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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5 05: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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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중소기업의 새방향을 제시하는 카톨릭대 김기찬 교수.

시대의 흐름을 잘 살펴야 실패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의 새방향을 제시하는 카톨릭대 김기찬 교수.

영화 `관상`의 마지막 대목에서 배우 송강호가 분한 당대의 관상가는 "관상은 보았으나 시대의 흐름은 보지 못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을 보았어야 했는데 파도만 보고 말았습니다. 파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인데…. 아무리 높은 파도라도 부서지고 말것을…." 라고 끝맺는다. 즉 아무리 관상이 좋아도 그 시대의 흐름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에 둔감한 중소기업

우리나라 중소기업들도 바람을 보지 못하고 파도만 보다 보니 비즈니스모델의 왜곡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가는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화석화가 되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대기업의 성장은 글로벌화를 중심으로 역동적으로 성장해왔다, 반면 중소기업은 글로벌시장보다 국내시장에 치중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이 27.7%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GDP 대비 수출 비중이 57%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해외시장 개척이 한국 경제와 대기업의 성장동력이 되어 왔다. 이에 비해 우리 중소기업은 글로벌시장 매출 비중이 13.2%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이 비중은 오히려 정체되고 퇴보해 왔다. 1990년대 이전까지 연간 8% 이상 성장하는 고도성장기에서 이제 한국 경제도 잠재경제성장률이 2~3%대에 머무는 저성장기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바람의 방향을 보지 못하면 아무리 큰 파도도 부서지고 만다.

우리나라 2011년 기술통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400개 기업의 특성을 분석해보면, 수출하는 중소기업이 수출하지 않는 중소기업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2.1%나 더 높은 편이다. 결국 중소기업의 신토불이라 할 수 있는 갈라파고스현상이 수익성 저하의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 중소기업의 실패

일본의 중소기업을 보자. 일본의 1996년은 한국의 지금처럼 고도성장경제에서 저성장기로 접어드는 기점이었다. 1996년 이후 10년간 일본 내 14만여 개의 회사형 중소기업이 문을 닫고 말았다. 166만여 개에 이르던 일본 회사형 중소기업이 10년 후 2006년 152만개로 떨어진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때를 기점으로 기업생태계에서 창업보다 폐업 수가 많아지는 오너스(onus)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것이 일본 경제의 갈라파고스화 교훈이다.

고성장기에는 내수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내수형 비즈니스모델이 매력적이다. 그런데 반대로 저성장기로 접어들면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그만큼 기업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1996년 이후 불고 있는 일본의 바람과 이 바람이 남긴 잔혹한 흔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도성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던 일본에서 갈라파고스화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만들고 있다.

김기찬 교수의 새로운 해법, 아시아시장

카톨릭대의 김기찬 교수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쓴 소리를 던졌다. 김기찬 교수는 1995년 설립,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세계중소기업협의회’(이하 ICSB. International Council of Small Business)는 70여 개국에서 학자·기업인·정부관리·기업전문가 등 2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세계 최대의 중소기업 관련 단체로 카톨릭대학교 김기찬 교수는 이 협의회 부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또한 아시아중소기업협의회(이하 ACSB. Asia Council of Small Business)를 발족 시켜 초대회장으로 단체를 이끈다.

김기찬 교수는 몇 세기 동안의 서구 일변도에서 벗어나 이제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 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아시아에 대한 이해 없이 세계이해 어렵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아시아의 시대에서는 단연 한국의 주도권을 갖는 위상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교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내수 중심이 아닌 ‘글로벌 마케팅’을 지향하는 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세계는 이미 문화적 한류가 형성된 덕분에 한국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만, 정작 중소기업들은 국제적 진출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국제 시장에 진입하지 않아 상실한 기회도 많다는 것이 김 교수의 안타까움이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실지를 파악하기보다는 자료에 의존해 왔으므로 이제는 현장 연구 중심의 정책적 변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전이 중소기업의 소극적 보호를 위한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해외로 나가 직접 먹거리를 구해오는 50년이 되도록 획일적 지원에서 벗어나 기술혁신형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현실을 보라,한국의 중소기업정책

어떤 ‘정책’도 ‘시장 자체’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로 설명한다. 일본의 기술적 선도와 중국의 저비용 장점 사이에 끼인 한국 시장의 현재에대한 냉정한 현실이 있다면, 기업과 정부 모두 이제는 닫힌 국제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방 운영이 아니라 국제 시장에 과감히 진출하는 열린 태도가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ACSB를 통해 한국의 중소기업이 세계적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인큐베이팅 하는 것이 개인적 목표라고 한다. 자신의 지휘가 아시아 중소기업 환경에 도움이 됐다는 말도 기대한다고 했다.

자신이 정지작업을 해놓으면 후배들이 좀더 많은 직책을 가지고 연구활동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자로서의 선봉의식도 내비쳤다. 김기찬 교수는 강의나 토론회에서 자주 독일의 강소기업을 예로 든다. ‘히든 챔피언’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탄탄한 기중소기업 기반을 자랑하는 독일처럼, 중소·중견기업이 주도하는 한국의 산업 생태계는 김기찬 교수가 그리는 최후의 구도이다.

김기찬 교수는 한국 중소기업정책에서 서쪽 행진정책(Marching Westwards Policy)이 필요한 때라며 서쪽의 아시아시장에 주목하라고 주문한다. 유럽이나 미국에 진출하는 중소기업보다 아시아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이 되기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모델을 바꾸지 못하고 뜨거워지는 국내시장의 따뜻한 물속에서 놀고 있는 개구리가 되지 말아야 한다. 파도를 만드는 것이 바람이다. 태풍으로 발전하고 있는 바람의 방향을 보고 우리의 의지를 담아 `글로벌전문기업화법`으로 이 위기를 풀어가 보기를 김기춘교수는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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