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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기술로 뒤집겠다"...삼성, AI 최적화한 고성능 'LPDDR5X' 개발

삼성, 12단 HBM3E 이어 업계 초고속 LPDDR5X D램 개발...AI에 최적화 동작속도 10.7Gbps, 성능·저전력 25% 이상 개선...하반기부터 본격 양산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동작속도를 자랑하며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된 모바일 LPDDR5X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동작속도를 자랑하며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된 모바일 LPDDR5X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삼성전자

인공지능(AI)용 D램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헤게모니를 내주며 자존심이 구겨질대로 구겨진 삼성전자가 대반격에 나서고 있다.

반격을 위한 주무기는 다름아닌 기술력이다. 엔비디아 등 AI시장의 최대 바이어를 경쟁사에 내준만큼 선도기술로 경쟁구도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그간 수십년간 글로벌 메모리 기술을 선도해왔지만, AI열풍으로 수요가 폭발한 고대역폭 적층형 D램, 즉 HBM분야에선 이니셔티브를 놓쳤다.
늘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메모리 왕국'을 건설한 삼성으로선 치명적인 패착을 둔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메모리 기술력만큼은 삼성이 경쟁사를 압도한다.
삼성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으로 메모리 기술리더십으로 비교 우위를 확보, 현 상황을 기필코 뒤집겠다는 전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전력소모량 25% 개선...AI업체 비용절감 효과 클듯
삼성이 최근 AI반도체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HBM시장에서 선발기업인 하이닉스에 앞서 12단 5세대 HBM(HBM3E)를 개발한데 이어, 온디바이스 AI의 핵심 메모리인 LPDDR5X의 최고성능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이 17일 공개한 차세대 LPDDR5X D램은 동작속도인 10.7Gbps에 달한다. Gbps는 1초당 전송되는 기가비트 단위의 데이터를 말하는 것으로 10.7Gbps는 현존하는 LPDDR5X D램 중에서 전송속도가 가장 빠르다.
초고속 연산과 추론이 생명과 같은 AI시스템에서 속도는 거의 상수에 가깝다. 메모리 속도가 빠를 수록 AI성능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속도를 개선했음에도 메모리 사이즈는 작아졌다. 삼성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12나노급 LPDDR D램 중 가장 크기가 작다.
업계 최고 동작속도 10.7Gbps를 구현한 삼성전자의 LPDDR5X D램. 사진=삼성전자
업계 최고 동작속도 10.7Gbps를 구현한 삼성전자의 LPDDR5X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은 이번에 개발한 LPDDR5X D램이 전 세대 제품 대비 성능은 25%, 용량은 30%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 모바일 D램 단일 패키지로 최대 32기가바이트(GB)를 지원한다.

특히 작은 사이즈로 성능을 대폭 개선했음에도 전력소모량은 줄였다. 저전력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성능과 속도에 따라 전력을 조절하는 ‘전력 가변 최적화 기술’과 ‘저전력 동작 구간 확대 기술’ 등을 활용, 소비전력을 약 25% 개선했다.
전력 가변 최적화 기술은 전력 절감 기술 중 하나로, 프로세서에 공급되는 전압과 주파수를 동적으로 변경하여 성능과 전력소모를 함께 조절한다. 또 저전력 동작 구간 확대 기술은 저전력으로 동작하는 저주파수 구간을 확대해 전력소모를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이에 따라 모바일 기기에서 더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을 제공하고 서버에서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를 감소시킬 수 있어 총 소유 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 절감이 가능하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 연산과 추론으로 인해 막대한 전력소비량에 시달리고 있는 거대 AI업체나 클라우드업체 입장에선 소비전력을 25% 가량 줄인다는 것은 획기적인 비용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는 엄청난 메릿이다.
삼성 측은 "이번에 개발한 LPDDR5X가 작은 칩으로 구현한 저전력∙고성능 메모리 솔루션으로서 온디바이스 AI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 제품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바일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필드테스트 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응용분야 확산 기대...6세대 HBM 조가 개발도 검토
당장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전력 효율성이 중요한 IT 기기용으로 공급하고, 향후 모바일 분야를 넘어 AI PC, AI가속기, 서버, 전장 등 다양한 응용처로 적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배용철 삼성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 부사장은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PDDR D램의 응용처가 기존 모바일에서 서버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온디바이스 AI시대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PDDR D램의 수요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모바일기기에서 가전, 자동차, 로봇 등 전분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LPDDR5X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LPDDR5X D램. 사진=삼성전자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D램 용량 수요는 지난해 676억 기가비트(Gb)에서 2028년 1259억Gb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년만에 시장규모가 약 2배 가까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2018년 세계 최초로 8Gb LPDDR5 D램을, 2021년에는 세계 최초로 LPDDR5X D램을 개발하며 저전력·고성능 D램 시장 기술 리더십을 굳힌 삼성으로선 큰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삼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AI용 반도체 개발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HBM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12단 HBM3E 개발에 성공,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테스트를 받고 있으며, 6세대인 HBM4의 양산을 앞당긴다는 목표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HBM개발 전담팀까지 꾸렸다.
삼성이 연말이나 내년초쯤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독자 AI가속기 '마하-1'도 AI반도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마하-1은 거대언어모델(LLM) 추론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삼상은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간 병목 현상을 8분의 1로 줄이고, 파워 효율은 8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거대 생성형 AI에 특화된 H100 등 엔비디아의 GPU와 달리 마하-1은 가격이 10분의 1로 저렴해 향후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내친김에 삼성은 현재 마하-1의 다음 세대인 마하-2의 조기 개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메모리 최강 삼성이 과연 초기 HBM시장의 부진을 씻고 특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AI반도체 시장의 이니셔티브를 되찾아 올 수 있을 지 삼성의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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