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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5 00: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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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진화하는 전통가옥 '반값 한옥'이 해답!

한옥 활성화를 위한 독립적인 '한옥진흥법'의 제정이 필요

진화하는 전통가옥 '반값 한옥'이 해답!

한옥대중화 프로젝트 진행
한옥대중화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 반값 한옥은 건축비는 절반으로 줄이고, 주택성능은 아파트 수준으로 높이자는 것이다. 현재 명지대 용인캠퍼스에 반값 한옥을 구현하기 위한 건축기술 검증용 ‘실험 한옥’(mock-up)을 짓고 각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캠퍼스 기숙사동 입구 부지에 △시공·성능 테스트동(연면적 126.72㎡) △전통한옥 성능 테스트동(69.12㎡) △부위별 성능 테스트동(34.56㎡) △유닛모델동(35.91㎡) 등 모두 4개동의 실험 한옥이 자리잡고 있다. 각 동들이 전통한옥과 신(新)한옥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 개발한 모듈러 시스템을 적용한 유닛모델동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김 교수는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한옥기술개발연구단장이다.
“집은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지만 사람은 또 집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집은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성장해 늙어 죽을 때까지 사람의 일생을 담아내는 곳이다. 하지만 현대주택은 서구식 아파트와 단독주택 뿐이다.” 김 교수는 한옥을 짓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살기에도 불편하고 춥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새롭게 바꿔야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 해답은 전통한옥과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한 주거환경! 이러한 의지는2012년판 한옥의 재탄생의 결실을 맺었다. 김 교수는 실험한옥이 미적으로는 떨어지지만 실제 사는데 있어서 전통한옥의 불편함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한옥과 신한옥이 나란히 있게 되면 전통과 비교가 되지만  중요한 것은 융합적인 차원에서 보급과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여 한옥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옥은 3.3㎡(1평)당 1200만원 수준인 한옥의 건축비를 절반인 600만~700만원으로 줄이는 게 1차 목표다. 그렇다고 주택성능을 포기해선 안된다. 한옥의 장점인 대류, 통풍, 채광, 습도조절, 잠열, 단열 등을 살리면서 편리성을 갖춘 아파트의 매력도 함께 보듬어야 한다. 김 교수는 “한옥 건축비를 보면 목재 40%, 기와 25%, 창호 20~25%, 기타 10% 정도입니다. 기존 원목 대신 작은 나무를 이어붙인 집성목을 사용하면 가격도 낮추고 강도를 높여 서구식 구조로 널찍하게 집을 지을 수 있다. 전통한식 기와도 현대주택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비싸다.” 김 교수는 이걸 슬레트 기와나 화산재 기와로 대체하면 각각 60%, 30%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통한식 창호도 한옥 20~30평 한 채를 지으면 약 100짝 이상 필요해 건축비를 높이는 요소지만 창호는 완벽하게 모듈화돼 있다. 당장 기계화가 가능하다.”며 시공·성능 테스트동에 적용된 목재시스템창호는 특허를 냈다고 밝혔다. 실험 한옥을 각기 다른 4개동으로 지은 것도 바로 이같은 다양한 실험을 직접 해보고 그 결과를 곧바로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시공·성능 테스트동은 유일한 2층 규모다. 이는 층간소음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벽은 흙 대신 건식 석고보드와 단열재를 사용했다. 또 5~6개에 달하는 창호는 외형은 물론이고 다른 재료와 제작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한옥의 고즈넉한 멋스러움과 어울리진 않지만 각종 테스트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창조를 통해 진화해가는 한옥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이 설립된 배경은 2007년에 ‘한(韓) 스타일’에 대한 국가적 논의가 진행되면서 한옥개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부터이다.  “정책연구과제로 선정이 되면서 한옥보급활성화 과제 등도 나왔다.” 김 교수는 이런 과제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성능을 개선하고 가격을 낮춘 한옥을 개발한 건축기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라며 2009년 11월부터 한옥기술개발원이 발족된 과정을 설명했다.
현재 명지대는 유일하게 5년제 과정의 전통건축학과를 개설해 한국전통건축을 기반으로 새로운 목조건축을 창출하기 위한 인재를 양성해내고 있다. “5년제라는 것은 건축가를 길러내겠다는 의미다. 건축은 건축기술뿐만 아니라 계획 및 건축이론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옥도 치목만 가르치는 것은 대목이라는 기능자를 기르는 것이지 한옥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다 ”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옥은 현대건축과 마찬가지로 계획, 구조, 시공, 설비, 역사이론을 종합적으로 가르치는 5년 정규과정에서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김 교수는 건축이 일반유물과 다른 이유는 현재에도 쓰여야하는 사용성임을 강조했다. 현대적 기능과 첨단기술이 모아져서 새로운 형태의 한옥이 만들어져야한다는 것이다. “한옥도 창조를 통해서 계속진화해가는 특성을 가져야한다.”고 말하는 김 교수는 한옥이 개발되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
“한옥은 우리 고유양식이라서 한옥을 보급하면 우리나라 산업이 육성된다. 목재의 경우 수입목재를 쓰는 이유는 큰 나무가 없기 때문인데 작은 낙엽송같은 소경제나무는 많다.하지만  건축에서 못쓰다보니 조경목으로 쓰이면서 값싼 취급을 받는다. 건축에서 사용하면 고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한옥에서는 소경재를 집성한 구조재를 쓰기 때문에 한국의 목조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옥의 개발이 주거환경개선은 물론 관련산업 육성을 통해 산업분야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더 나아가 한옥의 고급브랜드화를 추구해야한다며 한옥에 대한 인식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고급브랜드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전통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고 수공예적이며 고급기술과 서비스가 총 망라된 한옥이어야 한옥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과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뜻이다.

 ‘제2의 한옥 르네상스’를 위한 과제
한옥의 보급이 활성화되려면 그만큼 일반인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주변의 한옥은 저가의 유사 한옥이 대부분이었다. 불편하고 추운 한옥의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한옥을 외면하게 만든 원인이기도하다. 김 교수는 한옥 건축가들이 너무 옛 것을 고수하려는 경향도 있었다며 한옥은 문화재가 아니라 그냥 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실험한옥을 통해 주거성능을 최종 테스트 한 후 서울 은평 한옥마을에 시범주택을 지을 예정이다.”그는 신한옥이 주변에 자꾸 늘어나면 자연히 한옥에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한옥진흥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한옥을 연구하고 지을 수 있는 인력을 키우고 실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한옥을 지었는데 이게 ‘진짜 신한옥’인지 ‘짝퉁 한옥’ 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또 한옥 한 번 지으려면 전국을 돌아다녀야 겨우 건축재료를 구할 수 있는데 물류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이점을 개선하는 일이 한옥 대중화를 위해 선행되야한다.” 김 교수는 한옥의 품질을 관리해주는 한옥인증센터와 한옥전문재료유통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 대학들도 서양 건축 중심의 교육에서 한국 건축 중심의 교육으로 방향을 틀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한옥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건축비는 저렴하면서도 성능을 개선해 춥지 않은 한옥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한옥 기술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1단계로 4년간 진행되는 한옥 기술개발 연구에는 총 15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연구 결과를 집약한 실험 한옥이 지난 5월 18일 상량식을 했다. 실험 한옥의 검증 결과에 따라 보완 연구를 진행해 4차년도에는 은평뉴타운 내 한옥단지에 시범 한옥을 지을 예정이다.
2013년 이후에는 한옥 기술개발 2단계 연구가 진행될 예정인데, 이 연구가 끝나면 값싸고 성능 좋은 한옥이 실용화될 전망이다.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장기적 지원 필요
국토해양부에서는 한옥 기술개발 외에 한옥 설계 및 시공을 위한 인력을 양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명지대와 전북대를 교육기관으로 선정해 3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이를 배 규모로 확대했다. 아울러 연간 5억원을 지방자치단체의 한옥 사업에 지원하고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04년부터 한옥 체험 숙박시설 운영 지원 사업을 벌여 지금까지 124억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옥지원조례를 제정, 6000만~8000만원 무상 지원에 2000만~4000만원을 저리 융자해 주고 있다.
서울시 북촌마을과 전라도 행복마을 지원 사업, 수원시 화성 주변 한옥 지원 사업 등이 활성화 돼 있다. 건축기본법에서는 한옥의 특성을 고려한 법령 개정이 부분적으로 이뤄져 한옥을 짓고 수리하는 것이 유리해졌으며, 앞으로는 세제 지원 등도 적극 고려 중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한옥을 짓는 사람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것 외에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한옥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인큐베이터안에서 크는 아주 연약한 아이가 영양공급을 해줘야 스스로 클 수 있는 것처럼  한옥산업도 자생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지원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국가차원의 한옥지원을 위한 지원책은 북촌이나 전라도 빼면 실질적으로 없다고 지적했다. 수요를 창출하고, 한옥 관련 산업을 육성하며, 한옥을 연구하고 지을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독립적인 ‘한옥진흥법’의 제정과 함께 목재와 소재 산업의 연구개발과 한옥재료통합유통센터 및 한옥인증센터의 건립 등이 앞으로 해야 할 과제임을 전했다. 정규 대학도 이제 서양 건축 중심의 교육에서 한국 건축 중심의 교육으로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김 교수는 지금 현재 600만원의 제시 가격은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장의 다양성 측면에서 수용할 필요가 있다. 한옥에서 꼭 갖춰야할 요소가 무엇인가를 보는 것이다. 고유성, 친환경성 등으 고려해 600만원을 제시한 것이다. 그 가격에서 내려가거나 높아진다면 재료의 질이라든지 수요자의 욕구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역할에 최선 다해야
김 교수는 건축인의 사회적 공헌과 관련해 도·농간의 주거문화 편차도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대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자고 먹고 생활하는 물리적 기능만을 충족시켜주는 주거공간이 자연과의 친화라든지 이웃과의 관계가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점이 요구되고 있다며 그런 문화를 충족할 수 있는 건축을 만들어주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주거품질을 높이고 사회생활,역사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건축을 지향해야한다.”이웃간의 관계 등 사회생활의 풍부한 요소를 담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한옥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 교수는 대학 2학년 때부터 문화재,한옥을 공부하면서 서울특별시 문화재위원, 용인시 문화재위원, 수원시 한옥위원, 대한건축학회 한옥분과위원장 등 문화재 시공현장 등 실무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이론적으로만 하지 않고 현장에서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그런 뜻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후배들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넓어지길 바란다는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단독주택을 기준으로 목조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5%밖에 안 된다. 일본은 80%. 미국도 70%인데 우리나라도 30%는 될 가능성이 있다. 계속 배출이 되도 그 시장은 남아있다.”며 목조건축시장의 활성화를 전망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당장의 시장만 보고 자기전공으로 삼기보다는 멀리 내다보고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5000년 역사를 지닌 한옥의 재 발견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는 김 교수의 행보가 자연과 이웃과의 유대감 속에 현대사회의 병폐를 치유하고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주거문화의 가치를 실현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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