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또 0.25% 내렸다. 지난 9월 빅컷(금리 0.5%인하)에 이은 2연속 금리인하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0~4.75%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달초 스몰컷을 단행해 벌어졌던 한미간의 금리차이는 1.75%포인트(p)에서 다시 1.5%p로 축소됐다.
연준의 이번 스몰컷은 시장이 예상했던 그대로다. 미국 고용상황과 경기둔화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에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두고 스몰컷 가능성이 대세였다.
관심은 12월 FOMC에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며 백악관 입성을 앞둔 상황에서 연준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 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연준 "고용안정에 급격한 금리인하 필요성 못느껴"
미 연준이 대선 이후 열린 첫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9월 이후 통화정책의 전환, 즉 피벗을 단행한 이후 2회 연속 컷이다. 당시 연준은 2020년 3월 이후 4년 반만의 금리 인하에서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소폭 인하는 그동안 미 경제에 부담됐던 인플레이션이 목표(2%)에 꾸준히 다가가는 등 진정 추세인데다, 실업률이 최근 몇달 동안 거의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급격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올초부터 노동 시장은 전반적으로 완화되어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리스크(위험)가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스몰컷 배경을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다만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는 리스크가 나타날 경우 통화정책의 스탠스를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 상무부는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7%로 둔화한 뒤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정체돼 있다.
성장률은 견고한 흐름이다. 지난달 30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분기(7~9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은 연율 2.8%로 집계됐다.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도 기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1일 발표된 올 10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1만2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허리케인과 파업 등의 일시적 영향을 받았다.
오히려 10월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고 전문가 추정치에도 부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9월 연준 회의에서 불안해 보이던 고용 시장은 이후 안정세를 보였고 소비자 지출은 여전히 강세에 전반적인 성장세도 견고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안정적인 실업률과 경제 회복세 유지를 위해 급격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2기 출범 앞두고 12월 마지막 FOMC에 관심집중
시장의 관심은 올해 단 한번 남은 12월 FOMC회의에 맞춰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1월 회의는 미 대선 결과에 대한 영향을 바로 반영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12월 회의는 사정이 다르다.
‘트럼프정부 시즌2’ 개막을 1달가량 앞둔 상황에 트럼프가 추진하려는 실제 정책이 조금 더 구체화돼 연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그간 12월에도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이번 대선으로 정권교체를 앞두고 있어 정책 변화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엄연히 독립기구이고, 위원들의 신분보장이 된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노선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통화정책을 밀어붙이기엔 연준으로서도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다.
NYT는 이와관련 “항공모함에 비유되는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점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면서 “트럼프의 높은 관세, 감세 및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공약이 현실로 바뀌는 것을 나중에 발견하면 후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1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6년 12월 연준 FOMC회의에서도 참석위원들간에 격론을 벌어졌던 전례가 있다. 그만큼 선거결과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올 마지막 FOMC회의는 12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트럼프의 취임식은 약 한달 후인 1월20일이다. 연준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연준의 선택은 한국은행의 금리결정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는 FOMC보다 약 열흘뒤에 열린다. 연준의 선택 결과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고 추가 스몰컷을 선택하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트럼프 2기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인만큼 일단 숨고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전세계 금융시장의 눈이 12월 FOMC로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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