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1월 물가상승률이 6개월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3%대 고공행진을 계속해온 고물가가 드디어 꼬리가 잡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산물 등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고공비행 중이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2%대로 둔화됐다는 것은 분명 답답한 경제에 희망적인 소식이다.
그간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결국 금리인하 시기를 늦춤으로써 경제 활성화에 적지않은 걸림돌이 돼왔기 때문이다.
◆5개월 연속 3%대 멈춰...석유류 가격 하락이 일등공신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 2.4%에서 8월 3.4%로 반등한 뒤 9월 3.7%, 10월 3.8%, 11월 3.3%, 12월 3.2% 등 5개월 연속 3%대의 고공행진을 벌이다 6개월 만에 2%대로 복귀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4%포인트(p) 하락하며 작년 10월을 전고점으로 11월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을 계속했다.
물가상승률 둔화의 일등공신은 석유류다. 미국의 원유 생산 및 공급 확대로 인한 국제유가의 하락이 물가 상승세 둔화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5.0%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21%p 떨어뜨렸다.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류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농산물은 물가상승률 둔화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15.4%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을 0.59%p나 끌어올렸다.
지난달(15.7%)에 이어 두 달 연속 15%대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역설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변동이 없었다면 2%대 초반까지도 가능했다는 얘기다.
외식 물가는 농산물보다 더 상승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식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4.3% 상승하며 물가상승 기여도가 0.60%p에 달했다. 상승폭이 2021년 11월(4.1%) 이후 가장 낮았던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근원물가 상승폭 둔화세...신선식품지수 는14% 급등
가공식품 역사 작년 같은 달보다는 3.2% 상승했다. 다만 주세 기준 판매 비율 제도 도입으로 소주·맥주 유통 가격이 인하된 영향으로 전달에 비해선 0.4% 하락했다.
기획재정부는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석유류와 개인 서비스, 가공식품 등의 가격상승률이 둔화하면서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월 물가동향 중 또 하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의 상승폭 둔화다.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오르며 2021년 11월(2.4%)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역시 2.5% 오르며 2021년 12월(2.2%)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록 기록했다.
그러나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4% 상승했다. 작년 10월 4.5%를 시작으로 11월 3.9%, 12월 3.7%를 기록하며 둔화하는 흐름이긴 하지만, 여전히 전체 물가에 비해선 0.6%p나 높다.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과일과 채소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무려 14.4% 올랐다
특히 신선 과실은 28.5% 폭등하며 2011년 1월(3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 채소 와 신선 어개도 각각 8.9%, 2.0%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사과 배 등의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과 귤 등에 대한 높은 수요가 맞물리면서 과실 물가가 수개월째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기후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설명절 등 상방압박 높아져 3%대 재진입 가능성
물가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나, 아직은 고물가 행진이 멈췄다고는 단정하긴 어려운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겨울철 이상 기후가 지속되는 등 물가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이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9월 93달러에서 점차 하락해 12월 77.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82달러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2월에는 석유류 가격 상승분이 물가에 반영되며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에 재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재부도 올 상반기까지는 3% 안팎에서 물가가 오르락내리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 끼어있는 것도 당장 2월물가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과일 등 제수용품 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이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비축 물량을 푸는 등 성수품 가격안정을 통한 설물가 관리에 총력태세로 전환했으나, 얼마나 효과를 볼 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도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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