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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기획]다시 고개 치켜드는 물가...고환율에 내년 물가 '적신호'

12월 물가 1.9% 상승, 넉달째 1%대 유지...전달대비론 0.4%p↑ 올 연간물가 2.3%올라...1500원 육박 환율에 상승폭 확대 우려

지난 2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채소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채소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잠잠하던 뮬가가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고환율에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소비자물가에 파장이 미치고 있다.

1%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상승률이 이달엔 1.9%를 찍었다. 넉달 연속 1%대는 유지했으나 2%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수입비중이 높은 석유류 등 원자재값이 강달러 현상으로 인한 환율 상승 여파로 슬금슬금 오르고 있어 내년 물가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정부 목표치 웃돌아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이달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지난 9월 1%대(1.6%)로 둔화된 이후 10월(1.3%)과 11월(1.5%)에 이어 넉달 연속 1%흐름을 이어갔으나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이달에 상승폭이 확대되며 다시 2%대에 근접한 것이다.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류가 환율 상승으로 1.0%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영향이 컸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환율이 급등하며 수입단가가 높아진 탓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 환율 영향과 전년도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그리고 유류세 인하율 조정 등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도 작황 부진에 따른 출하 부족으로 2.6% 올라 전월(0.3%)보다 상승률이 높아졌고 가공식품류도 줄줄이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2.0% 올랐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월 물가가 반등하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8(2020년=100)로 작년보다 2.3% 상승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의 물가안정목표(2.0%)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2020년 0%대에서 2021년 2.5%, 2022년 5.1%로 올랐다가 지난해(3.6%)에 이어 올해 2.3%까지 낮아졌다.
작황 부진에 따른 과일 가격 상승과 여름 폭염·폭우 영향으로 올해 농산물 가격이 높은 흐름을 나타내며 올해 물가 둔화폭을 줄였다. 농산물 물가는 10.4% 올라 2010년(13.5%)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보다 9.8% 뛰었다. 역시 2010년(21.3%) 이후 최고치다. 신선과실이 17.1%, 신선채소가 8.2% 상승했다. 신선과실 물가상승률은 2004년(24.3%)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석유류 가격이 1.1% 내렸으나 지난해(-11.1%)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축소됐고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데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월 물가 2% 진입 가능성...내년 물가상승 요인 많아
통계청은 서비스(2.2%), 전기·가스·수도(3.5%) 등 물가 오름세가 작년보다 약해져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하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우선 치솟고 있는 환율이 골칫거리다. 1500원대까지 뚫을 기세인 고환율은 당장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등에 반영되면서 물가에 강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1월 물가가 2%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내년 1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이달보다도 소폭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과 작년 1월 석유류 가격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설 성수품 수요 등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4년 연간 소비자물가 추이. 자료=통계청
2024년 연간 소비자물가 추이. 자료=통계청

기획재정부 측은 "내년 1월 물가 상승률은 2% 내외로 전망된다"며 "환율이 석유류에 바로 영향을 주고 다른 품목에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서서히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오전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다음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 연동보조금을 내년 2월 말까지 연장하고 겨울철 유류비, 난방비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에너지·농식품 바우처 지원, 주요 식품 원료 할당관세 지원 등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연간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 근원물가 안정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올해(2.3%)보다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의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환율 상승, 금리인하, 국제유가, 공공요금 인상, 중동전쟁, 미-중 갈등 등 악성 변수가 너무 많아 내년 물가가 올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외생변수를 감안할때 내년 물가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물가관리에 적신호가 켜진만큼 정부가 물가흐름을 주의 깊게 점검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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