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의 눈이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쏠려있다. 연준은 오는 17∼18일(미국 시각) FOMC를 열어 정책금리(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 워싱턴DC에서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9월 금리인하를 사실상 예고한데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통화정책의 전환, 피벗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피벗을 넘어 연준의 금리인하 폭에 집중되고 있다. 기준금리를 0.25% 내리는 '베이비컷'과 0.5% 인하하는 '빅컷'에 따라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베이비컷 전망 다소 우위...빅컷 배제 어려워
미국 정책금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8회 연속 변화가 없었다. 미국의 견고한 경제지표 흐름이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목표(2.0%)와의 거리가 있다는 명분 아래 5.25∼5.50%의 기준금리가 1년간 요지부동이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고용상황의 악화와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부터다. 7월 FOMC 당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기대 경로에 맞춰 둔화하는 가운데, 금리인하가 9월 회의 때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예고했다.
파월은 이어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정책심포지엄, 이른바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을 통해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9월 피벗'을 재차 언급했다.
이후 시장은 9월 금리인하를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속에서 인하 폭의 관심이 쏠려있다. 파월은 이와관련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는 데이터, 경제전망, 위험 균형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현재 FOMC의 금리인하 폭을 놓고 '0.25%' 대 '0.5%' 전망이 맞서 있다. 하지만, 베이비컷 가능성이 다소 높아보인다. 8월 미국 고용둔화세는 이어졌지만, 급격한 침체를 우려할 상황은 아직 아닌 것으로 나타나면서 빅컷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여기에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베이비컷 가능성이 높아지고 빅컷이 동력을 다소 잃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9월 FOMC에서 연준이 빅컷에 나설 만큼 침체수준은 아니다"라며 일단 9월 베이비컷을 단행하고 고용시장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경우 추후 빅컷에 나설 수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남은 총 3번의 FOMC에서 매번 0.25%씩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도구(툴)는 지난 12일 이번 FOMC에서 베이비컷 확률을 59.0%로 예상했다. 한 달 전 50 대 50 동률을 이뤘으나 베이비컷으로 저울추가 옮아간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경기 침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만만치않다. 시장에서 연준이 지난 7월 FOMC에서 금리인하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만큼 이번에 빅컷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는 약화됐으나 고용시장은 하방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연준이 9월 0.5%를 인하한 후 11월 0.5%, 12월 0.25% 등 올해 총 1.25%를 낮출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유동성 확대에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 긍정적 영향
빅컷이냐, 베이비컷이냐. 2022년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2년6개월만에 피벗에 나설 연준이 이번 9월 FOMC에서 금리인하 폭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금융 등 자산시장 전반에 파급효과는 적지않을 전망이다.
일단 미국 정책금리 인하로 현재 2.00%포인트(p)로 역대 최대폭까지 벌어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최소 1.75%p에서 최대 1.5%p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로인해 원달러 환율 안정과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인해 증시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만약 빅컷을 단행하면 한은이 집값상승과 가계부채 급등 부담에도 불구,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는 증시의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긴축완화로 시장 유동성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는 금리인하 소식에 강세가 예상된다. 지난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5.95% 급등하며 이미 '금리인하 랠리'를 시작했다.
국내 증시에도 외국 자본이 다시 유입되며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연준이 빅컷을 결정한다면 그만큼 미국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을 대변하는 것이어서 우리나라 경제·금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미 금리인하 기대감에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암호화폐 시장에도 희소식이다.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6만 달러선을 회복했다. 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14일 오전 12시15분(서부 시간 13일 오후 9시15분) 비트코인의 가격은 6만334달러(8036만원)로 전일 대비 4.1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달러파워를 지닌 미국의 피벗은 그 폭을 떠나 전세계 자본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과연 연준이 예상대로 베이비컷을 단행할 지, 아니면 빅컷을 통해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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