은 이와는 별개로 모든 간부가 참석하는 시장 상황 대응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금융시장 진정에 총력대응할 방침이다.
주요 외신들도 이번 윤대통령의 계엄선포 및 해제선언으로 향후 파장이 클 것으로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시간) 화요일 밤 윤 대통령의 이례적인 계엄 선포는 많은 한국 국민을 1980년대 후반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전 군사적 통치 방식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게 했다"며 "에너지가 넘치는 민주주의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것은 광범위한 파장(wide-reaching ramifications)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 중 하나에서 정치적 혼란을 초래했으며, 평화적인 반대를 억압하고 경찰국가를 만들었던 전후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켰다"며 "윤 대통령의 책략(ploy)은 긴박한 밤사이에 역효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