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통상 '아이폰의 시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애플 플래그십 스마트폰 최신작 '아이폰16 시리즈'(이하 아이폰16)가 가을의 문턱에 그 베일을 벗었다.
애플은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소재 애플파크 스티브잡스시어터에서 아이폰16과 애플워치10, 에어팟4 등 2024년형 라인업을 일제히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행사 타이틀을 '이제 새롭게 빛나다'(It's Glowtime)로 정했다. 전작(아이폰15)의 부진과 최근의 위기 상황을 훌훌 털어내고 다시한번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2위다. AI폰으로 기선을 제압한 삼성에 1위를 내줬다. 그러나 프리미엄폰만 놓고보면 여전히 자타공인 세계 최강자다. 전세계에 퍼져있는 '팬덤'도 아직 막강하다. 아이폰16 출시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경쟁구도에 어느정도 균열이 예고되는 이유다.
◆카메라컨트롤 기능 도입...2배 빠른 AI 지원
애플은 아이폰15가 기대에 못미친 탓에 아이폰16 개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만큼 여러면에서 업그레이드에 성공하며 아이폰15에 비해 한발 더 진화했다. 우선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경쟁의 화두인 카메라 기능이 강화됐다.
아이폰16엔 새로 ‘카메라 컨트롤’ 기능이 도입됐다. 기기 우측 하단에 장착된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를 실행할 수 있고 사진 확대 및 축소, 빛 노출 등도 간단히 조절할 수 있다. 고급형 모델엔 4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5배 광학줌 망원 카메라가 탑재됐다.
음성 비서 시리(Siri)도 한결 똑똑해졌다. 가령 중간에 말이 끊겨도 이용자의 언어를 이해해 답을 내준다. 질문에 단계별 방법까지 안내해 준다. 사용자 동의에 따라 화면 속 콘텐츠를 이해하고 수백가지의 동작을 수행할 수도 있다. 애플이 전략적 파트너로 손잡은 오픈AI의 챗GPT에도 간단히 액세스 가능하다.
당장 아니지만 애플의 독자적 AI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도 다음달 업데이트된다. 애플표 AI생태계의 핵심으로 자체 개발 최신 AP(모바일칩) A18과 A18 프로가 장착돼 전작 대비 최대 2배 빠른 속도로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지원한다. 30% 가량 저전력을 구현, 배터리 부담을 줄였다.
팀 쿡 CEO는 “아이폰16은 처음부터 AI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할 정도로 애플 인텔리전스는 획기적이진 않지만 참신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용자가 급하게 날려 쓴 메모를 AI가 다듬어 세련된 초대장으로 만들어주는가하면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해주고 독창적인 이미지도 만들어준다.
녹음과 번역은 물론 수 많은 사진 가운데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모르는 사진을 찾을 때 기억나는 묘사를 타이핑하면 사진을 찾아준다. 메일 편지함을 빠르게 읽고 요약본을 제공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가장 상단에 표시해준다. 다만 영어 외의 지원언어가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제한적이다. 한국어 제공시점은 미정이다.
◆화웨이 세번접는폰 공개 '맞불' 등 악성 변수 많아
이처럼 다양한 업그레이드 기능과 AI로 중무장했지만, 아이폰16의 출고가는 전작과 같다. 원가는 상승했지만,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갤럭시S24의 출고가를 동결한 삼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모델인 프로맥스는 256GB 기준 1199달러(190만 원)다.
시리즈 구성은 6.1인치형(15.5㎝) 기본 모델과 6.7인치형(17.0㎝) 플러스(Plus)로 나뉜다. 기본 모델은 전작보다 0.1㎝ 살짝 커졌다. 고성능 모델은 6.3인치형 프로(Pro)와 6.9인치형 프로맥스(Pro Max)로 구분되며 고성능 모델의 경우 베젤이 작아지고 화면이 커져 전작 대비 화면크기가 0.2인치 커졌다.
아이폰16은 오는 13일부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등 59개국 이상에서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20일 공식 출시된다. 한국은 2009년 국내에 아이폰이 진출한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1차 출시국으로 격상(?)됐다.
아이폰16이 상용화모드로 전환함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의 시간으로 바뀔 전망이다. 수 년전부터 프리미엄폰 시장은 1월 갤럭시S의 시간, 7월은 갤럭시Z(폴더블폰)의 시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관심은 아이폰16이 과연 시장에 얼마만큼의 임팩트를 줄 수 있느냐에 쏠려있다.
애플은 아이폰16으로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가 않다.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간밤 애플 주가는 전장 대비 0.04% 상승했다가 시간외 거래에서 0.01% 하락하며 이같은 분위기로 반영했다.
무엇보다 전작부터 제기된 애플표 혁신이 별로 눈에띄지 않는다는 평가다. 애플이 내세우는 AI가 삼성 갤럭시 AI에 비해 눈에띄게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렵다. 게다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다음달에야 사용할 수 있다. 그나마 테스트성격이 강한 베타 버전이다.
텃밭인 중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아이폰16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이폰 판매량이 미국보다 많은 나라인데, 전작부터 판매부진이 뚜렷하다. 미-중간의 갈등이 고조되며 중국 특유의 '애국소비'가 두드러진데다, 화웨이를 필두로 중국산 스마트폰이 급부상한 결과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리더 화웨이가 아이폰16을 겨냥한 듯 10일 폴더블폰 최신작 '메이트XT' 전격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2번 접는 트리폴드폰으로 이슈를 모으며 지난 7일 사전예약 이후 무려 3백만대를 소화했다. 아이폰16이 중국시장에서 이렇다할 성장이 없다면, 전작의 판매량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도 아이폰16의 임팩트를 줄이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아이폰16이 첫 AI아이폰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도 교체수요가 뒤를 받쳐주지 않으면 아이폰의 유의미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클리프 말도나도는 "AI폰은 아직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이 'AI지각생'으로 불릴만큼 AI에 대한 대응이 늦어 AI이슈를 삼성이나 중국업체에 빼앗긴데다, 특유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찾기 어렵고 경기마저 안좋아 아이폰16 큰 흥행을 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강력한 아이폰팬덤을 바탕으로 4분기까지는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지배력에 어느정도 영향은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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