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자율운항 선박 시대가 활짝 열렸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자율운항시스템을 장착한 선박이 정식 운항을 시작한 것이다.
13일 한국선급(KR)에 따르면 자율운항시스템 제작 전문기업인 아비커스가 개발한 자율운항시스템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을 설치한 해상운송업체 팬오션의 ‘씨 상하이’(SEA SHANGHAI)호가 중국~싱가포르 항로에서 시운전과 시험 운항을 마치고 브라질로 자율운항 중이다. 아비커스는 세계 최초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선박에는 자율운항시스템을 영구 적용했다. 그동안 자율운항 선박에 대한 수많은 연구와 실증이 있었지만, 영구적으로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R과 이비커스, 팬오션은 그동안 자율운항시스템의 안정적인 적용을 위해 핵심 기능인 ▲경로계획 ▲경로 추종 ▲속도 추종 ▲충돌회피 및 안전 기능 검사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며 시험 운항을 해왔다.
또한 운용에 앞서 해양수산부와 기국(선박 등록 국가)인 파나마로부터 선박 설비 기준에 따른 검토 후 영구 설치 승인을 받았다. 이는 파나마 기국이 영구 설치를 승인한 첫 사례이다.
자율운항시스템은 각종 항해장비 및 센서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인공지능(AI)이 융합하고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선박이 자동으로 최적 항로와 속도로 운항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충돌회피 등의 기능도 포함돼 있어 사용자인 항해사의 운항 피로도를 감소시켜 주는 등 항해 보조 목적으로 개발됐다.
자율운항선박(MASS·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이란 용어는 국제해사기구(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에서 처음 사용했으며, 사람의 개입이 없거나 최소화해 운항하는 선박으로 정의하고 있다.
IMO에서는 자율운항 선박을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단계는 선원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정도의 수준이고,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해 비상운항 상황 시에 즉시 개입해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3단계는 선원 승선 없이 선박을 원격으로 제어하며 장애 예측 및 진단이 자동화되는 수준이고, 4단계는 완전 자율적으로 운항하는 수준이다. 다만 현재 기술력으로는 선원이 탑승하지 않는 자율운항 선박을 단기간 내에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자율운항 선박은 기존 선박에 비해 물류 흐름을 10% 이상 개선하고 해양사고를 약 75%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환경적인 면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도 절감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자율운항 선박 시장의 규모는 오는 2030년 143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형철 KR 회장은 “자율운항 솔루션을 선박에 영구 설치하고 성공적으로 운항을 시작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 자율운항 선박 기술력이 앞서 있음을 증명했다”며 “계속해서 실증연구를 통해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를 앞당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하이나스 컨트롤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친환경 솔루션으로 선박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운전 성공과 선박 운용은 지난 3월 KR-아비커스-팬오션-포스에스엠-HD한국조선해양 5자 간 협약의 첫 성과다. KR 등은 앞으로 축적된 운항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운항의 연료 절감 효과성을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공동연구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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