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고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11월 생산이 뒷걸음질쳤다. 석달 내리 감소세다. 생산의 핵심인 광공업생산이 자동차 부진 여파로 하락폭이 유난히 컸던 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기업들이 대대적인 할인판매에 나선 코리아세일페스타(KSF) 효과로 소비는 일부 반등에 성공했으나 전체적인 경기 지수는 9개월째 발이 꽁꽁 묶여있다.
갈피를 잡기 어려운 탄핵정국과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수출전선과 소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전망도 어둡다. 경기회복에 주력해도 모자랄 정부는 거대야당의 '릴레이 탄핵'에 흔들리며 동력을 잃고 있다.
◆반도체 선전에도 광공업생산 큰 폭 하락...자동차 부진
11월 산업생산이 자동차 파업 등의 영향으로 석 달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혹한기의 늪에 빠져있는 건설업은 7개월째 생산이 줄며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장 감소 기록을 갈이치웠다.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현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지수는 9개월째 반등하지 못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6으로 전달보다 0.4%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올 5∼7월 내리 감소했다가 8월 반짝 증가했지만 9월부터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광공업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3.9%) 등에서 늘었지만 자동차(-5.4%), 전자부품(-4.7%) 등에서 줄면서 0.7% 감소했다.
반도체의 성장이 없었더라면 낙폭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 지수는 175.2로 역대 최고 수준을 찍었다. 고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눈부신 활약이 그나마 광공업생산을 넘어 전체 경기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와 달리 자동차는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파업여파까지 맞물리며 산업생산 부진에 악성 변수로 떠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부품사 파업이 10월에도 있었는데 11월에도 이어졌다"라며 "완성차 부품 생산이 줄어든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3.2%) 등은 늘었지만 대출 증가세 둔화로 금융·보험(-2.9%) 등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전달(0.6%) 소폭 반등 뒤 일부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소폭 반등 소비도 전망 어두워..."산업활동 당분간 위축"
소비가 다소 회복된 게 그나마 전산업생산지수의 낙폭을 줄이는데 한 몫했다.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승용차 등 내구재(-0.1%) 등에서 줄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4.1%) 소비가 크게 늘면서 전달보다 0.4% 반등에 성공했다.
정부가 소비회복의 터닝포인트로 삼았던 KSF 덕분으로 읽힌다. 정부와 산업계는 지난 한달 내내 대대적인 할인판매와 판촉활동을 전개했다. 이에 따라 대형 소비촉진 행사를 통해 의류·신발·취미용품 등 판매가 급증하며 소비회복을 이끌었다.
소비는 지난 9∼10월 두 달째 줄어들다가 석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9% 줄어든 것이다. 장기 고금리 고물가 속에서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산이 위축되면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11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0.1%)는 늘었지만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2.0%)에서 크게 줄면서 전달보다 1.6% 줄었다. 지난 10월에 이은 두 달째 감소세다.
건설기성(건설업·불변)은 건축에서 공사 실적이 줄면서 0.2% 줄었다. 건설업은 지난 5월 이후 7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이다. 공사비 급상승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축이 맞물리며 1997년 8월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기 역성장 기록이다.
정부는 11월 산업활동이 전산업 생산이 감소하며 회복경로 불확실성 확대된 모습으로 자체 분석하고 경기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기금운용계획 변경, 공공기관 추가투자, 정책금융 등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내수 등 경기 보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핵심품목의 수출전선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워진데다, 이달 3일 윤석열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정국혼란 속에서 소비가 눈에띄게 위축되고 있어 당분간 산업활동이 활기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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