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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정국혼란·트럼프리스크에 얼어붙은 기업심리...내수·수출 BSI '뚝'

한경협 600대기업 대상 BSI 조사, 내년 1월 84.6, 5년만에 최대 낙폭 2년10개월 연속 '부정적'....내수·투자·수출·고용 등 7개부문 다 비관적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성장세가 꺽인 가운데, 내년 1월 수출BSI가 5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 야적장. 사진=현대차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성장세가 꺽인 가운데, 내년 1월 수출BSI가 5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 야적장. 사진=현대차

정부와 주요기관이 줄줄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이하로 낮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야권이 대통령에 이어 권한대행 탄핵까지 추진하는 등 정국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트럼프리스크'까지 맞물리며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역대 최장기인 2년10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수 회복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수출 전망까지 어두워 을사년 새해를 앞두고 한국 경제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BSI조사 시작 후 50년만에 최장 연속 부진 기록
국내 주요기업의 내년 1월 경기전망이 역대 가장 긴 34개월 연속 부진하고, 월간 전망치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본격화했던 지난 2020년 초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가 84.6으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낮으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100 이하로 낮아질 수록 경기전망이 어둡다는 의미다.
BS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글로벌 복합위기가 불거진 2022년 4월(99.1)에 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무려 34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경협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인 1975년 1월 BSI조사를 처음 시작한 이래 50년 만에 역대 최장 연속 부진 신기록이다. 종전 역대 최장 기록은 2018년 6월∼2021년 2월까지 33개월이었다.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로 내년 1월 기업경기전망지수가 뚝 떨어졌다. 사진은 업종별 BSI 추이. 자료=한경협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로 내년 1월 기업경기전망지수가 뚝 떨어졌다. 사진은 업종별 BSI 추이. 자료=한경협 

더욱이 충격적인 BSI 낙폭이다. 1월 BSI 전망치는 전달(97.3)에 비해 무려 12.7포인트(p) 하락했다. 코로나19 대란으로 글로벌 경제가 치명상을 당한 2020년 4월 25.1p 하락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년 1월 경기 전망이 어둡다. 제조업 BSI는 84.2, 비제조업은 84.9로 거의 같았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 BSI는 지난 3월 100.5를 기록하며 기준점을 턱걸이한 이후 4월(98.4)부터 10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10개 제조업종 중에서 전자 및 통신장비(105.3)만이 유일하게 긍정 전망을 보였을 정도로 총체적인 부진이다.
지난달 긍정 전망(105.1)으로 돌아섰던 비제조업 BSI는 한 달 만에 20.2포인트 급감했다. 비제조업은 7개 세부 업종 중 운수 및 창고(103.8)만 호조 전망을 나타냈다.
◆경제 버팀목 수출BSI, 51개월만에 최저치
조사 부문별 BSI를 보면 더욱 심각한 분위기다. 내수 88.6, 투자 89.4, 고용 90.0, 수출 90.2, 자금 사정 92.1, 채산성 94.0, 재고 104.9 등 7개의 모든 항목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오히려 재고과잉으로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주목할 부분은 경제성장률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수와 수출이다. 내수 BSI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수출은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신3고로 인해 꽁꽁 얼어붙은 내수 BSI는 7개 부문장 가장 낮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수가 정국불안 속에서 내년에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올해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 BSI가 90선에 간신히 턱걸이해 주목된다. 성장률 둔화세가 뚜렷해진 수출이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기업들이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극히 일부업종을 제외하고 내년 경기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부업종별 1월 BSI 현황. 자료=한경협
극히 일부업종을 제외하고 내년 경기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부업종별 1월 BSI 현황. 자료=한경협

내년 수출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한경협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천대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해 지난 22일 발표한 결과에서도 응답 기업들은 내년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이 1.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와 수출은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불황일수록 투자하라'는 말이 있지만, 경기전망이 어두우면 투자 역시 밝을 수가 없다. 이번 조사에 투자 BSI가 작년 4월(88.6)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 신정부 출범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 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정부가 환율 안정 노력과 산업 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고, 정치권이 이사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등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입법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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