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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한화 美필리조선소 인수가 작지만 의미있는 빅딜인 이유

필리조선소 미국내 운항 상선 50% 점유...한화, 북미진출 교두보 확보 美군함 MRO자격보유, 20조 거대시장 뉸앞...잠수함 수주에 기여할듯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을 통해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한다. 사진은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을 통해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한다. 사진은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대우조선(현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조선과 방산부문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전격 인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기업이 미국 조선사를 인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데다, 필리조선소가 단순한 조선업체가 아니라 방산 등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방산 및 상선 시장 진출을 위해 공을 들여온 한화로선 미 본토 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동시에 그룹의 방산 밸류체인에 또 한조각의 의미있는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1억달러에 인수...북미 방산시장 진출 날개달아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의 모기업인 노르웨이의 에너지기업 아커(Aker)측과 지분 100%를 1억달러(약 1380억원)에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양측은 세부적인 인수절차를 늦어도 연말안에는 마무리할 계획이다.
필리조선소의 실질적인 인수 주체는 한화그룹 방산 관련 계열사인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다. 인수후 지분율 각각 60%와 40%다. 두 회사의 모기업은 한화그룹 방산부문 지주사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인수 자금은 각 사의 미국법인을 통해 투입된다. 한화오션은 미국 종속회사인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을 통해 투자하고, 한화시스템은 'HS USA홀딩스'(가칭)란 별도 SPC(인수목적회사)를 만든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표면적으로 한화의 이번 필리조선소 인수는 딜사이즈(거래규모)만 놓고 보면 빅딜이 아니다.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얘기도 나온다.

필리조선소가 지난해 기준 7161만 달러(약 9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2018년부터 6년째 적자가 지속되며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의 사업적 시너지효과를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필리조선소를 인수함에 따라 한화가 얻을 수 있는 반대급부가 적지 않다. 우선 미국 내 조선소를 품에 안음으로써 한화는 자연스럽게 북미 선박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미국은 연안무역법(존스법)에 따라 자국에서 건조하거나 상당 부분 개조된 선박에 한해 해상운송권을 부여한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업체다.
◆미 군함 MRO 큰 시장 진입...특수선 라인업 확충
필리조선소는 미국에서 생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할 정도로 나름대로 입지가 탄탄하다.
지난해말 미국에 한화오션USA홀딩스를 설립,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한화오션으로선 날개를 단 셈이됐다.
한화는 이에 따라 필리조선소 인수가 마무리되는대로 추가 증자 등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 건전성 확보하고 본격적인 신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조기 경영 정상화를 계기로 이곳을 북미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필리조선소는 또 상선과 함께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다목적 훈련함, 수송함 등 방산용 함정과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특수선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방사청과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 대표단이 지난해 11월 13~15일(현지 시각) 미국의 조선소 및 해군 해상체계사령부(NAVSEA)를 방문했다. 사진=방사청 제공
방사청과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 대표단이 지난해 11월 13~15일(현지 시각) 미국의 조선소 및 해군 해상체계사령부(NAVSEA)를 방문했다. 사진=방사청 제공

고부가 특수선과 군함, 잠수함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 입장에선 라인업을 확대와 북미 방산 시장 진출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란 얘기다.

더욱 주목해야할 점은 필리조선소가 필리조선소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 해군이나 해경의 배를 수리하거나 유지보수할 수 있는 MRO(유지·보수·정비) 자격을 보유한 조선소란 사실이다.
미국은 해군의 군사력이 워낙 막강하고 수송함의 잦은 출동에 MRO 수요가 많아 이 시장이 대략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조선업이 취약해 MRO를 소화할 도크(dock) 자체가 많지 않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길이 330m, 너비 45m의 대형 도크 2개를 보유하고 있다.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필리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도크는 향후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관리(MRO) 사업 수행을 위한 효과적 사업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폴란드 방산기업과 잠수함 MRO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MRO사업에 관심이 많다.
◆한화, 한국판 록히드마틴 완성에 한발 더 다가서
특히 미국의 함정 시장은 미 해군 함대 소요 대비 생산 공급 부족으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니즈가 높은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대형 구축함, 잠수함 등 방산용 선박을 건조할만한 조선업체는 한국과 일본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한화는 이에 따라 자사의 잠수함 건조 능력과 필리조선소의 네트워크를 접목,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잠수함 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한하가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 군함과 약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

한화시스템 입장에서도 필리조선소 인수는 플러스요인이 많다. 무엇보다도 필리조선소 인수로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에 있어 공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근 세계 함정 시장은 시스템 통합 및 제조 등 첨단 방산 기술 업체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상선 및 함정 시스템 관련 스마트십 솔루션인 ECS(통합제어장치)∙IAS(선박 자동제어 시스템) 등 한화시스템의 해양시스템 기술력에 필리조선소의 네트워크가 접목된다면, 보다 다양한 상선 라인업 구축과 시너지 효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 측은 "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기술, 스마트십기술, 스마트야드 기술 등을 필리조선소에 효과적으로 접목, 압도적인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을 갖춘 북미 최고의 조선소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빅3 조선업체중 하나인 한화오션과 그룹내 다양한 방산 밸류체인을 구축한 한화그룹이 이번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내며 '한국판 록히드 마틴'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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