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합

[이슈기획]금리 16개월째 요지부동...금리 묶고 성장률 높인 한은, 왜?

한은 23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3.5% 동결...작년 2월 이후 11회 연속 유지 물가불안·美긴축 영향...1분기 高성장 반영 성장률전망치는 2.5%로 높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본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본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3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대로 3.50%로 유지했다. 작년 2월 이후 11회 연속 동결이다.

2022년초 글로벌 복합위기 이후 세계적인 긴축 강화 흐름 속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3.5%선까지 끌어올린 후 16개월째 요지부동이다.
한은은 이로써 1999년 콜금리 목표제 도입 이후 2009년 3월부터 2010년 6월까지, 2016년 7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1년4개월간 금리동결을 단행한 이후 최장 기간 금리 동결 타이 기록을 세웠다.
◆물가상승 압력에 고환율·가계 부채 상황 등 고려
한은이 또다시 금리를 3.5%로 묶은 것은 불안한 물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비자물가는 3%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목표 수준(2%)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국제유가 불안과 농산물, 식품류가 고공비행을 계속하며 물가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를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생산자물가가 5개월째 상승중이다. 한은이 지난 22일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3% 올랐다. 다섯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은으로선 물가상승 압력이 가시지 않는 상태에 금리를 내릴 경우 인플레이션은 물론 환율·가계부채·부동산 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읽힌다.
금융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통화정책 흐름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당초 예상과 달리 긴축이 상당기간 길어질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위원들이 최근 몇 달 새 인플레이션이 지표(둔화세)가 충분히 진전되지 않았다며 금리인하를 늦추자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아예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극단적인 전망까지 내놓았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상황에 한은이 환율 상승과 외국 자본 유출 등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미 한-미간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대 수준(2.0%p)까지 벌어진 상태다.
◆성장률 전망치는 높여...4분기에나 금리인하 가능할듯
긴축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것도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한다는 민간부문의 주장에서 한은이 자유로울 수 있는 근거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수출3총사 이른바 반차선(反車船)의 동반 호조로 수출이 강세를 보이며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월대비 1.3% 치솟았다.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내수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정부와 한은, 시장의 당초 예상(0.5~0.6%)치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깜짝성장에 국내외 주요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이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종전보다 0.4%포인트(p) 높인 2.6%를 제시했고 JP모건은 2.8%까지 내다봤다. 금융기관들도 0.2~0.5%까지 전망치를 높였다.
한은도 이날 금리동결 조치를 단행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2.5%로 0.4%p 올려잡았다. 정부도 내달 2.6% 전후를 조정한 수정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한국은행은 23일 물가상방압력이 계속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한국은행은 23일 물가상방압력이 계속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상승세를 탄 경기가 2분기에도 순항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은 향후 물가수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금리를 묶으면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석달 전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금통위를 주관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올 하반기 월 평균 물가상승률이 2.3%를 기록할 경우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소비자물가가 2%대초반까지 떨어지는 시점이 돼야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전망은 대단히 불투명하다. 고물가를 주도해온 농산물가격이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 금·은·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며 물가상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 총재도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방 압력이 여전히 크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있지만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훨씬 더 커진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와 국내 물가, 소비, 성장률 등을 두루 종합할 때 올여름 금통위(7, 8월)에선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물가가 조기에 안정을 찾는다면 4분기엔 기대해볼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