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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집중분석]과일·석유·환율...3%대 고물가 탈피의 3대 복병

3월 소비자물가 전년比 3.1%↑...과일값 폭등에 두 달 연속 3%대 고공행진 '金과일'에 석유류 14개월만에 상승세 전환...1300원 중후반대 환율 영향도 정부 농축산물 할인 등 물가안정책 효과 미진...4월 이후 물가전망도 먹구름

사과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금값이 됐다. 요즘 대형마트 과일코너는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사과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금값이 됐다. 요즘 대형마트 과일코너는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과일값이 그야말로 금값이다. 작년 여름부터 치솟은 과일가격이 도무지 내려올 줄을 모른다. 과일값 폭등세가 이어지며 3월 물가가 또다시 3%대를 유지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석유류 가격마저 상승세로 돌아섰다. 설상가상으로 환율마저 1350원를 넘기며 물가를 자극, 지난 2월 3%대에 재진입한 고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3%대 물가가 3월로 정점을 찍고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과일·석유·환율 등 고물가 탈피의 3대 복병으로 인해 당분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제 불능 과일값'에 농산물 두달 연속 20% 고공행진
금값에 비유되는 과일값의 초강세와 국제유가 불안이 이어지며 소비자물가가 3%대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 2월 3%대에 재진입한 이후 두 달 연속으로 강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지난 2월 상승률과 같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로 낮아졌다가 2월에 3.1%로 다시 고개를 든 이후 두 달 째 고공비행했다.
3월 고물가의 주요인은 농축산물, 특히 과일값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때문이다. 마치 정부의 대대적인 할인지원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과일값의 기록적인 초강세에 흔들림이 없다.
과일값 폭등의 주범인 사과가 지난달 무려 88.2% 상승했다. 전월(71.0%)보다 오름폭을 더 키웠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결코 달갑지않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사과값이 급등하니 대체재인 다른 과일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우선 배가 전월대비 87.8% 올랐다. 조사가 시작된 1975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 신기록이다.
귤도 68.4%나 올랐다. 이에 따라 전체 과실 물가는 40.3% 치솟았다. 2월(40.6%)에 이어 두 달 연속 40%대의 기록적인 상승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하나로마트 양제점의 채소코너에서 농산물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하나로마트 양제점의 채소코너에서 농산물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황 부진과 지난해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과일값 오름세는 거의 통제불능 상태다. 정부는 납품단가 지원 등의 정책효과가 반영됐다고 말하지만, 시장에선 별 효과를 못보고 있다는 반응이다.

과일류의 초유의 가격 강세에 토마토(36.1%), 파(23.4%) 등을 필두로 두자릿수(10.9%)의 상승률을 나타낸 채소류가격 강세가 묻힐 정도다.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는 11.7% 상승했다. 이는 2021년 4월(13.2%)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농산물이 20.5% 올라 전월(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를 기록했으나 수입쇠고기(8.9%) 등 축산물이 2.1% 상승에 머물며 그나마 농축수산물 물가를 낮추는데 일조했다.
◆석유류 14개월만에 오름세...정부 안일한 상황인식 도마위
국제유가 불안으로 인한 석유류는 1.2% 상승하며 3% 고물가 유지의 또다른 원인을 제공했다. 석유류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오른 것은 작년 1월(4.1%) 이후 14개월 만이다.
석유류의 상승폭은 과일값에 비할 바 아니지만, 과일류에 비해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대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지난달 3%대 고물가 유지에 적지않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 올라간 것이 전체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물가는) 석유류 관련 지정학적 요인과 날씨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물가 동향과 대응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물가 동향과 대응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상 등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9.5% 올라 6개월째 상승률이 두자릿 수를 이어갔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6개월 이상 10%를 넘긴 것은 2010년 2월∼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4% 올랐다. 다만 개인 서비스 물가가 3.1% 올라 전월(3.4%)보다 오름폭이 낮아졌다. 외식이 3.4%, 외식외 서비스 물가가 2.9% 각각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7.9%), 구내식당식사비(5.1%), 공동주택관리비(4.8%) 등도 비교적 많이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택시요금(13.0%), 시내버스료(11.7%) 등이 올라 2.0%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8% 상승했다.
이처럼 3% 아래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고물가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물가 정책이 단순히 예산을 투입한 ‘할인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단발성 효과에 그치고 있어 구조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보완책 마련이 요구된다.
정부의 물가상황에 대한 안일한 관점도 도마위에 올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물가 상승의 고삐는 조였다.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제 유가와 환율까지 오르는 등 물가 상방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안팎으로 물가상승 요인이 산적해 있음에도 정부가 예산만 투입하는 단발성 정책만 고수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판단과 달리 2분기 물가는 더 가파르게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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