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탓에 5월 소비자 물가가 2%대 중반 진입에 실패했다. 물가상승률 둔화세는 지속되며 2% 중반진입을 기대했으나 사과, 배 등 '금(金)과일'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그러나 물가는 지난 3월(3.1%)을 정점으로 매달 0.2%씩 떨어지며 점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양상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가 2%까지 내려온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과일값 상승률 40% 육박...밥상물가 부담 여전
통계청이 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연초 3%대로 치솟았다가 4월에 2%대(2.9%)에 재진입한 이후 지난달 다시 0.2%포인트(p) 떨어지며 두달 연속 진정세를 보였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주요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해 전월과 동일했다.
식품이 3.9%, 식품 이외가 2.5% 각각 상승하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지수는 여전히 높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생선·해산물·채소·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이 17.3% 올랐다.
4월보다는 3.0%p 하락했지만, 여전히 20%에 가까운 고공비행에 서민들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신선식품은 ‘밥상물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신선 어개는 1.3% 하락했으나 신선 과실이 39.5%, 신선 채소가 7.5% 상승했다. 특히 배는 126.3% 상승하면서 197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사과도 80.4%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신선과실 상승률은 3월 40.9%, 4월 38.7%를 기록하는 등 40% 안팎의 오름세를 지속하며 사상 초유의 장기 고물가행진을 이어갔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8.7% 오르며 전체 평균 물가 상승률(2.7%)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그나마 채소와 축산물 물가가 떨어지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농산물만 놓고보면 상승률은 19%에 달한다.
◆근원물가 진정세...6월 물가 2%대 중반 진입 기대
물가 2%대 중반 진입을 가로막은 또 하나의 장애물은 석유류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석유류는 3.1% 상승하며 지난 3월 14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3개월 연속 오름세다.
상승 폭도 지난해 1월(4.1%)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석유류와 건강기능식품 등 가공 식품의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2%로 1%대 진입 문턱까지 도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2.2%는 올랐다.
근원물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임에 따라 6월 이후 소비자물가가 2%대 중반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변수는 농산물과 석유류다. 하지만, 석유류는 중동불안에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며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이번주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00원대 안착한 상태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름값은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농산물, 특히 과일값도 속도는 느리지만 진정세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과일이 대체재로 떠오르며 금과일 여파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식품 등 공산품 가격이 꿈틀대고 있지만 근원물가가 상당히 진정된데다, 농산물과 석유류 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6월 물가는 2%중반까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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