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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기획]1%대 초반까지 낮아진 물가...한은, 기준금리 더 내리나

10월 물가상승률 1.3% 둔화…2021년 1월 이후 3년9개월만 최저치 석유류값 하락에 안정세 지속할듯...한은 이달 금통위 앞두고 '장고'

소비자물가가 3년9개월만에 최저수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채소류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채소코너.
소비자물가가 3년9개월만에 최저수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채소류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채소코너.

10월 소비자물가가 1%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하면서, 적어도 데이터만 놓고보면 물가안정세가 뚜렷하다.

중동 정세 불안에도 불구, 석유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데 힘입어 소비자물가가 20221년 1월 이후 3년9개월만에 최저치까지 도달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무 등 채소류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환율불안으로 물가상방 압력이 남아있지만, 당분간 2%대 미만의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채소류 제외 대부분 안정세...공업제품 44개월만에 하락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3% 상승했다. 2021년 1월 0.9% 상승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2.9%) 3% 아래로 내려온 뒤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다가 9월(1.6%)부터 1%대로 낮아졌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1.2% 올라 전체 물가를 0.1%포인트(p) 끌어올렸다. 채소류가 작년 같은 달보다 15.6% 오르며 2022년 10월(22.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장재료인 배추(51.5%)와 무(52.1%)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채소 물가의 '나홀로 급등 속에서 쌀 가격은 8.7% 떨어지면서 작년 1월(-9.3%) 이후 21개월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사과(-20%), 포도(-6.5%) 등 과일류 가격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작년에는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매우 높았는데, 올해는 출하량이 늘면서 하락세를 보인다"며 "반면 채소류는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가 낮아졌다. 사진=연합뉴스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가 낮아졌다. 사진=연합뉴스

공업제품은 아예 1년 전보다 0.3% 하락했다. 21년 2월(-0.8%) 이후 44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이다. 석유류 가격이 1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10.9%)을 기록하며 전체 물가를 0.46%p 끌어내렸다.

서비스 물가는 2.1% 올랐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오르며 전체 물가에 0.96%p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민들이 통계청의 데이터를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황경임 과장은 "국제 유가 안정화 및 지난해 높은 가격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다"며 "외식 물가는 배달료 상승, 일부 할인행사 종료 등으로 인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가 1.6% 상승률을 기록하며 1%대로 내려앉았고 생활물가 지수 상승률도 1.2%를 기록해 둔화흐름을 이어갔다.
◆11월 전망도 낙관적...한은 추가 금리인하 주목
11월 물가 전망도 비교적 낙관적이다. 정부는 석유류 및 과일류 가격의 기저 요인이 점차 사라지면서 11월에는 소폭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기상이변·국제유가 급등 등 특별한 외부충격이 없다면 2% 이내의 안정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 역시 물가 안정 흐름이 견고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중반, 근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했다"며 "물가 안정의 기반이 견고해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근원물가가 2% 부근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가 빠르게 안정세를 찾으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오랜기간 고물가와의 전쟁을 위해 고강도 긴축을 펼쳤던 것에 비춰보면, 물가가 1%대 초반까지 낮아져 금리인하의 확실한 명분으이 생겼다.
여기에 2, 3분기 연속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된 것도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 수출이 계속 호조를 띠고 있음에도 위축된 소비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문제는 가계부채와 집값안정이다. 금리를 더 낮출경우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며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를 다시 늘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한은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 총재는 5일 한국금융학회와 공동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 축사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성장과 금융안정 간 상충 우려에 대한 고려가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민간 신용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을 통화정책 결정 때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가가 안정되고, 소비가 부진하다고 무작정 금리를 내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가계와 기업 금융의 구조적 문제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내수진작과 성장률 개선 못지않게 중요한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전망도 반반으로 갈린다.
깊은 고민에 빠진 한은은 과연 금리 '동결'과 '인하', 어느 쪽을 택할까. 오는 28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앞두고 한은이 과연 어떤 선택지를 들고 나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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