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바이오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사)가 독일의 CDMO(위탁개발생산) 전문기업 IDT바이오로지카를 전격 인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SK그룹이 지난 몇 년간 계열사가 급증, 조만간 계열사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한 '리밸런싱'에 나선 상황에 나온 대형 M&A(인수합병)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이번 M&A는 SK바사가 2021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IDT, 빅파마 10곳과 거래...CDMO 진출 고민 해소
안재용 SK바사스 사장은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IDT 경영권 인수 계약 체결 내용과 향후 사업전 략을 직접 발표했다.
계약의 핵심은 IDT의 모기업인 독일 클로케그룹으로부터 IDT 지분 60%를 3390억원에 매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경영권을 넘겨받는 조건이다.
지분을 60%만 인수한 것은 향후 클로케그룹과 전략적 파트너로서 IDT를 공동 운영하며 조기에 경영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클로케그룹은 제약 및 바이오기업으로 IDT 핵심고객사로 향후 IDT의 밸류업에 적지않이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클로케그룹과 SK바사는 교차투자를 통해 피를 섞는다. 클로케는 조만간 760억원을 투자해 SK바사 지분 1.9%를 인수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SK바사의 실제 IDT인수 비용은 2630억원이다.
안 사장은 전격적인 인수 결정에 '합리적인 가격이 중요하게 고려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너무 비싼 값에 인수하면 무리가 따른다”며 “IPO(기업공개)로 실탄을 쌓은 후 오랜기간 인수대상을 찾았는데, 적절한 시점에 매력적인 IDT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IDT의 기업가치가 656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사는 이번 IDT를 인수를 계기로 적지않은 것을 얻을 전망이다. 첫째, 숙원사업인 CDMO로의 영토 확장 문제가 간단히 해결됐다는 점이다. 백신 및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 생산에 주력해온 SK바사는 백신 의존도가 너무 높다. 전체 매출이 무려 97%에 달한다.
CMO(위탁생산), CDMO로 글로벌 탑티어 바이오업체로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사업확장을 추진해왔으나 뜻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IDT인수로 고민거리를 단숨에 해결하게 됐다. IDT는 글로벌 톱10에 들어가는 CDMO 전문기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IDT는 업력이 100년에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춰놓고 암젠, 얀센, 다케다 등 전세계 빅파마 10여곳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전체의 매출의 70%가 이들 박파마에서 나온다. 일본 다케다제약의 뎅기열 백신 ‘큐뎅가’, 미국 암젠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임리직’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외형 키우고 글로벌 진출 위한 다양한 인프라 확보
둘째, IDT 인수를 통해 SK바사의 외형이 크게 커지게됐다는 점이다. SK바사는 IDT인수로 탑티어급 종합바이오업체로 가는 1차 목표점인 매출 1조클럽 안착시점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지난해 SK바사의 연결매출은 3700억원 , IDT는 4100억원이다. IDT매출만 계상해도 6천억원이 훌쩍 넘는다.
더욱이 IDT의 실적 전망이 양호한 편이다. IDT는 공정·분석법 개발과 함께 백신·바이오의약품 전 영역의 원액·완제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10개 이상의 의약품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 정부와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해 향후 5년간 연간 8천만 도즈의 백신 비축 물량 계약도 체결해놓았다. 미국과 독일에 공장을 갖고 있어 부족한 캐파(생산능력)도 크게 늘어났다. 신규 고객사 확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안 사장은 "IDT 인수로 최소 5년 정도의 시간을 벌었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IDT인수를 통해 SK바사가 글로벌 바이오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를 손쉽게 확보했다는 점이다. IDT는 cGMP(미국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수준의 첨단 제조 시스템과 북미와 유럽을 겨냥한 포트폴리오를 확장, 항암 바이러스와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신규 바이오 영역 진출 등 여러면에서 SK바사가 레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안 사장은 "우리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어지고 지역도 미국, 유럽, 브라질로 확장될 것"이라며 "사노피와 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도 IDT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K바사가 현재 주거래선인 한국, 러시아, 태국 등을 넘어 메이저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IDT가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룹 내에서의 바이오 부문의 위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이란 점이다. 실질 인수비용 3천억원도 채 안되는 자본을 투입, 글로벌 CDMO업체 IDT를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탑티어 종합바이오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SK바사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임에 틀림없지만, 통신(SK텔레콤), 반도체(SK하이닉스)를 필두로한 IT와 에너지(SK이노베이션)에 크게 밀리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IDT를 인수하면서 바이오부문의 외형과 내실 모두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여 SK바사가 그룹내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SK그룹이 추진할 리밸린성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 사장은 이날 "이번 IDT인수가 그룹에서 진행 중인 리밸런싱흐름과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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