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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집중분석]하반기에나 좀 풀리려나...1년넘게 3.5%에 묶인 기준금리

한은, 물가·가계부채 부담에 금리 9연속 동결...금통위원 전원 "금리인하 시기상조" 美긴축완화 늦어진 것도 일부 영향....6월 美금리인하 후 하반기부터 인하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현 3.50%를 유지하기 했다. 벌써 9번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오전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이번까지 내리 한번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금통위는 1년에 8번 열린다는 점에서 3.5%의 고금리 시대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음 금통위는 4월로 예정돼 있는 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한은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불확실성 잔존, 물가안정 목표치와는 여전히 거리멀어
한은 금통위가 1년넘게 묶인 기준금리를 풀지 않은 1차적인 이유는 물가와 가계부채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우선 물가가 목표치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다. 물가오름세가 주춤한 것은 분명하지만, 식료품·에너지 가격 등에 따라 언제 어떻게 다시 뛸 수 있는 상황이란 것이다.
지표면에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까지 둔화됐으나 물가안정의 기준점인 2.0%와는 0.8%포인트 차이가 난다.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크다"고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도 점검할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 것이다.

이창용 총재도 “주요국 환율 변동성과 국제유가, 가계부채 리스크를 점검 할 필요가 있어 현재의 긴축적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가계부채 문제도 기준금리 동결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월까지 10개월째 늘어났다.
특히 1월에만 전세 대출을 포함해 주택담보대출(855조3천억원)이 4조9천억원 불어났다. 1월 기준으로는 2021년 1월(5조원) 다음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작년말 기준 가계신용(빚;가계대출+미결제 카드 사용액) 잔액(1886조4천억원)도 직전 분기(1878조3천억원)보다 0.4%(8조원) 늘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설상가상으로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개발 공약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까지 다시 들썩이고 있다.
경제 규모(GDP)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불난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다는게 한은측의 판단이다.
◆美6월 금리인하설 우세...한은, 7~8월에나 가능할듯
미국의 영향도 일부 받은 것으로 읽힌다. 미국은 금리인하 시점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계속 늦춰지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미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물가가 목표 수준(2%)을 향해 계속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인하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상반기 안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유출을 고려할때 미국의 금리인하를 확인하지 않은 채 선제적 금리조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치인 2.0%포인트다.
이창용 총재도 상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상반기 내 금리 인하가 어렵지 않겠냐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미국이 6월경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은 7~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 가량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은 21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오는 6월 FOMC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제는 경제성장률이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좀처럼 소비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고강도 긴축은 물가 상승압력을 낮추지만 역으로 소비를 억누르는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 소비가 뒤를 받쳐주지 않으면서 우리나라의 GDP성장률은 작년에 1.4%까지 주저앉았다.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며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진 일본(1.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올해는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하지만, 금리완화 시점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은 성장률 회복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 총재는 이와관련, "현재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에 대해 2%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도 "하반기 어느 시점에 새로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성장률 전망치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미국이 6월, 한국이 7월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경제펀더맨털이 강한 미국이 피벗(긴축완화로의 전환)에 매우 소극적이어서,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가 4분기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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