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47일, 체포영장 집행후 이틀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된 것도 또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도 헌정 사상 최초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18일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19일 새벽 2시50분경 증거 인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했다.
◆尹 서울구치소 3평남짓 독방에 최장 20일수감
윤대통령은 영장심사에 직접 출석해 약 40분여에 걸쳐 비상계엄은 대통령 고유의 통치행위이라며 정당성을 역설했으나 결국 서부지법의 구속영장 발부를 막는데 실패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명확히 있을 때만 대통령이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또 계엄 직후 국회의 정치활동까지 금지하는 불법 포고령을 발령했고, 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것도 혐의점으로 지적됐다.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구금하려 한 혐의도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로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3평 남짓의 독박에 수감된 채로 최장 20일 동안 공수처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공수처가 오는 24일부로 윤 대통령 사건은 검찰로 넘기면,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다음달 5일을 이전에 윤 대통령을 구속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소 후 윤 대통령은 1심 재판 기간인 최장 6개월간 구치소에 추가 구금된다.
◆與 "형평성 안맞아"...野 "헌정질서 바로세울 초석"
윤 대통령 측은 구속영장이 발부되자마자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 변호인단은 법치가 죽고, 법 양심이 사라졌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무너진 법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법원이 '증거 인멸 염려'를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제시한 것에 대해 "애당초 생방송으로 중계된 단 6시간의 계엄에서 더 나올 증거가 무엇이 있겠는가"라며 공수처가 영장을 청구하며 다수의 증거물이 확보됐다고 스스로 밣힌 것과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측도 이재명의 더블어민주당 대표를 의식한듯, 다른 야권 정치인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결과라고 주장하며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여야의 반응도 엇갈렸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9일 "법원의 판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현직 대통령으로서 증거인멸 우려가 전혀 없는 점, 현재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유무 여부, 각종 위법 행태 등 여러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 구속에 따른 파장이 충분히 고려되었는 지 의문"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김성회 대변인은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목격한 내란 범죄의 주동자에게 맞는 상식적인 법원의 판단"이라며 "이후의 어떠한 사법절차도 아무런 논란과 흠결 없이 공정하고 신중하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격분했다. 19일 새벽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흥분한 지지자들이 헌정 사상 초유의 법원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경찰관 등을 폭행하는 등 폭동을 일으켜 86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불었다.
◆尹 "평화적 의사표현" 당부...崔대행 "엄벌 촉구"
윤 대통령은 이에 변호인단에 전한 입장문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경찰에게 강경 대응보다 관용적 자세로 원만하게 사태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도 입장문을 내고 "지지자들의 안타까움과 비통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법원 건물에 진입하는 등 폭력적 수단으로 항의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윤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서부지법 청사 불법 진입 및 난동 사태와 관련해 오는 20일 오전 긴급 대법관회의를 소집, 당시 상황을 공유하고 법원 기능 정상화와 유사 사태 재발 방지 등 법치주의 복원을 위한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훼손한 이번 사태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구속과 지지자 난동과 관련 주요 외신들도 우려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의 구속이 수 개월 또는 그 이상의 장기 구금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구속된 윤 대통령을 향해 극적인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시위대가 경찰에게 소화기를 분사하고, 가구와 집기를 부수는 장면을 자세히 묘사해 보도했다.
영국 더가디언은 "창문을 부수는 시위대가 한국을 최악의 정치적 혼란에 빠뜨린 윤 대통령의 이름을 외쳤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관영 언론도 시위대의 난동과 강제 해산 과정을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일본 NHK는 이번 폭동으로 한국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고, 아사히 신문은 한때 법원 청사가 '무법지대'가 되었다고 표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끝까지 싸우겠다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소개하면서 실패한 계엄 선포 이후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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