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규모는 장대해도 핵심기술은 자가 생산이 되지 않아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산업들이 더러 있다. 해양플랜트, 대형 상선 등 고부가가치 해양 선박 수주에서 줄곧 세계 1위의 실적을 보여 온 한국의 조선 산업도 어떤 부품은 한때 전적으로 외국의 것을 채용한 적이 있었다. 부품 적용에 소홀하거나 외국산을 쓰는 것은 당연히 생산성 면에서 많은 손실의 원인이 되었다.
제10회 조선해양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한 (주)대천의 이창우 회장은 대형 선박의 핵심부품인 다심관(Multicore Tube) 제조 기술의 국산화로 이전까지 해외 제품에 의존하던 국내시장의 판도를 정반대로 바꿔 놓았다. 그의 비법은 국내 중소기업 활로의 왕도(王道)와도 같은 차별화한 기술의 꾸준한 개발이었다.
조선산업 역군의 겸손, 그저 열심히 하다 보니 돌아온 좋은 결과
‘조선해양의 날` 은 우리나라가 선박 수주 최초 1천만 톤을 돌파한 1997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주)대천이 다심관(Multicore Tube)개발에 성공하고 특허를 얻어 막 시장에 내놓고 6년 쯤 지난 때다. 선박 수주 1천만 톤의 쾌거 뒤엔, (주)대천이 개발한 선박 속 부품처럼 외관상으론 보이지 않지만 실제적으로는 적지 않은 기여를 한 협력사들의 공로가 있지 않았을까, 그곳 중 한 기업이 역시 (주)대천이 아닐까, 라고 훈장을 받는 단상 위의 이창우 회장을 보며 든 생각이다. 단상을 내려온 그에게 소감을 물었다.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길을 모색하고, 그 길에서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을 결과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심관 개발 초창기에는 많이 고생했습니다. 국산화 적용이 쉽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었지요. 제조 기술의 완전 국산화 이후에도 외국 선주들이 제품을 인정을 하지 않아 그들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또 인내해야 했지요.” 다심관(Multicore Tube)은 선박의 유압용 라인에 선박 건조 시 사용되는 기자재다. 20여 년을 선박, 해양플랜트등의 핵심 기자재인 다심관(Multicore Tube)개발로 기자재 국산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이어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다심관(Multicore Tube) 세계시장 점유율 70%를 달성한 공로가 이창우 회장의 훈장 수훈 배경이다.
(주)대천이 다심관(Multicore Tube)을 국산화하기 전인 1991년까지 국내 조선업계는 유럽의 한 메이커가 독점적 시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입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납기나 기술상의 적용 경험 등을 고려할 때, 선주가 별도로 요구하거나 고부가 선박일 경우에만 채택할 뿐, 조선소 입장에서 다심관(Multicore Tube)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던 형편이었다. 유럽이나 싱가폴 등의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로 유럽메이커가 지배하고 있었다. 다른 기자재도 마찬가지였다. 80년대 중반까지 조선업은 활기를 띄었지만 정작 건조에 필요한 기자재들의 국산화율은 낮은 편이었다. 그러하니 (주)대천의 다심관 기술개발은 절대 우위에 뒤져있던 한국 조선기자재 업계의 국산화 의욕을 비교우위로 바꿔놓는 선도적 결과를 창출했다.
월등한 기술력, 국내 전 조선업계에 다심관 적용해
앞서 언급했다시피 다심관(Multicore Tube)은 선박의 유압용 라인의 핵심부품으로 선박의 평형을 맞추기 위한 평형수밸브 자동원격조정라인시스템(Ballast Water Hydro-Remote Control System)에 주로 적용된다. 그런데 (주)대천이 개발한 다심관은 이전에 시장을 과 독점했던 유럽메이커의 그것과 비교해 월등한 기술적 성취를 이룩했다. 먼저 800~1000m에 달하는 긴 길이를 이음새 하나 없이 하나의 드럼으로 포장해 시간, 인력, 비용 모든 면에서의 수고를 절감시켰다.
대형화된 선박의 특성상 배관의 길이가 길어 기존의 배관 방법인 6M를 표준으로 공급되는 튜브를 관연결구로 한 가닥씩 수많은 부분을 정확하게 연결하고 고정하는 작업과 기술이 필요한 문제점들을 (주)대천의 다심관이 해결했던 것이다. 또한 (주)대천은 신구제품을 교환할 때 생길 수 있는 적용방식의 차이로 인한 업체의 번거로움과, 이를 이유로 새 제품의 선용을 기피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전기케이블 설치방법과 거의 유사한 방법을 선택해 설치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서 시장 진입 환경의 이점까지 미리 파악해두는 종합적이고 예견적인 설계였다.
기존의 유압라인 재질은 스테인리스스틸이나 동관을 사용해 피복 없이 제조한 직관 타입으로, 해양 조건상 항상 부식의 위험을 동반하고 있었다. 부식한 라인을 교체하기 위한 비용 또한 업체에 부담을 안겼다. 이 부분에서도 (주)대천의 기술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피복을 입힌 것이다. 간단한 기술로 작은 틈새를 메운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냈다. 피복이 관의 부식을 막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자, 정기적인 강관 점검과 교체의 수고를 덜고 유사시에도 라인의 상태에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선주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환호할만한 일이었다.
(주)대천의 다심관은 케이블 각각에 색깔이 서로 다른 피복을 입혀 구분을 쉽게 하고, 각색의 튜브외부에는 흰색필러(Filler)가 채워져 있어 각각의 튜브가 마찰하는것 이외에 보온, 보냉 및 외부충격을 흡수하는 효과를 내도록 하였으며 그 외부에는 검정색 외피로 이 모든 장치를 감싸 안아 삼중의 보호막을 형성해주는 셈이다. 절개가 필요할 때는 외장절개선(Sheath Stripping Wire)이 다심관내에 포함돼 있어 작업자는 기존 방식인 별도의 나이프를 쓰지 않고도 피복을 안전하게 절개할 수 있도록 했다.
전 세계 8700여 척의 선박에 다심관 적용
(주)대천 이창우 회장은 1981년 부산에서 대천기계공업사를 설립한 이후 30여 년의 세월을 조선업에 투신해 온 인물이다. 내실 있게 소규모 공업사를 운영해 오던 그에게 1990년은 그의 사업 인생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준 해였다. 공업사에서 조선 기자재를 꾸준히 공급해 오던 기술력을 발휘해 마침내 다심관의 완전한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1994년에는 다심관 특허권 획득을 계기로 (주)대천으로 사명과 기업 체제를 변경하고 본격적인 조선용 기자재 시장의 선두 업체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대천의 다심관은 여러 면에서 기존의 다심관을 훌쩍 뛰어넘는 괄목할 만한 성가를 높였다. 먼저 기존 대비 30%의 원가 절감효과를 나타냈다. 이익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게 당연히 구매욕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제품의 구조나 성능 등 아주 기초적인 의장이 보완됐고, 수입품에 비해 절차나 운반비용을 줄일 수 있었으며, 여러 부대 유지보수 발생률을 감소시킨 결과였다. 무엇보다 연간 100억 원의 수입대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대천이 다심관 특허를 낸 1994년 이후 국내 조선소에서는 전 선종에 다심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는 독일 업체보다 먼저 중국에 진출해 중국시장 점유율의 90%를 확보했다. 기세는 상승해서 매년 30%의 수출 신장을 가져왔다. 차츰 기존의 시장 판도를 바꿔놓는 결과들이 나타났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 시장에도 진출했다. “세계 시장 70%를 우리 다심관이 점유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어요. 국제 경기가 한참 좋을 때는 연간 천만 달러까지 수출 실적을 올렸어요. 무엇보다 우리 회사가 위치해 있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신규 고용창출을 일으켰다는 자부심에 뿌듯했습니다.”
현재까지 (주)대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위로, 다심관을 적용시킨 선박은 국내외 8,700여 척에 이른다. 현대․삼성 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 등의 국내 전 조선소에 공급되고 있고 중국의 DSIC, SWS 조선소와 일본의 OSHIMA, SANYOYAS 조선소와 함께 싱가폴과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 조선소 그리고 미국과 유럽 등지의 조선소에도 진출해 있다. 2012년 말 극심한 조선불황에도 불구하고 연간매출액 300억 이상을 유지하였으며 2020년 말까지 연간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대천을 대변해 주는 지표들
이창우 회장의 공적조서에 첨부된 많은 자료들은 (주)대천의 발자취와 위상을 가감없이 말해주고 있다. 대천의 다심관은 특허를 비롯해 2개의 실용신안등록을 가지고 있다. 안전품질 마크인 IS09001 인증과 안전보건, 환경오염 등에 부여하는 ISO14001, OHSAS18001 인증획득은 물론이다. 1991년 당시 상공부의 기술선진화 중소기업 선정을 필두로 1994년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우량기술기업 선정, 수출부문의 공로패 등 포상경력도 풍부하다. 다심관을 공급하고 있는 현대 중공업, 한진 중공업 등으로부터 받은 우수협력업체 감사패도 즐비하다.
영국의 LR, 프랑스의 BV, 독일의 GL등 세계 모든 선급기관으로 부터 인증도 획득했다. 2006년에는 수출 500만 불탑을 쌓아 올리더니 겨우 2년 후에 그 두배인 1000만 불탑을 달성하는 기염을 보였다. 제조업체로서 가장 치하 받아야 할 공로는 작업장 산재율이 0%라는 것이다. 각종 기자재 재료와 원료들이 무기처럼 산적한 작업장에서 결코 쉽지 않은 달성률이다. 경영자가 함께 일하는 구성원에 안전에 직접적인 관심을 쏟을 때 가능한 어려운 일이다.
더불어 잘살자, 그리고 마지막 남은 과제
“중소기업에서는 직원들이 호응하고 공력을 더해주지 않으면 기술력을 가지고 해외 진출할 정도의 토대를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모두 직원들 덕분이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주)대천은 초창기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현재 70명 이상이 종사하고 있다. 이창우 회장이 경영 방침은 ‘더불어 잘 살자’이다. 임․직원들의 복지향상과 근무환경에 대한 끊임없는 점검과 개선 활동은 항상 3%대의 낮은 이직률이 보답하고 있다. 직원들이 개개인의 건강 기반이 튼튼해야 기업운영도 효율성을 가진다는 전제아래, 금연포상제도, 체중감량프로그램, 건강증진프로그램 등 작은 이벤트들을 수시로 실시하면서 작업장에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창우 회장의 동반 성장 정신은 직원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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