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웅광전기 김병두 대표
전기·통신· 장비 결합한 융합형 원격감시시스템(RECS) 개발, 돈사와 시설하우스에 수요 창출
“노력하면서 준비하면 시간이 걸려도 결과는 반드시 옵니다”
‘융합’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유용한 활용 가치로 쓰이는 시대다. 전 시대에는 한 분야에 깊이 몰두해 성취를 이루어내는 일이 찬사를 받았다면, 지금은 이 지식을 필두로 다른 분야와 넘나들고 결합해야 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다. 제12회 전력기술진흥대회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한 (주)웅광전기의 김병두 대표는 이런 요구를 가장 잘 실현시키고 있는 인물일 것이다. 전기분야에서 30여 년간 무사고를 이룩하며 축척해 온 기술력을 새로운 분야에 적용해 적지 않은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그의 비결은 다른 분야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이를 실제화 하는 끊임없는 공부다. 이런 태도가 ‘RECS’라는 융합의 결과를 견인했다.
화상통화와 원격장치로 현장 문제점 복구
(주)웅광전기 김병두 대표의 사무실에서 막 인터뷰를 시작할 즈음, 김 대표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진천의 한 돈사 농가였다. 돈사 중 한 곳의 전력 장치에 문제가 생겼으니 봐달라는 것이었다. 인터뷰 중이었기 때문에 현장 점검을 위해 떠나며 자칫 중단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순간의 기우였다. 양쪽의 대화는 매우 짧았다. 김병두 대표가 스마트 폰으로 잠깐 조작하자 “정상복구 되었습니다.”라는 음성 메시지가 떴다. 몇 분 사이에 원거리에 있는 현장의 고장이 전화 한 통화로 원격조정 돼 훌륭하게 회복된 것이다.
“원격전력감시시스템(RECS)을 농가에 설치해 주고 사용법을 알려줘도 일이 바쁘니 2,3개월 지나면 모두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사고가 나면 장치를 설치할 이유가 없지요. 그래서 피드백을 저희가 체크하고 있습니다. 농가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스마트 폰으로 연락을 해주고 화상통화로 농가에 문제점을 알려주고 해결방법을 지시해 줍니다. 피드백 장치가 있는 제품은 저희 웅광전기 밖에 없습니다.”
원격전력감시시스템(RECS)는 (주)웅광전기가 작년에 개발해 실효가 적중한 제품이다. 전기장치를 수용가에 설치한 후 24시간 감시하고 분석하는 자동시스템이다. 수용가에서 살펴보지 않아도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에 원격장치에 감지가 되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현재 경북 일대의 돈사와 원예 등의 시설하우스에 50여대가 설치돼 있다. 한해 10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한다.
30여년 간 축적된 기술의 정점
원격전력감시시스템(RECS)은 웅광전기의 김병두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그는 전기를 전공한 후 전기안전공사에서 일한 뒤 독립한 후 30여 년을 전기분야에 종사해 온 인물이다. 그동안 사업현장에서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는 철저함을 유지해 왔다.
원격전력감시시스템(RECS)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주로 건물의 전기시설의 안전관리에 주력해왔다. 이 사업에서 김병두 대표는 한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전기시설이 설치돼 있는 곳은 여지없이 직접 방문해 체크하는 관리가 필요했다. 시설이 확장되면 갈 곳도 그만큼 늘어났다. 김병두 대표는 좀더 효율적인 방법을 궁리했다.
“ 원격전력감시시스템(RECS)의 전신을 사실은 지난 98년에 전기안전공사와 공동개발을 했습니다. 설치장소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었지요. 그런데 기술에는 성공했지만 보급에는 실패했어요. 우리나라의 기계 기술력은 좋지만 문제는 체크를 안한다는 겁니다. 안전을 기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행동하지는 않는 것이지요.”
그래도 김병두 대표는 기술적 실험을 멈추지 않고 스마트 폰이 시장에 나온 후에는 전화모뎀 방식을 연결한 장치로 기술을 확장했다. 관련 특허만 수십여 개가 된다. 당시까지 일반적 방식은 모든 자료를 한꺼번에 받아서 서버에서 작동시키는 것이라 많은 용량을 필요로 했지만, 김병두 대표가 개발한 기술은 서버를 각기 분할해서 작은 용량으로도 모든 데이터를 찾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무조건 팔지 않고 쓸모를 생각한다
약 3년 전부터 이러한 (주)웅광전기의 원격전력감시시스템(RECS)을 알아본 곳이 있었다. 바로 돈사와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농가였다.
“대규모 돈사나 시설하우스에는 냉난방 시설이 필수입니다. 특히 돈사는 30분만 전기가 없어도 가축들이 대량으로 희생됩니다. 누전차단기가 가축들이 있는 방마다 설치돼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전기가 불량할 때는 감지하지만 어느 한 곳이 고장 나면 모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자연히 피해가 계속됐고 보완을 필요로 하던 농간에서 저희 제품을 알아본 것이지요.”
(주)웅광전기의 원격전력감시시스템(RECS) 무선 IT 카메라로 연결해서 각 방마다 따로 감시할 수 있게끔 개발됐다. 그러나 수요가 생겼음에도 김병두 대표는 무조건 제품을 팔려고 하지 않았다.
“저는 기술자 출신입니다. 기술자는 필요를 정확히 알고 그것에 맞는 장치를 개발해야 하지요. 현장에 내려가 보고는 기존의 전기감시장비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돈사에 적합하도록 제품을 다시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출시를 시작했는데 다행히 호응이 좋아요. 계속 설치를 원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김병두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보통 전기설비 장치는 보통 개발자와 설치자, 조작자가 모두 다르다고 한다. 그러면 현장에서 문제점이 발견돼서 계속 제보를 해도 실제 바로잡아지기까지는 시간과 절차의 비용이 많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설비를 개발하는 사람이 정확히 알아야 현장 실정에 맞게끔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개발에 강남 집 한 몇채 날린 집념
이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김병두 대표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는 전기안전공사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전국단위의 기술상을 받기도 했다.
“이공 기술이 필요한 곳은 산업분야에 대단히 많아요. 하지만 자동화 된 지금은 모두 퇴출되고 그나마 전기기사들이 남아있는 형편입니다. 공학적 마인드를 항상 가지고 노력해야 뒤지지 않은 기술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
김병두 대표는 원격전력감시시스템(RECS) 개발을 위해 지난 수년간 강남에 있을 법한 집 몇 채 값을 족히 날렸다고 한다. 그만큼 기술에 대한 신뢰와 집념에 대단했다.
현재에 대한 안주는 김병두 대표가 가장 경계하는 태도다. 기술자 출신인 그는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에도 통달해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성을 다해 공부했다. 주말에는 강남에 있는 학원에 나가 꼬박 8시간씩 앉아서 공부를 했고, 또 밤에는 영등포에 소재한 학원에서 기계를 배웠다고 한다. 학원비만 해도 몇 천 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웃는다.
“제 주변을 보면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럼 퇴보할 수밖에 없어요.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직업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가 내일모레 60이 되지만 지금은 수시로 책을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항상 그래왔어요. 그것이 저를 지탱해주는 힘입니다.”
인접한 분야를 모두 알아야 유용한 기술
김병두 대표는 현대의 모든 시설은 거의 전기를 움직여 작동되는데 그렇다고 전기만 알아서는 정체되기 십상이라는 생각이다. 전력시설은 전기, 통신, CPU장비가 모두 투입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연결시키는 통합 기술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중소기업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융합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필요한데 중소기업에는 어려운 일이지요. 저는 다행히도 전기기사 가격증으로 출발해 이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보다 일찍 소프트웨어 등의 프로그램도 습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저희 직원들에게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습득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경쟁력이 되는 것이니까요.”
김병두 대표의 자기개발은 전기산업계 전체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확장된다. 그는 37살의 이른 나이에 전기협회에서 지회장을 몇 번 지내기도 했다. 협회 이사도 했고 최근에 임명장까지 받았지만 바쁜 회사 일정 탓에 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기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을 협회 활동에서 찾는다.
“예전에는 전기협회가 매우 가난했어요. 일정한 사무실도 없었고 직원들 월급을 지회장들이 만들어 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저희들의 노력으로 협회가 커가는 것을 지켜볼 때 제가 전기분야에 투신한 보람을 느낍니다.”
내년 봄에 새 제품 목표
어느 정도 만족할 법도 하지만 김병두 대표에게는 계획이 하나 더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장치에 완벽을 더하는 기술을 첨가하는 것이다.
“제어 장치를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감지, 확인, 동작까지 자동 연결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년 봄부터 새 제품이 나올 예정입니다. 기술에는 자신이 있지만 시장성을 면밀히 보고 있습니다.”
(주)웅광전기의 김병두 대표는 시간과 노력에 투자하는 것이 성취의 기본임을 잊지 않는다.
“직원이나 후배들에게 항상 노력하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면 시간이 걸려도 언젠가는 합당한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노력하면서 내공을 쌓아야 기회가 왔을 때 일이 성사될 수 있어요. 노력은 말은 쉽지만 행동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노력만큼 보답받는 것은 없습니다.” 인터뷰 다음날에 그는 새벽에 현장에 내려가야 하는 계획이 있었다. 그의 잰 발걸음만큼 (주)웅광전기의 경쟁력이 배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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