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의 업황이 주가 향배를 바꾸며, 재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장 계열사의 합산 시가총액(시총)을 좌우하는 간판 계열사 주가 흐름에 따라 시총을 기준으로 한 대그룹의 서열이 요동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80개 그룹 상장 계열사 366개의 연초 대비 6월말 시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주요 대그룹의 합산 시총이 연초에 비해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각 그룹별 간판 사업의 글로벌 시장상황에 따른 실적의 급등락과 투자자들의 주식 선호도 변화, 기업 밸류에이션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읽힌다.
◆SK그룹 36% 증가...LG밀어내고 시총 2위 탈환
대한민국 수출과 경제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의 핵심 계열사를 둔 삼성, SK, 현대차그룹은 연초에 비해 반기말 시총이 일제히 늘었다.
가장 눈에띄는 것은 SK그룹이다. AI열풍을 타고 메모리반도체의 게임체인저가 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석권한 SK하이닉스의 약진으로 그룹 시총이 연초대비 무려 65조원이나 불어났다. 덕분에 LG를 밀어내고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SK그룹의 시총은 올 1월2일 186조원이었으나 이달 8일 기준으로 247원까지 증가하며 연초대비 증가율이 무려 36%에 달한다. 그룹 총 시총의 절대지분을 갖고 있는 하이닉스의 시총이 170조원을 넘기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주요 대기업 중 부동의 시총 1위인 삼성그룹은 총 721조5250억원으로올초(665조2850억원)에 비해 56조2400억원(8.5%) 늘었다. 삼성은 2위 SK와 470조 이상 격차를 보이며 1위자리엔 미동조차 없다.
삼성은 간판계열사 삼성전자가 HBM에서 하이닉스의 기세에 밀려 주가 상승폭이 크게 뒤처진 탓에 상승폭은 SK에 비해 크게 낮았다. 다만 기업밸류에이션 수혜주로 분류되는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각각 5조7797억원과 5조1000억원 늘어나며 그룹 시총 증가에 적지않이 기여했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딛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주가가 급상승한데 힘입어 총 시총 160조1852억원으로 22.2% 성장했다. 현대차는 순위는 4위를 유지했으나 3위 LG그룹을 단 3조원 차이로 추격하며 빅3 등극을 눈앞에 뒀다.
한화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한화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조선 및 방산계열사주가가 호조를 보이며 그룹 시총이 연초대비 20% 가까이 늘어나며 9위로 톱10에 진입했다. 8위 에코프로와의 격차도 2조원에 불과해 순위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LG등 배터리 그룹들 순위 급락...'네카오'도 3계단 하락
반면 전기차 수요둔화에 직격탄을 맞은 배터리 관련 그룹과 AI이슈 속에서 글로벌 경쟁구도 재편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빅테크그룹은 고전을 면치못했다. 이들 그룹은 대부분 시총이 줄어들고 순위가 하락했다.
우선 LG그룹, 포스코그룹, 에코프로 등 2차 전지 비중이 높은 그룹들이 관련 산업 정체로 시가 총액이 연초 대비 눈에띄게 하락했다. 세 그룹의 상반기 시총 감소 합산금액이 무려 65조원에 이를 정도다. 이는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기업들의 저가공세로 인해 업황이 침체기로 돌아서며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배터리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이 직격탄을 날렸다. LG엔솔 주가는 1월 2일 42만9500원에서 지난 8일엔 35만8500원으로 하락하며 시총이 8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시총은 연초대비 23조원 가량 증발한 163조원으로 2위자리를 SK에 내주고 현대차에도 추격을 허용했다.
배터리 및 배터리소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포스코도 배터리 업황 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포스코그룹 시총도 같은기간 21조원이 넘게 빠졌다. 순위는 5위를 유지했지만, 시총 감소율이 23.7% 에 달한다.
배터리 소재 신화를 창조하며 승승장구했던 에코프로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4개의 상장계열사를 둔 에코프로그룹은 연초대비 시총이 20조원 쪼그라들며 순위가 2계단 미끄러졌다.
국내 빅테크업계의 양대산맥 카카오와 네이버 역시 시총이 연초에 비해 모두 26% 이상 감소했다. 카카오는 36조8990억원으로 14조7778억원 시총이 줄어들며 10위에 턱걸이했고, 네이버도 9조6471억원 줄어 10위권 밖으로(12위) 밀려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80대그룹 시총은 올초 1834조3927억원에서 이달 5일 기준 1937조7553억원으로 103조3626억원(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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