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필두로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작년 12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8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지의 호조 여파로 우리나라의 작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35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당초 예상치(300억달러)를 20% 가까이 초과 달성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다른 나라와 상품 및 서비스의 교역과 자본, 노동 등 생산 요소의 이동에 따른 대가로 연간 46조8600억원(원달러환율 1320원기준)의 순수익을 올렸다는 의미이다.
◆상품수지 작년 4월 이후 9연속 흑자...전달대비론 17% 증가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74억1천만달러(9조8553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5월 이후 8개월 연속 흑자다.
1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80억4천만달러로 작년 4월 이후 9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전달(68억8천만달러)에 비해 16.9% 늘어난 것이다.
상품수지가 크게 호전된 것은 수출(590억달러)이 전년동기에 비해 5.8% 늘어난데 비해 수입이 9.3% 줄어든 때문이다. 품목별 수출은 승용차(+19.2%), 반도체(+19.1%) 등이 많이 늘었다.
상품수지와 달리 12월 서비스수지는 25억4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1월(-22억1천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도 커졌다.
특히 관광객 감소로 여행수지 적자(-13억4천만달러)가 11월(-12억8천만달러)보다 소폭 늘어난게 주요인이다. 특히 일본관광객의 방한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라는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서비스수지의 전반적인 악화에도 불구, 상품수지가 호조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를 밀어올렸다.
작년 연간 경상수지는 총 354억9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기대이상의 성과를 냈다. 특히 작년 4분기의 예상밖 호조흐름이 연간 흑자폭을 끌어올렸다.
이는 2022년(258억3천만달러)보다도 무려 37.4% 증가한 것이다. 한은의 전망치(300억달러)보다 18.3%달러 이상 초과 달성한 것이다.
◆AI특수에 감산효과 맞물려 반도체 수출 회복세 뚜렷
작년 연간 경상수지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흑자를 낸 것은 수출의 힘이 컸다. 작년 상반기까지만해도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간주됐던 수출이, 이젠 '효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오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수출은 작년 4분기부터 급반등하며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진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경상수지 세부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수출이 늘며 갈수록 커졌기 때문이다.
수출 회복에는 대한민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반도체가 큰 기여를 했다. 반도체 중에서도 특히 메모리 수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AI용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등 고성능 수요가 폭발한데다, 범용 메모리 감산효과가 구체화되며 반도체 수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수출 침체기에 '버팀목' 역할을 했던 자동차의 선전과 고부가 특수선을 중심으로 선박 수출의 호조가 수출 회복의 폭을 늘렸다.
자동차는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수출이 전성기에 진입하며 새로운 수출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1년내내 두자릿수의 광폭성장을 계속했다.
반면 수입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여파 속에서 감소세를 지속한데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3대 에너지수입이 크게 줄면서 상품수지, 나아가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늘리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서비스와 소득수지가 부진했지만, 상품수지가 크게 개선되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이어 "에너지 가격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와 동절기 에너지 수요 등 불확실한 요인이 있었는데, 전망 발표 이후 에너지 수입 가격이 상당히 안정됐다"고 덧붙였다.
◆경상 흑자 기조 올해도 계속될듯...600억달러 기대감도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세계 경제가 작년보다 올해가 다소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2024년 경상흑자 규모를 490억달러를 예상했는데, 최소 500억달러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내심 600억달러마저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는 무엇보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상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서비스수지마저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한다면, 경상흑자규모가 올해보다 20% 이상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특수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데다가 자동차, 선박 등 핵심품목의 수출이 호조를 띠고 있어 당분간 상품수지가 선전을 거듭하며 경상수지의 견고한 흐름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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