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새롭게 공개한 챗GPT의 새 모델 '챗GPT-4o'가 음성모방 논란에 휩싸이며 또다시 세계적인 AI이슈에 중심에 섰다.
GPT-4o는 기존 버전과 달리 명령어를 듣고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음성으로 자연스럽게 대화까지 가능한 한발 더 진화한 챗봇이다.
오픈AI는 GPT-4o를 공개하며 5개의 AI목소리 콘텐츠를 내놨는 데, 이중 하나인 '스카이'(Sky)가 미국 유명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를 도용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특정인의 목소리를 비즈니스에 이용할 경우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거나 별도 라이센스 계약을 하는게 마땅한데, 요한슨이 오픈AI측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요한슨 "법적대응" 시사...오픈AI "잠정 서비스 중단"
발단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AI비서를 사람과 AI의 사랑을 소재로 다룬 영화 ‘허(Her)’에 비유하면서 부터다.
올트먼은 GPT-4o를 공개한 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her'라고 게시하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영화 Her에서 목소리를 연기한 AI비서(요한슨)와 챗GPT의 스카이의 음성이 절묘하게 닮았기 때문이다.
오픈AI가 만약 무단으로 요한슨의 목소리를 도용한 것이 밝혀지면, 법적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요한슨은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논란이 커지자 오픈AI측은 일단 스카이 서비스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오픈AI는 19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우리는 어떻게 스카이를 선택했는 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사용을 일시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측은 “요한슨의 목소리를 모방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다른 전문 배우의 목소리를 학습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오픈AI의 말대로 전문배우를 썼다면 누구인지 밝히면 될 일인데, 오픈AI측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우의 이름을 공유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스카이를 포함해 챗봇의 5개 목소리를 5개월에 걸친 캐스팅과 녹음 과정을 통해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성우와 영화배우 등으로부터 약 400개 음성을 받아 이를 14개로 압축한 뒤 내부팀이 최종 5개를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오픈AI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당사자인 요한슨과 관련업계, 사용자들 사이에선 스카이와 요한슨의 목소리가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라이벌 '구글 김빼기'...전략적 논란 키우기 분석
당사자인 요한슨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는 즉각 성명을 통해 “오픈AI가 자신의 음성과 ‘무섭게도 비슷한’ 새로운 GPT-4o 목소리를 공개한 뒤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요한슨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오픈AI측이 요한슨의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여러차례 요청을 했지만 거절을 했기 때문이다.
요한슨에 따르면 올트먼은 GPT-4o 발표 이틀전에도 목소리 사용 허락을 위한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요한슨이 명확하게 답변을 하기전에 신모델을 공개했다.
오픈AI가 요한슨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모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여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봐도 오픈AI측이 요한슨의 목소리를 어떤식으로든 무단 활용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당사자가 목소리 사용 제안을 거듭 거절했음에도 오픈AI는 왜 요한슨과 유사한 목소리를 버젓이 사용한 것일까. 올트먼은 또 왜 'her'란 단어까지 SNS에 제시하며 스스로 논란을 야기했을까.
오픈AI가 요한슨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도용했다면, 그 이유는 대략 2가지로 유추 가능하다. 우선 구글 등 경쟁 AI업체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AI이슈'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 오픈AI는 최대 라이벌인 구글이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를 적용한 검색서비스 ‘AI오버뷰’를 공개하기 하루전에 요한슨과 유사한 목소리의 AI비서를 탑재한 GPT-4o를 기습적으로 공개했다. 생성형 AI를 비롯한 거대 AI시장에서 최대 경쟁자인 구글의 신모델 론칭의 김을 빼버린 것이다.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린 올트먼의 의도된 전략이란 해석도 나온다. 요한슨과 닮아도 너무 닮은 스카이의 목소리가 공개될 경우 목소리 도용 논란에 빠져들 것을 올트먼이 몰랐을 리 없다는 의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올트먼이 의도했던 안했던 이번 요한슨 목소리 도용 논란으로 GPT-4o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챗봇'이라는 이미지를 크게 제고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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