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그룹 중에서 가장 잘나가는 현대차그룹이 더 고삐를 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올해부터 3년간 68조원을 투자하고 8만명을 채용한다는 통큰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로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약 2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룹의 중요한 고비 때마다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왔던 정의선 회장의 승부수가 다시한번 빛을 볼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SDV 등 미래 중점기술 R&D에 31조1천억원 투자
현대차그룹의 이번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은 모빌리티와 관련 부문에 집중돼 있다. 자동차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가 현대차그룹의 핵심이자,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두 쌍포를 바탕으로 이미 세계 3위의 완성차 메이커로 올라섰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에선 어느 정도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업체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제패한 중국이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모빌리티의 등장으로 지금의 경쟁구도가 어떻게 바뀔 지 예측불허다.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다. 그런만큼 현대차그룹으로선 글로벌 모빌리티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결단을 내린 것으로 읽힌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26년까지 향후 3년간 국내에 68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는 연평균 약 22조7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작년(17조5천억원)과 비교해도 30% 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이중 45.6%에 달하는 31조1천억원을 연구개발(R&D)에 배정했다. 미래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기술개발 투자가 그 무엇보다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R&D투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SDV는 SW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의미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 독보적인 SDV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연구 인프라 확충, EV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 등 경상부문에는 부문별 투자중 가장 많은 35조3천억원을 할당했다. 총 투자의 51.9%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략투자에도 1조6천억원을 집행키로 했다.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연평균 2만7천명 채용...재고용으로 1만3천명 충원
투자를 늘리면 고용은 따라오게 마련이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함께 오는 2026년까지 향후 3년간 8만명을 직접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3년 동안 연평균 2만7천명 가량의 고용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채용 부문은 크게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 확대·경쟁력 강화 ▲고령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으로 나뉜다. 우선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해 4만4천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전동화, SDV, 탄소중립 실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 등 그룹차원의 굵직굵직한 신사업 추진에 대량의 고용 창출이 수반될 것이란 얘기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EV) 라인업을 31종을 확대할 계획인 데, 이에 맞춰 대규모로 인력을 확충이 예정돼 있다.
이 외에 친환경·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 차세대 원전 개발, 신소재 활용 강판 개발, 스마트물류 솔루션 사업 등도 많은 인력을 필요로한다.
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2만3천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신규 고용 인력은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을 개발하고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에 집중 투입한다.
정년퇴직 후에도 회사에 남아 일정기간 근무할 수 있는 재고용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3년간 1만3천명의 재고용할 계획을 수립했다. 이미 8개 계열사가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를 시행중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고용계획은 관련 전후방 협력업체의 고용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완성차 부문 고용 증가에 따른 부품산업 추가 고용 유발분 11만8천명까지 고려하면 전체 고용 효과는 19만8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의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투자 및 고용계획에 대해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는 소위 '빅 블러(Big Blur)' 시대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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