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의 글로벌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CATL을 포함한 중국업체들의 파상공세에 밀려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주저앉을 위기다.
올들어 10월까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이 20%대에 간신히 턱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년전까지만해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 시장점유율이 30%를 웃돌았으나, 이제 20%의 마지노선이 무너질 위기에 봉착하며 배터리 강국의 입지가 크게 약화되고 있는다.
◆K배터리3사 점유율 전년대비 3.5%p 하락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중국배터리업체들이 저가공세를 무기로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며, K배터리의 설땅이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작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년전 같은 기간 31.7%였으나 3년 만에 10%포인트(p) 하락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20%벽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 더이상 배터리 세계최강국이라 부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같은 기간 중국 CATL과 BYD, 두 업체의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급상승했다. CALB, 파나시스 등 나머지 중국업체들까지 포함하면 60%를 웃돈다. 그야말로 배터리 중국천하다.
K배터리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도 입지가 악화일로다. 한국 배터리3사의 중국 세계시장 점유율 역시 지속적으로 떨어지며 50%벽이 무너진지 오래다.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290.2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성장했으나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p 하락한 45.6%에 머물렀다.
업체별로는 K배터리의 간판으로 한때 세계시장을 주름잡았던 LG엔솔이 6.2%(75.1GWh) 성장했으나 세계1위인 중국 CATL의 판매량이 더 크게 증가(7.8%)한 탓에 '만년2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SK온이 두자릿수(10.2%) 성장률로 K배터리 3사중에선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으며 5위 삼성SDI는 2.5%(26.2GWh)의 성장률에 그쳤다.
반면 중국의 CATL은 전기차 캐즘에도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질주하며 8%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CATL은 올들어 중국 내수시장의 공급 과잉 이슈 해소를 위해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해외 수출에 집중하며 비 중국시장 점유율에서도 2위 LG엔솔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K배터리 위상회복 위해선 차세대 배터리로 승부해야
잘 나가던 K배러티가 불과 몇년만에 '2인자'로 전락한 이유는 강력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인 중국업체의 파상공세에 빠르게 수요를 잠식당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전기차부문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 생산국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로 등극한 BYD 등 중국업체들은 물론 테슬라 등 해외업체까지 중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며 막대한 배터리 수요를 창출한다.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전기차산업이 호조를 보이며 배터리 수요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으나 중국과 비교가 안된다. K배터리 입장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CATL 등과 경쟁하는 셈이다.
막강한 내수를 등에업은 중국에 가겨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것도 K배터리의 글로벌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는 이유다. 특히 중국 기업은 자국의 강력한 지원책과 풍부한 배터리 원자재 자급력을 바탕으로 주요 원자재를 수입비중이 높은 K배터리에 비교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특히 K배터리 3사가 주력 생산중인 3원계(NCM)에 비해 가격이 저렴이 원통형 LFP배터리에 집중, 한국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본질적으로 앞서 있다. NCM배터리는 효율은 높지만, 원가구조상 LFP배터리에 비해 30%가량 비싸다.
여기에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각형 배터리 수요 증가에 적극 대처한 것도 시장지배력을 높이는데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폼팩터(형태) 중 하나인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의 점유율은 작년 연간 70.9%에서 올해 1∼10월 78.3%로 늘었다.
최근 잇단 전기차 화재 등 배터리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OEM)의 관심이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주력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로 쏠렸다는 얘기다.
SNE리서치는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 점유율의 확대 속도가 주춤한 사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LFP배터리와 각형 폼팩터 개발 및 도입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배터리 3사는 전기차 캐즘으로 급변하는 업계 트렌드에 따라 중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다변화 전략으로 추격에 나서 향후 시장점유율 회복여부가 주목된다.
현재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던 삼성SDI에 이어 최근 LG엔솔은 각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했다. LG엔솔은 지난 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각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향후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K배터리 3사는 또 LFP에 망간을 추가해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LFMP(리튬인산망간철) 배터리를 개발하고, 저온 성능을 개선한 LFP 배터리를 선보이는 등 기술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배터리가 품질, 안전성, 가격 경쟁력 등 측면에서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발전했고 종합적으로 한국 배터리가 역전당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다"며 "K배터리가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원가절감 및 효율개선 노력과 차새대 배터리에서 승부를 내는 길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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