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국무회의를 열어 677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올해 본예산 대비 3.2%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발표한 중기재정 계획상 지출 증가율이 4.2%로 예상됐지만 건전재정을 작심이라도 한듯 이 보다 1.0%포인트(p)를 낮춰 편성했다.
윤석열 정부들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총 지출 증가 규모 억제를 통한 강력한 재정 정상화 의지가 엿보인다.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 긴축재정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전 정부 임가 3년 지출증가율 평균치의 절반이하
정부는 2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5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정부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되고 이후 각 상임위원회,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본회의서 확정될 예정이다.
내년 정부 예산안을 보면 우선 수입은 39조6천억원(6.5%) 증가한 651조8천억원으로 잡았다. 국세가 15조1천억원(4.1%), 기금 등 세외수입이 24조5천억원(10.0%)이다.
총지출은 올해보다 20조8천억원, 3.2% 늘어난 677조4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정부가 출범한 2022년 예산(604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12.1% 늘어난 규모다.
총지출 개념이 도입된 2005년 이후로 역대 정부 가운데 임기 첫 3년간 가장 낮은 증가율 기록이다. 이전 정부 첫 임기 3년 평균치(8.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도 경상 성장률(4.5%)에도 1.2%p 못미치는 긴축재정이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올해 지출증가율(2.8%)보다는 0.4%p 상향 조정됐지만, 증가폭을 2년 연속 3% 안팎에 묶었다.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건전 재정의 맥을 임기 4년차로 접어드는 내년에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악화했다”며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신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총 24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24조원)와 올해(23조원)에 이어 3년 연속으로 20조원대 재구조화를 진행하겠단 것이다.
지출 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원은 노인·장애인·취약아동 등 약자복지 강화, R&D지원 등 경제활력 확산, 필수의료 확충과 지역의료 복원 등 미래를 위한 체질개선, 국방과 치안·자연재해 대응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R&D 11.8% 증액, 역대 최대...복지부문도 증액 편성
가장 눈에띄는 부분은 R&D예산으로 올해보다 11.8% 늘려잡았다. 전체 12개 분야 중 내년 예산이 두자릿수 비율로 늘어난 것은 R&D부문이 유일하다. 올해 R&D 예산 감축으로 과기계의 집중 포화를 맞고 국민여론이 크게 악화된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R&D 예산은 주로 3대 게임체인저 기술과 12대 전략기술 등 선도형 R&D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식 편성을 했다. 총 R&D 예산 규모는 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문재인 정부시절 마지막 편성한 지난해 29조3000억원보다도 4천억 가량 많다.
보건·복지·고용 예산도 4.8% 증액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일·가정 양립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천억원을 배정했고, 청년 일경험 지원 예산을 469억원 늘렸다.
육아기 단축근무를 돕는 동료에게 보상하면 사업주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는 지원금에 252억원을 쓰기로 했다. 의대 증원에 따른 국립의대 시설, 장비 확충과 사립의대 융자 등에도 4천억원을 할당했다.
약자복지 차원에서 기초생활보장의 생계급여액을 연간 141만원 인상한다. 관련 예산은 1조원가량 증액된다. 또 노인 일자리를 현행 103만개에서 110만개로 늘린다. '1천만 노인 인구'의 최소 10%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1조6천억원을 투입해 기초연금을 1만원(33만4천원→34만4천원) 인상한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주택을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2천호(임대 15만2천호·분양 10만호) 공급한다. 예산은 14조9천억원에 달한다.
환경(4.0%), 외교통일(3.7%), 교육(3.5%) 등의 부문 예산 증가율이 평균치를 넘는다. 국방예산은 60조원 넘는 규모로 편성된다. 인건비가 총 22조8천억원을 웃돈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최초 양산에 1조1495억원을 투입하며 레이저 대공무기도 712억원을 들여 양산을 본격화한다.
이 외에 전기차 스마트제어 충전기(2만3천기→9만5천기)를 대폭 확충하고, 딥페이크 인공지능(AI) 영상·음성분석 예산도 신규 편성한다.
최 부총리는 “당면한 민생과 경제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국가채무가 1200조원을 훌쩍 넘어 미래 세대의 부담이 한층 무거워진 생황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재정을 효율적, 전략적으로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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