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농업농사법인 농민농산 이흥수 대표
상품성 없이 버려지는 고구마를 브랜드로 재탄생시켜 성공한 ‘고마우미 미니고구마’
농촌일자리 창출, 로열티 수출, 청년 창업 진작의 세 가지 효과 유발
6차 가공산업이 농산업분야의 차세대 기대상품으로 부상하면서 각종 농산물의 가공식품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주)농업농사법인 농민농산 이흥수 대표는 트렌드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20여 년 전에 농산물에 대한 선견지명으로 이미 가공식품을 생산해 왔다. 이흥수 대표는 직감보다는 논리와 분석력으로 식품가공산업을 성공시킨 사람이다. 현상을 간파해 내 놓은 창의력이 비상하다. 농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그를 보면 해답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입에 쏙 들어가는 10g짜리 미니 고구마
고구마의 효능을 굳이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미 상식으로 퍼져 있으니 말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 좋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비타민과 무기질 함유량이 많음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은 웰빙 식품이다. 그리고 고구마는 훌륭한 추억의 구황식품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한두 개 먹으면 포만감이 일어 많이 먹지 못한다. 유혹적인 다양한 먹거리가 난무하는 요즘에 와서는 아무리 훌륭한 영양을 함유했어도 자체로는 썩 매력적인 농산식품이 아니다.
‘고마우미 미니고구마’는 이런 우려를 훌륭하게 극복한 6차 가공식품이다. 고구마를 쪄서 다시 10g 자리 자주색 미니고구마로 재탄생된 것이다.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다. 안에는 고구마가 그대로이고 표면에 자색고구마가루로 골고루 무쳐서 구워낸 냉동식품이다. 중요한 것은 이 주목받는 가공식품이 상품으로 홀대받는 미운 오리새끼 같은 고구마를 훌륭한 백조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주)농업농사법인 농민농산 이흥수 대표의 아이디어다.
2009년 이흥수 대표가 미니고구마 생산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전까지 고구마 실정은 이랬다. 농촌에서 생산된 농산물들은 일정한 모양과 크기를 갖춰 등급을 받은 것들만 상품화되어 팔려 나간다. 그러나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 판로가 어려운 규격외 상품은 생산농가에서 소비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결국 버려질 수밖에 없었다. 일 년에 몇 천 만원씩의 손해를 보아야 농가에서는 심각한 골칫거리지요. 40%의 고구마들이 손실분으로 나갔다고 한다.
“버려지는 고구마를 어떻게 살려낼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냥 팔수는 없으니 상품화를 시키는 것이 방법이었는데, 못난 고구마를 예쁘게 만들어 고구마를 싫어하는 유치원생까지도 좋아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서 고구마를 많이 봐왔습니다. 아버지께서 고구마를 주면 돼지가 살 빠진다고 사료로 주지 않았던 기억도 있어요.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250년의 역사를 가진 훌륭한 구황작물이기도 하지요. 기능성을 이용한 상품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감이 왔고 그때부터 개발에 들어갔지요.”
6년 걸려 완성한 고구마 브랜드 ‘고마우미 미니고구마’
상황을 역전시킨 개발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일거에 모든 아이디어가 현실화 되지는 않았다.
“작은 모양까지는 나왔는데 그 모양을 만들어 줄 성형 기계를 업체에 의뢰해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겁니다. 제가 공업고등학교에서 기계를 전공했는데 그 기억을 살려 직접 설계를 하고 공장에 제작 의뢰를 해서 완성시켰습니다. 미니고구마를 만들어 내는 기계까지 완전하게 갖추는데 6년이 걸린 셈입니다.”
이 6년 동안 가공을 위한 원재료로 가장 적당한 고구마를 재배하기 위한 품종, 토양, 전분량, 당화정도, 숙성 정도를 파악하는 일도 함께 진척됐다. 가장 적정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수많은 고구마를 실험용으로 소비했다.
“미니고구마 고마우미가 고구마 시장패러다임을 바꿔 놓았습니다. 고마우미는 요즘 식품에서 경계하고 있는 나트륨이나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고구마젤리, 칩 등 8가지 정도의 고구마 가공식품은 이미 개발해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마도 국내 고구마 상품 패키지로는 대기업 식품회사에서도 이만한 가지 수를 개발해 놓진 않았을 겁니다.”
미니고구마를 개발하고 나서 우선 (주)농민농산이 있는 군산을 거점으로 전라도 전역에 홍보를 시작했다. 상품가치로서 미니고구마가 알려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구마의 시장가격도 월등히 올랐다. 현재 미니고구마 원재료로 김제, 당진, 해남지역에 있는 고구마를 구입한다. 3년 전 처음 기계가 나오기 전까지 80톤을 매입했지만 작년에는 390톤까지 물량이 상승했다. 하지만 이흥수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속가능한 농산업을 위해 추가 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
“판매가 활성화돼서 군산 공장 외에 김제에 추가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지역 향토사업의 일환으로 고구마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려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에 로열티 받고 기계와 기술 수출
이흥수 대표를 통해 전해들은 놀라운 사실은 중국이 전 세계 고구마 가공 생산량의 80%를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구마에서 추출하는 당면, 전분, 알콜과 가축사료들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고구마를 원재료로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분의 95%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는 많았던 국내 전분공장이 붕괴됐음은 물론이다.
일본도 가고시마 지역에서 고구마가 특화돼 있다고 한다. 심지어 대학에는 ‘고구마과’가 있고 고구마를 주원료로 하는 알코올인 ‘소주과’도 생겼다고 한다. 알코올 에너지 생산기반이 이미 준비돼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고구마는 청과용으로만 생산을 하고 있어 활용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지경이라고 한다.
이흥수 대표는 고구마가 차세대 에너지와 알코올 용도로 중요한 품목이 될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그는 수년 전부터 중국과 일본의 고구마 전문가들과 인맥을 맺고 5년 전부터 ‘동아시아 고구마 친선모임’을 가지는 교류를 해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종자 배양 기술을, 중국에서는 고구마 가공기술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정부기관에서도 시도하지 않는 일을 이흥수 대표가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과 일본에 (주)농민농산은 미니고구마 가공기술과 기계를 로열티(royalty. 사용료)를 받고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쾌거다.
“맥도널드 같은 글로벌 기업 브랜드는 거의가 먹거리 자체보다는 기술과 기계를 가지고 전세계에서 수입을 창출합니다. 상품 자체로는 입맛이 변하거나 다른 변수에 의해 수출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과 기계는 그렇지가 않지요. 중국과 일본에 15 년간 로열티 3%을 받기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중국은 금명간 공장이 완성될 것이고 일본에는 수출 발주를 성사시켰습니다. 고구마 유입 250년 역사에 250년 후에는 역으로 로열티 받는 산업으로 육성해 보고 싶은 야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구마 재배 방법 다시 바꿔야
이흥수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작은 사이즈의 고구마가 유행하니까 고구마 재배 행태가 이전과 역행했다고 한다. 큰 고구마만 팔리는 상황에서 작은 고구마들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 낸 미니고구만의 인기로 이제는 농가에서 오히려 작은 고구마 생산만을 지향해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사이즈가 선호되다 보니 농가에서는 150일 동안 땅속 재배해야 할 것을 90일 만에 캐냅니다. 또 60센티 정도의 간격을 두고 심어야 하는데 30센티 정도로 밀식 재배를 합니다. 당연히 성장과정이 짧으니 영양분이 다 차지 않고 전분도 다 차지를 않아 고구마를 캐도 알코올이나 전분 등의 2차 산업 활용도가 낮아졌습니다. 그래서 거의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요.”
그래서 고구마 재배 형태를 다시 슈퍼 고구마 생산을 진작시켜 일정 재배 면적당 80% 이상의 생산량을 더 구하고 미니고구마와 적절한 생산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고구마를 이용한 식품 산업 활용도가 높아지고 농가소득도 더 오를 수 있다는 논리이다.
고마우미 카페 프랜차이즈 상품으로 론칭, 사회적 기업 지향
언제나 상품 개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이흥수 대표는 고마우미의 판로 개척을 방향 중 하나로 군산 지역에 있는 커피음료 전문체인점 ‘하버 브릿지(Harbour Bridge)’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테이크- 아웃 방식의 고구마 음료와 고구마 스낵 식품을 프로모션하고 있다. 대기업의 OEM만 받아서는 지속적인 생산과 성장을 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자체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다.
“현재 커피숍에서 팔고 있는 외래 음료에서 고구마라떼 등 국내 생산식품 음료를 메뉴화해서 기존의 커피숍 노하우와 저희 미니고구마의 장점을 융복합하는 상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예전에 있던 군고구마 장사처럼 하버브릿지와 연계해 로드숍(Roadshop) 개념의 ‘푸드 트럭’ 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푸드 트럭사업은 젊은 층의 창업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주)농민농산은 현재 34명 정도의 구성원이 일을 하고 있는데 모두 이지역 출신의 시니어들이다. (주)농민농산은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돼 있다. 사업 규모와 매출로 봐서는 오히려 일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이흥수 대표에게는 더 유리하다. 그런데도 굳이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는 이유가 있다.
“제가 처음 95년도에 고향에 내려와 이 지역 생산물인 고구마순, 가물치 등으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일을 같이 해주시던 분들이 이제는 고령이 되셨습니다. 새로운 인력들이 필요한데 물론 외부의 젊은 사람들을 영입해도 되지만, 제가 고향 근처에서 사업을 하는 의미를 살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촌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해 그분들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조해 주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흥수 대표와 나눈 많은 대화에 긴요한 것들이 많았다. 지면상 다 싣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흥수 대표는 사업가로서의 뛰어난 기획력과 추진력, 그리고 기업 윤리를 모두 함양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가 글로벌 영역으로 뛰어들어 성공하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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